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들 401K 매칭 속속 중단 연금보증제 시행도 3%로‘뚝’ 기대수명 10년만에 20세 늘어 소셜연금 이외의 대비책 필수
▶ 미 근로자 절반만“당장 2,000달러 조달 가능”
은퇴자금
멋진 은퇴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품고 있을 것이다. 여행도 다니고 근사한 리조트에서 여유롭게 낙조를 즐기는 모습. 친구들과 어울려 가벼운 운동도 나누고 먹고 싶은 음식을 나누며 지나온세월을 안주삼아 근사한 와인 잔 기울이는 정도면좋지 않을 까. 하지만 그것도 다 능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은퇴 자금 말이다. 미국 근로자들의 절반 이상은 은퇴한 후 쓸 수 있는 충분한 여유 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 돈이 없으니 은퇴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해 하는 근로자들이 많다는 말이다.
미국 근로자혜택연구소(Employee Benefit ResearchInstitute·EBRI)가 지난달 발표한 통계자료에따르면 미국 근로자의 57%는 주택을 제외한 저축등 모아둔 돈이 2만5,0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2008년 49%에 비해 늘어난 수치다. 또 미국인 28%는 편안한 은퇴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자신감이없다고 밝혀 조사를 실시한 이후 23년 이내 가장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BRI는 지난 1월 근로자 1,0003명과 은퇴자 251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매사추세츠에서 부인과 함께 캔드 가게와 아동용 의류업소를 운영하는 스캇 김(49)씨는 지난 2년동안 은퇴연금에 1만 달러도 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지금까지 9만 달러 가량의 은퇴연금을 모아두고 있지만 이정도로는 앞으로 안락한 은퇴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생각하고 있다.
김씨는 “장사는 그런대로 되고 있지만 불경기 이전처럼 빠르게 매출이 늘지는 않고 있는데다가 모든 것이 다 올라 비싸졌다”면서“ 예전처럼 비즈니스에서 돈을 뽑아 은퇴 연금에 넣어두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씨 만이 이런 상황에 직면한 것은 아니다.직장인 중에서 66%만이 401K와 같은 은퇴연금을 적립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난 2009년75%보다 하락 한 것으로 EBRI 가 밝혔다.불경기에 들어서면서 많은 회사들이 종업원연금 매칭액을 아예 없애 버린 것도 원인이겠지만 종업원들도 감봉 등으로 여유자금이 고갈되면서 은퇴 연금을 중단하거나 아예 없애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BRI 조사에 응한 응답자 절반가량 만이 당장 2,000달러가 급히 필요한 상황이 발생해도이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답할 정도로 미국인들은 여유자금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스톤대학의 알리시아 먼넬 은퇴연구센터소장은 “근로자들은 자신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들은 근로자 연금 지원을 없애려는 경향이많아진데다가 증권 경기가 최고치를 경신 하던 지난 1월 실시한 여론 조사인데도 근로자들은 은퇴에 대한 자신감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기업들 연금제도 부담 커져
기업 입장에서도 개인과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험수리사협회(Society of Actuaries)에따르면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앞으로 미국 기업들은 종업원 연금으로 970억달러를 더 지출해야 한다(5%). 또 은퇴 근로자들도 수명 연장으로 더 많은 은퇴 금액이 필요하게 되고 이로 인해 근로자들은 은퇴 연금 추가 확보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근로자의 수입에 따라 은퇴 후 일정액의 연금을 보장해주는 ‘연금액보증제도’ (definedbenefitpension plan)라고 불리는 전통 연금 제도를 도입했던 많은 미국 회사들이 점차적으로이를 중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연방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일반회사들이 근로자들에게 ‘연금액보증제도’를 시행하는비율이 1979년의 28%에서 2011년 3%로 크게하락했다. 지금까지 이 연금 제도를 시행하는회사들은 사람들의 기대수명치가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돈을 연금에 집어넣어야 하는 실정이다. 다시 말해 기대수명치가 늘어나면서 회사부담도 커져 많은 회사들이 더 이상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수명 연장으로 부담 가중지난해 9월‘ 보험수리사협회’는 2000년 이후처음으로 연금 수령 대상자들의 사망률을 조사해 발표했다. 일반 회사들은 이 자료를 토대로근로자들의 은퇴 후 연령을 추산하는 자료로사용해 오고 있다.발표에 따르면 2013년 65세에 도달하는 남성은 향후 20.5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0년전 19.5년 보다 늘어난 수치다. 금년 65세가 되는 여성도 21.3년에서 22.7년으로
늘었다.
컨설팅 회사인 마시&맥리난의 브루스 캐덴헤드 선임 은퇴 보험수리사는 숫자적으로 작은것 같지만 회사로서는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5년간 가장 큰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라고 밝혔다.
평생 연금액 보장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굿이어 타이어는 은퇴자들의 기대수명치 증가로지난해 연금 증가액이 1년에 비해 무려 4,000만 달러가 늘어났다. 미국 공기업에 대한 연방은퇴 기금도 2008년 1조6,000억 달러에서 1조9,300억 달러로 뛰어 올랐다.
기대 수명치 증가와 함께 경기 침체로 인한연금 투자 이윤이 낮아 진 것도 회사들의 부담금 증액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자율이 조만간 올라갈 것으로 보여 부담액은 다소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의 라마 바리안카발 자문그룹 회장은“ 이자율이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퇴 대비 전략 세워라기대 수명치 증가는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물론 장수할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은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여유 자금이 두둑할 때 일이고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는 장수가 어찌 보면 달갑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개인의 생명이 길어질수록 은퇴 연령자들의은퇴 자금은 더 많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정부에 냈던 소셜시큐리티 연금을 은퇴 후되돌려 받겠지만 이 연금만 가지고 은퇴 생활을풍요롭게 지내기란 그다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근로자들은 소셜연금 이외에 은퇴 후 별도로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직장인들은 401K와 같은 직장인 연금에 가입해 다소간의 돈이라도 꾸준히모아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소상인들 역시 수입에서 일정부분을 떼어내 IRA나 로스 IRA와 같은 연금투자에 눈을 돌려 조만간 다가올 은퇴 후 생활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들은 아
울러 조언했다 .
플로리다에 은퇴 생활을 하는 전직 보험 브로커인 조 라카시아(75)는 부인과 함께 충분한돈을 모아뒀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85살이되면 모은 돈을 다 써 버리게 될 것 같다”며 우려했다.그는 51살의 지방 공연 미술 감독과 49살의초등학교 선생이 더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라카시아는 “자녀들이 부자로 살면서 여유로운 은퇴기에 접어들기는 틀린 것 같고 우리 부부가남겨둔 재산을 가져야 하는데 기대수명치가 더길어져 모두 써버리고 죽을까 걱정 된다”며“ 우리 때 보다 더 불확실한 은퇴를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정 섭 기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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