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유층 겨냥한 새로운 서비스 등장… 3만5,000달러짜리 특수기기 필요
▶ 영화 1편 24시간 대여에 500달러 홈시어터 갖춘 신축주택 급증세 서비스 업체“시장성 좋다”낙관
프리마 시네마의 한 고객 부부가 자신들의 집 홈시어터에서 현재 극장 상영 중인 영화를 보고 있다.
그들은 홈시어터를 만드는데 거의 50만달러의 돈을 쓸 계획이었다. 그런데 개봉영화를 보기 위한 설비에 당초 계획보다 3만5,000달러의 지출이 추가됐다. 켄과 캐롤 슐츠 부부는 1만평방피트 면적의 샌디에고 지역 자신들의 주택을 개조하면서 집안 영화관을 만드는 데 아낌없이 돈을 쏟아 부었다. 이들 부부는 홈시어터에 온방과 마사지 기능이 있는 맞춤형 암체어들을 갖추어 놓았으며 3D 영화까지 상영할 수 있는 영사기 설치에만 10만달러를 들였다.
그러나 이들의 홈시어터에 갖춰진 가장 독특한 설비는 개봉영화를 24시간 빌려 볼 수 있도록 해주는 3만5,000달러짜리 특수기기이다. 영화 한편에 500달러(3D영화는 600달러)를 내고 슐츠 부부는 영화들이 자신의 동네 멀티플렉스에서 개봉되는 당일 집에서 이를 관람할 수 있다.
슐츠 부부는 배타적인 ‘벨에어 서킷’의 회원이 아니다. 벨에어 서킷은 웨스트지역에 거주하면서 영화 제작사들로부터 영화 개봉과 동시에 영화 카피를 배달받아 집에서 이를 볼 수 있는 있는 수백명의 제작자들과 작가들, 그리고 배우들과 영화사 중역들을 말한다.
랜초 산타페에 거주하는 슐츠 부부는 웨스트우드에 콘도를 갖고 있기는 하다. 이 콘도는 배우 매튜 페리에게서 구입한 것이다. 그러나 벨에어 서킷 회원은 아니다. 하지만 할리웃 거물들이 그렇게 하고 있듯 이들도 영화 관람에 추가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얼마든지 있는 영화팬들이다.
거부인 이들 부부는 프리마 시네마라는 회사가 제공하는 이 서비스와 시스템에 소요되는 비용에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태양열 패널로 억만장자가 된 에너지 투자 전문가 켄 슐츠는 “프리마 시네마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가격은 영사기 가격이 그것의 3배에 달한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할리웃보울에 박스도 가지고 있고 두다멜을 보기 위해 월트 디즈니 홀도 자주 간다. 1년에 프리마를 통해 10편에서 12편의 영화를 본다고 해도 그것은 오락비 예산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슐cm 부부는 영화광이라고 스스로들을 부른다. UCLA 영화관련 부서에 돈을 많이 기부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최근 프리마 서비스를 통해 영화 ‘어드미션’과 ‘아이디 도둑’을 개봉 주말에 아르데코 풍으로 만들어진 홈시어터에서 관람했다.
2010년 설립된 프리마는 이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차근차근 슐츠 부부 같은 고객들을 확보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캘리포니아 칼스배드에 본사를 둔 이 회사의 경영자인 제이슨 팽은 정확한 매출 공개는 거부했다. 하지만 팽은 자신의 회사가 성공을 거두는 데는 부유한 미국인들 가운데 극히 일부만 고객으로 유치해도 충분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팽은 “수만명은 아니더라도 우리 상품을 구입할 부유층이 수천명은 있다”며 “우리는 억만장자들을 들뜬 어린학생들처럼 만들 수 있는 비법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1,000명의 주택거설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한 조사에서 2011년 지어진 새 집들 가운데 29%가 홈시어터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전년도의 20%에 비해 대단히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시장조사 기업인 팍스 어소시에이츠는 밝혔다.
웨스트 LA에 있는 홈시어터 디자인 및 설치 전문회사 AVX 디자인 & 인터그레이션은 LA지역 15개 프리마 딜러들 가운데 하나이다. 이 회사의 패트릭 칼데론 사장은 홈시어터에 200만달러까지 지출하는 최고급 고객들에게 이 서비스를 위한 설비 가격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도 영화 한편에 500달러라고 말해주는 순간에는 잠깐 움찔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부인과 함께 나가 먹는 한 끼 저녁식사 비용에 불과할 텐데도 말이다.
현재 프리마는 유니버설 영화사와 독립회사인 매그놀리아, 그리고 시네다임과 계약을 맺고 있다. 또 유니버설이 소유하고 있는 포커스 피처스의 영화들도 제공하며 라이온스게이트사 영화를 사용하기 위해 협상중이다.
프리마가 벨에어 서킷에 별다른 위협은 되지 않을지 모른다. 팽은 벨에어 서킷 회원들이 이미 높은 수준의 편의를 즐기고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접근은 인간관계에 많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들이 벨에어에 산다고 해서 모든 영화사와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벨에어 서킷에 속하는 데는 비용이 따른다. 영화를 받아보는 사람들은 관람 후 디지털 카피를 수거해 영화사에 되돌려 주는 일을 하는 용역을 고용해야 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은 최소 250달러이다. 전통을 중시하는 회원들은 아직도 35밀리미터 여사기를 고집한다. 이것을 돌리려면 영사기사를 고용해야 하는데 이들의 비용은 시간당 90달러에 최소 4시간 이상 이라고, UCLA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의 영사기사로 서킷 회원 3명을 단골로 갖고 있는 제스 데일리는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서킷 회원들은 프리마 서비스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내놨다. 소니 영화사의 전 경영인으로 현재 맨덜레이 엔터테인먼트 그룹 경영을 맡고 있는 피터 구버는 이메일을 통해 “기술의 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3만5,000달러의 기기에 더해 특권을 위해 한편 당 500달러를 지불하는 것은 별다른 매력이 없는 형편없는 투자”라고 비판했다.
프리마가 만약 성공을 거둘 경우 지난 2011년 유니버설이 그랬듯 극장주들과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단시 유니버설은 영화 ‘타워 하이스트’를 극장 개봉 3주후부터 비디오 온 디맨드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가격은 60달러였다. 그러나 극장주들이 계획을 강행할 경우 이 영화의 상영을 거부하겠다며 반발하자 유니버설은 결국 꼬리를 내렸다. 유니버설은 프리마에 투자를 했다. 같은 해 디렉TV는 4개 영화사와 계약해 영화 개봉 후 60일부터 30달러에 영화를 렌탈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수요가 거의 없었다.
프리마를 지지하는 영화사 중역들은 이 서비스로 인한 극장주들의 반발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니버설 회장인 애덤 포겔슨은 “내가 대화를 나눠 본 누구도 프리마가 시장을 교란할 것으로 여기지 않았다”며 “그러기에는 고객층이 너무 제한돼 있고 이들은 평소 극장에 잘 가지도 않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 극장주협회는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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