▶ 낮은 모기지 이자율이 집값 상승 체감 무뎌지게해 경기 회복속도 더딘데 주택시장만 활황‘다소 불안’
가격상승 빠른 속도에 ‘버블현상’ 우려도
주택 가격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일부 지역의 가격은 두자릿수 인상률을 보이고 있으며 바이어는 많은데 매물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내 20개 주요 대도시의 주택 가격은 전례 없는 저금리에 힘입어 전년대비 9.3%나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20개 대 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지난 2005년 주택 시장 붕괴 이후 처음 있는 일이어서 미국 경기 회복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주택가격 붕괴가 심했던 일부 도시는 큰 폭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는 가격 인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며 버블 현상에 대한 조심스런 우려도 내놓고 있다.
피닉스는 1년전 보다 집값이 23%나 올랐고 샌프란시스코는 18.9%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는 3월 주택 중간가가 18만4,300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최고치인 23만400달러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지난해 1월 15만4,600달러보다는 크게 뛰어 오른 수치다. 이같은 주택 상승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저금리 기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러나 주택 경기 활황세와는 달리 실제 경기 지표는 아직 밝은 편은 아니다. 고용 시장은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지난 3월 실업률은 7.6%로 소폭 내렸지만 불경기가 시작됐던 2007년 후반보다도 아직 2.5%나 높은 수준이다. 또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 지출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 회계연도 하반기 경기가 그다지 좋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아직 미국 경기 회복세가 정상 괘도에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주택 경기만 활황세를 이어간다는 사실이 다소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의 최근 급격한 상승세에 우려하고 있다. 주택이 필요한 바이어들은 까다로운 모기지 대출 기준을 넘어 융자를 받기 힘든 상황이지만 투자 목적의 바이어들은 현찰을 들고 오퍼 경쟁에 뛰어드는 바람에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입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는 점이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일부에서는 현재의 가격 상승 페이스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발표된 데이터로는 주택 가격 인상은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이는 수요가 공급을 앞서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월 기존주택 판매가는 전년대비 10.3% 늘어났지만 매물로 나온 기존주택은 오히려 16.8%가 줄어들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8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분기별 주택시장을 분석한 결과,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가속화되는 지역이 늘고 있으며 특히 부동산 가격 인상이 가장 높은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12개 활황 시장은 재고 주택이 3개월치 미만으로 떨어질 정도다.
이는 은행에서 내놓는 차압 주택이 최근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크게 줄어든데다가 주택 소유주들이 주택 시장 붕괴의 후유증과 같은 다양한 불안 요소들로 인해 주택을 내 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취업 시장이 느리지만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주택 수요가 따라 올라가고 있는데다가 매년 올라가는 렌트비가 사람들의 주택 소유에 대한 열망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센서스국 조사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택소유비율은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인 65%로 나타났다. 2004년과 비교해 렌트를 사는 사람들은 720만명이 추가로 늘어난데 비해 주택 소유주는 40만명 증가에 그쳤다. 이는 늘어나는 세입자들이 렌트비 압박을 받아 결국에는 주택 소유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낮은 이자율이 매력적
저기조의 모기지 이자율도 일반 주택 구입자들에게 서둘러 주택을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낮은 이자율은 주택 구입자들에게 주택 가격이 상승의 체감을 무뎌지게 하고 있다.
어바인 소재 부동산 자문회사인 존 번스는 최근의 3.5% 모기지 이자율 시대에는 주택 가격이 32%는 더 올라가야 하며 특히 중서부나 플로리다 북부지역 같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48%까지 상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 상승속도 지나치게 빨라
하지만 최근의 가격 상승세가 수입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암시해줄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으로 충분히 개선되고 있다”면서 “다만 이 페이스가 계속 유지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요즘과 같은 두자릿수 가격 인상이 매년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인플레이션률을 조금 앞선 3~4% 상승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 피닉스 같이 23% 성장세가 2~3년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아직은 주택 가격이 개인 소득 및 렌트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 뱅크 조셉 라보나 수석 미 경제학자는 “많은 지역에서 소유가 렌트를 앞서고 있다”면서 “이것이 버블 현상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가격 하락이 가장 큰 지역에서 가격 급상승 현상을 볼 수 있다. 프레디맥의 프랭크 노사프 수석 경제학자는 “이들 지역에서는 아직 개인의 소득 대비 주택 가격이 낮아 가격 인상의 여지가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모기지 이자율이 너무 낮아 주택 가격이 올라도 실제 주택 바이어들은 이를 체감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택 가격이 쉽게 소득 한계를 넘게 된다는 점이다. 또 투자자들이 현금을 들고 주택을 구입해 일정부분 수리한 다음 렌트를 주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 것 역시 대도시 지역의 주택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또다른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오퍼경쟁 치열
바이어들이 주택 구입을 위해 치열한 오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매튜 신(35)씨 부부는 부동산하는 친구와 상의한 후 플로리다 세인트 피터스버그에 올해 초 주택을 구입하기로 결심했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친구의 말은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내년에는 가격이 껑충 뛸 것”이라는 것이었다. TV 방송국 프로듀서인 심씨는 방 3개짜리 타운홈을 19만1,000달러에 매입했다. 그는 “지금 내 수입에 맞게 살수있고 또 원하는 집이 앞으로 1년 후에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사실 현금을 들고 달려드는 한 투자자 때문에 당초 냈던 오퍼보다 6,000달러나 더 주고 샀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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