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성 치즈, 계란 대체식품 발명 지원 빌 게이츠, 매트 데이몬도 투자에 참여
보스턴의 캔디 회사인 언리얼 제품. 시중에서 판매되는 다른 캔디에 비해 설탕 함유량이 25% 적다고 언리얼 사는 말한다.
플레이티드의 공동 창업주인 닉 타란토. 브루클린에 있는 이 회사는 집에 가지고 가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식사 세트를 만든다.
환경 살리고 건강 살리는 벤처에 투자 물결
실리콘 밸리의 벤처 투자가들이 식품업계에 눈을 돌리고 있다. 스마트 폰이나 클라우드가 아닌 저녁식사 테이블의 접시 위에서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뭔가 혁신을 시도해보겠다는 것이다. 식품관련 벤처기업들을 지원함으로써 환경과 건강 관련 운동을 주도하고 이윤도 얻겠다는 것이 실리콘 밸리의 새로운 투자 추세이다
실리콘 밸리가 주목하는 벤처 사업들은 식당과 식재료 조달자들을 연결시키거나 현지 농장과 연결해 주문제 배달 서비스를 하는 것, 혹은 조리만 하면 되는 저녁식사 세트 사업등이다. 또 다른 벤처 사업의 목표는 식물성 재료를 이용해 치즈, 육류, 계란을 대체할 전혀 새로운 식품을 발명해내는 것이다. 이들 사업을 지원하면서 벤처 투자가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거창하다. 식품업계를 뒤바꿔 놓는다는 것이다.
벤처 투자가들이 식품에 관심을 갖는 것은 식품업계가 거대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에너지 업계처럼 식품업계도 환경, 건강, 동물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벤처 캐피털의 투자를 받은 햄튼 크릭 식품사의 조시 테트릭 사장은 말한다. 이 회사는 계란 대체식품을 만드는 벤처기업이다.
실리콘 밸리 벤처 투자가들이 식품 관련 사업에 관심을 갖는 것은 그들이 항상 추구해온 지속가능성 포트폴리오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동물성 식품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더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태양열 에너지나 전기 자동차 사업과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다른 투자가들은 건강증진 기구나 심박동 모니터 앱 등과 같은 건강 관련 투자로 식품 벤처 사업을 해석하기도 한다. 항상 가상세계를 다뤄왔던 테크놀로지 종사자들이 진짜 세계의 문제에 부딪치기 위해 투자를 하는 측면도 있다. 가상의 농장 게임을 만들거나 사람들이 온라인 광고를 많이 클릭하도록 강구하는 대신 실생활 문제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나트륨이나 고과당 콘시럽 혹은 적색 육류를 너무 많이 먹는 것은 환경 문제와 건강 문제로 직결된다고 코슬라 벤처사의 파트너인 사미르 카울을 말한다. 이 회사는 벤처 식품회사 예닐곱 군데에 투자를 했다.
지난해 실리콘 밸리의 벤처 캐피털 회사들이 식품 프로젝트에 지원한 액수는 약 3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전년도에 비해 37%가 증가한 규모이다. 지난 2008년만 해도 실리콘 밸리가 식품업계 창업에 투자한 액수는 5,000만 달러가 채 되지 못했다.
연간 벤처 투자사들이 투자하는 액수는 총 300억 달러. 그 중 식품 프로젝트로 들어가는 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벤처기업들을 지원하기에는 충분하다.
식품 관련 벤처회사에 투자하는 벤처 캐피털 회사들 중에는 실리콘 밸리에서 상당히 이름이 있는 회사들도 포함된다. 아울러 할리웃의 매트 데이몬이나 프로 풋볼 계의 톰 브래디 그리고 빌 게이츠 같은 유명 인사들도 투자에 참여하고 있다.
벤처 투자가들이 순수한 테크놀로지에서 벗어나 식품업계에 관심을 기울였던 적은 전에도 있었다. 스타벅스, P.F. 챙, 잠바 주스 그리고 보다 최근에는 멜트 같은 식당들이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았다.
한편 최근 새로운 물결을 이루는 벤처 회사들은 이전과 좀 다르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사람들의 식품 구매 방식을 바꾸고,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식품을 발명하려는 것이다. 벤처 투자가들이 노리는 것은 육식을 줄이고 유기농 식품을 더 먹도록 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이윤도 두둑히 챙기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모순이 있다. 이런 운동은 되도록 가공식품을 먹지 말자는 것인 데 그렇게 되면 식품은 대단히 로우텍이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햄튼 크릭 식품사는 완두콩 등 계란과 비슷한 성분을 가진 채소 10여종을 이용해 계란 대체식품을 만든다. 창업주인 테트릭은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지역에서 빈곤 퇴치운동을 하다가 이 회사를 창업했다. 단백질 화학자와 식품학자, 하인즈에서 일하던 판매 담당임원 그리고 TV 프로그램 ‘탑 셰프’에 출선했던 요리 전문가를 고용했다. 현재 2개 대형 식품사가 이 회사의 계란 대체식품을 이용해 쿠키와 마요네즈를 만든다. 다음 달부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판매될 예정이다.
보스턴 소재 캔디회사인 언리얼은 특별한 캔디를 만든다. 인공색소나 맛, 방부제, 수소화합 물 지방, 유전자 변형성분들을 전혀 넣지 않는다고 회사측은 말한다. 그리고 시중에서 판매되는 유사 캔디에 비해 설탕함량이 최소한 25% 적고 단백질과 섬유질을 첨가했다고 한다. 현재 이 캔디는 CVS와 타겟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리리컬 식품사는 카이트 힐이라는 상품명으로 식물성 치즈는 만든다. 알몬드와 마카데미안 우유로 만드는 치즈이다. 홀 푸즈에서 파는 유제품 아닌 치즈로는 첫 번째이다. 비욘드 미트와 샌드 힐 식품사는 식물성 버거를 만드는데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들에 비해 훨씬 소고기에 가까운 맛이라고 한다.
한편 이들 식품 벤처의 성공률을 높이려면 실제 식품을 팔아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있다. 실제 식품은 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온 아이디어가 굿에그스 같은 웹서비스 회사. 명품 치즈, 꿀, 잼, 올리브유 등을 만드는 셰프들과 지역 농부들을 위한 거래 사이트를 운영한다. 키친서핑이라는 회사는 사람들이 개인 셰프를 고용해 파스타 조리법이나 정통 타이요리를 배울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식품 벤처사업가들에게는 하이텍 사업가들이나 투자가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어려움들이 있다. 배달 트럭이 고장 난다든가 굴이 상했다든가 하는 일들로 소프트웨어의 오작동 보다 고치기가 훨씬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면 프레이티드 사가 초기에 경험한 일이다. 그리스식 양고기 버거와 오이 샐러드 등 을 메뉴로 한 식사를 집에 가지고 가서 조리만 하면 되게 만든 식사세트 판매회사이다. 이 회사 창업주들은 창업 초기 1만5,000달러를 들여 퀸즈에 냉장창고를 특별히 지었다. 그런데 다 짓고 보니 온도가 70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아 식품을 보관하는 데는 맞지가 않는 것이었다. 두 손 들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창업주 중 한명인 닉 타란토는 말한다.
구글의 투자회사인 구글 벤처사의 파트너인 빌 마리스는 식품분야 투자 추세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며 벤처 회사들은 워낙 예측 불허라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유튜브를 보는 시각 역시 비슷했다는 점을 그는 지적한다. 당시 유튜브의 사업 가능성은 둘째 치고 제대로 이용가능한지 조차 아무도 몰랐었다고 그는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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