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라틴 아메리카 등 공격적 진출… 6년 새 해외수입 6배 증가
▶ 미국 케이블 시장 이미 포화상태 경기침체기가 방송망 매입 최적기 17억달러 들여 SBC 노르딕 인수
‘허니 부 부’(Honey Boo Boo)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는 7살짜리 뷰티 퀸 알래나 탐슨은 그녀의 리얼리티 쇼를 방영하는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의 TLC 채널이 소재한 남부지역에서 열린 어린이 미인선발 대회들에 참가해 이런저런 해프닝들을 겪었다. 하지만 통통하고 매력 있는 이 소녀와 그녀의 부모는 브라질에서 유명 인사들이다.
미국에서 방영되는 TLC의 리얼리티 쇼 ‘허니 부 부’는 브라질을 비롯한 수십개국에서 의외의 히트를 치고 있다. 허니 부 부 시리즈와 이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는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디스커버리의 해외 비즈니스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메릴랜드 실버 스프링스에 본사를 둔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는 디스커버리를 비롯해 OWN(오프라 윈프리 네트웍), 애니멀 플래닛 등 14개 국내 케이블 채널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 경영진들은 성장이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같은 새로운 해외시장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다.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의 데이빗 자슬라브 사장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국내 미디어 기업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32명의 로컬 직원들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 중인 자슬라브 사장은 러시아 방문 전에는 파리와 스위스, 벨기에를 방문했다.
디스커버리의 전략은 미국의 케이블 비즈니스가 어떻게 성숙해 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줄어든 시청자들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성장의 가능성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해 뉴스 콥은 싱가포르 소재 ESPN 스타 스포츠를 매입하는데 3억3,500만달러를 지출했다. 이 채널은 월트 디즈니사와의 조인트 벤처였다.
또 비아콤은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와 유럽, 라틴 아메리카에 적극 진출했다. 인도의 경우 이 기업은 힌두어 TV 연예방송인 컬러스를 소유하고 있다. 비아콤의 로버트 바키시 사장은 “국내총생산의 급속한 증가와 다채널 인프라를 갖춘 마켓들이 많다”며 “미국의 TV시장은 과포화 상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디스커버리는 217개국, 45개 언어권에 채널을 가지고 있다. 미국 외 시청자가 13억명에 달한다. 자슬라브가 경영을 맡은 지난 2007년 이후 6년 사이에 이 기업은 총 수익 7억2,000만달러에 해외수익 1억2,000만달러에서 이제는 해외수입만 7억2,100만달러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총 수익 21억달러 가운데 34%가 해외에서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디스커버리는 지금까지 가운데 가장 큰 거래를 종결지을 예정이다. 17억달러를 들여 덴마크와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에 총 12개의 TV방송과 라디오 방송, 그리고 디지털 자산을 가지고 있는 SBC 노르딕을 인수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테니스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등 스포츠들을 59개국에 방송하는 범 유럽 스포츠 채널 유로스포츠 지분 20%를 2억4,000만달러에 매입할 예정이다. SBC 인수가 마무리 되면 디스커버리 수익의 40% 이상이 해외에서 들어오게 된다. 그리고 디스커버리는 해외 케이블 시장의 최강자가 된다.
디스커버리에 합류하기 전 자슬라브 사장은 CNBC, MSNBC, 그리고 브라보 등 NBC유니버설의 급성장하는 케이블 채널의 경영을 맡았었다. 그는 신흥 해외시장에서 1990년대 미국 케이블 시장 초기와 같은 성장 잠재력을 봤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에 우리는 제트기류만 타면 계속 성장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농담을 했었다”며 “현재 우리는 브라질과 멕시코, 러시아, 터키 등지에서 이와 비슷한 환경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 분석 전문가인 리처드 그린필드는 유로스포츠와 SBS 인수가 다른 케이블 채널들에 대한 프로그램 공급과 광고 협상에서 디스커버리에 유리한 지위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디스커버리는 해외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미국에서는 사양 비즈니스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덧붙였다. 디스커버리는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채널로 알려져 있다.
디스커버리는 31개국에 43개의 국제 사무소를 갖고 있으며 어떤 프로그램들이 먹히고 어떤 광고를 판매할지 등을 거의 전적으로 현지직원들에 의존하고 있다. 알래스카 킹 크랩 어부들을 다룬 히트 다큐멘터리인 ‘데들리스트 캐치’를 이탈리아에서 방영하면서 시청자들의 눈을 끌기위해 프로그램 소개방송에 현지 어부 한명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이 어부는 바다 조난 사고에서 동료 어부를 구해 내 유명하게 된 사람이었다. 폴란드에서는 미국 범죄 드라마 호스트로 현지 유명배우를 출연시켰다.
모든 쇼들이 모든 곳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다. TLC는 인도에서 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면서 여성들에게 어필하기위해 신랄한 비하 부분 등을 재편집해 내보냈다. 문화적으로 시청자들을 자극할 수 있는 내용들을 걸러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디스커버리는 현재의 인기 프로그램들에 국한되지 않고 해외진출을 더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유로스포츠 매입은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가 핵심 라인업인 디스커버리와 TLC, 애니멀 플래닛 등을 넘어 계속 확장해 나가겠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스커버리 해외부분 책임자인 마크 홀링거는 “만약 현재의 채널에 만족한다고 스스로를 제한하게 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동안 광고와 시청료 등 이중수익 시스템에 의존하는 유료TV를 유지해 왔지만 최근 일부 채널을 무료로 돌리고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디스커버리는 여성층을 겨냥한 ‘쇼핑 나잇’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무료채널인 리얼 타임을 소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스페인에서 같은 개념의 채널인 디스커버리 맥스를 시작했다.
이 국가들은 높은 실업률과 경제사정 등을 고려해 볼 때 그다지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는 유로존 수개 국가의 경제적 어려움은 수년 내 해소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경제 환경 덕에 디스커버리는 채널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홀링거는 “우리는 서유럽을 거의 신흥시장이라고 생각 한다”며 “그곳에 진입해 잘 견디면 나아지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 전망을 했다.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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