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건비 너무 올라 부담 되고 제품생산‘중국에 너무 의존’ 우려
이유는세계적 기업들 줄지어 캄보디아에 공장 설립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중국의 인건비가 급상승하는 데 따른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이자 제품 생산을 너무 중국에 의존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다. 세계적 대기업들이 캄보디아로 눈길을 돌리면서 아시아의 최빈국 중 하나인 캄보디아가 경제발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티파니 & 컴퍼티는 자잘한 다이아몬드들의 광택을 내는 공장을 캄보디아에 조용히 건축 중이다. 일본의 몇몇 대기업도 프놈펜에 공장을 세워 자동차 배선 장비, 터치스크린, 셀폰의 진동 모터 등을 생산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유럽 기업들 역시 캄보디아 행에 합류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캄보디아로 몰려드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오던 이들 기업이 중국 공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을 제한하려는 것이다.
중국의 블루칼라 임금은 지난 10년 사이 네배나 뛰었다. 외국기업 투자로 공장 건축이 붐을 이룸과 동시에 공장에서 일할 만한 젊은 층의 숫자가 줄어든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노동력은 실제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중국의 한자녀 출산 정책의 결과이자 인구 노령화 때문이다.
“며칠 마다 한번씩 사업체를 중국에서 옭기고 싶다는 기업들로부터 전화를 받는다“고 프놈펜의 미국인 변호사 브래들리 고든은 말한다.
그러나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는 없다. 대부분 동남아 국가의 인구, 경제, 하다못해 전기 출력 등 조건이 너무 부실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성 보다 작은 경우가 많고, 때로는 중국의 도시 규모도 안 된다. 그래서 기업들이 동남아로 옮기면 현지 노동력이 금방 소진되면서 임금이 가파르게 오른다.
동남아 지역 노동자들의 임금이나 베니핏은 여전히 적정한 주거시설과 균형잡힌 식생활을 보장할 만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외국 제조업 투자로 수백만 인구가 빈곤선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캄보디아에 대한 외국의 직접 투자는 지난 2011년과 비교, 지난해 70%가 상승했다.
한편 중국을 완전히 떠나려는 기업은 의류나 신발 제조업체등 주로 로우 텍 분야의 일부 기업들뿐이다. 그보다 훨씬 많은 기업들은 동남아에 새 공장을 지어 중국에서의 작업을 보완하려는 것이다. 중국의 급속하게 성장하는 국내 시장, 엄청난 인구 그리고 거대한 산업기반 은 여전히 많은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된다. 게다가 중국의 생산성은 임금 인상만큼이나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중국에 대한 외국 투자는 그럼에도 지난해 3.5% 하락했다. 지난 1980년 이후, 아시아 재정위기가 닥친 1999년과 세계적 금융위기 기간이던 2009년을 제외하고는 처음 있는 일이다. 그래도 중국 내 외국 투자는 1,197억 달러로 다른 어떤 나라에 대한 투자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캄보디아에 대한 투자는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15억 달러 정도다. 하지만 비교 가능한 기록이 시작된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국민 일인당 외국 투자에서 캄보디아가 중국을 넘어섰다.
“사람들이 중국으로 부터의 출구 전략을 찾고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양쪽에서 공장을 병행 가동하려는 것”이라고 프놈펜의 미국인 변호사인 브레튼 시아로니는 말한다.
일본 기업들 중 수미토모는 자동차 배선 장비를 제조하고 있고, 미네베아는 셀폰 부품을 조립하며, 덴소는 곧 모터사이클 점화장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외국 투자는 지난해 베트남, 타일랜드, 미얀마, 필리핀 등지에서도 상승했다.
캄보디아의 노동력이 제한된 만큼 기업들은 인력 확보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만큼 근로자들로 볼 때는 좋은 조건이다. 작업조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급 선글래스 용 극세사 안경 주머니 제조사로 세계 1위인 벨기에의 팩틱스는 건강보험, 사고 보험, 교육지원비, 공짜 점심 등 캄보디아에서는 꿈도 꿀 수 없던 직원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물가는 극도로 낮아서 의사 진료비가 2달러 정도. 근로자가 받는 모든 베니핏을 다 합쳐도 한사람에 드는 비용은 한달에 130달러가 채 안된다. 상하이 외곽에 자리 잡은 이 회사 공장 직원들은 똑 같은 일을 하면서 매달 정부규정 수당을 포함, 560달러에서 640달러를 받는다.
한편 상하이 근로자들에 비해 캄보디아 근로자들의 생산량은 1일 기준 15~30% 떨어진다. 하지만 생산성이 개선되고 있다.
“중국 수준에는 절대 못 미치겠지만 경비가 중국의 1/3이 못 된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경비가 계속 올라갈 뿐”이라고 팩틱스 측은 말한다.
캄보디아에서 공장 노동자들의 전체적 한달 보수는 지난 5년 동안 무려 65%가 상승했다. 그렇다 해도 워낙 기준이 낮다보니 이곳 노동자들은 여전히 아시아 최 극빈층에 속한다. 10년 전 프놈펜에 새 공장이 생기고 채용 공고가 붙으면 노동자들이 벌떼같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공장에 채용공고를 붙여도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한 인력관리 회사 중역은 말한다.
동부 캄보디아에서는 올 겨울 파업사태로 여러 타이완 의류공장들이 잠정적으로 조업을 중단해야 했다. 수영복 같은 간단한 의류를 생산하는 공장들이다. 그런데 정장과 장갑 같은 보다 고급 상품을 만드는 일본 공장들이 이 지역에 들어와서 높은 임금과 베니핏을 제공하면서 초래된 사태이다.
캄보디아 중심부 프놈펜 경제특구에서는 미네베아가 현대식 4층짜리 기숙사 건물을 지음으로써 노동자들의 관심을 끌려 하고 있다. 방마다 6개의 침대를 갖춰 2,000명을 수용하는 기숙사로 대형 레크리에이션 홀도 갖추고 있다. 수백만 캄보디아 국민들이 살고 있는 초가지붕의 합판 오두막들에 비하면 엄청난 변화이다.
티파니의 로렐튼 다이아몬즈는 그 건너편에 9만5,000 평방피트의 현대식 공장을 세우기 위한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자잘한 다이아몬드들을 반짝반짝하게 광택을 내는 공장이다.
이 지역 취업은 올해 배로 늘어 총 2만 명이 일하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몇 년 간 취업 노동자 숫자는 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별노조의 연대센터 캄보디아 대표인 데이빗 웰시같은 사람들은 좀 회의적이다. 식품비와 주거비가 상승해 많은 노동자들은 임금이 인상되어도 그 만큼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캄보디아 의류 제조협회 측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업계는 더 이상의 임금 인상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핸드백과 여행용 가방 제조업체의 경우 중국의 공장을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옮기는 것이 생산 단가를 크게 절약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피륙, 잠금장치, 바퀴 등 가방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들이 중국에서 생산되는 만큼 완제품 조립을 위해 이들 부품을 다른 나라로 선적해야 한다면 경비 절약 효과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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