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보험 가입 내년부터 의무화
▶ 의대 졸업자 쏟아져도 레지던트 자리는‘별 따기’ 외국 의사들 미국 내 1차 진료과목 개업도 차질 의사 보조·임상 간호사 적극 활용 등 대책 시급
‘의사의 진료를 받으려면 최소 3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세계적 명성을 떨치는 명의를 만나는데 걸리는 시간이아니다. 건강보험 가입 의무화가 시작되는 2014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현실적가상이다. 전 국민이 건강 보험에 가입하면 의사 부족 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릿 저널등 주요 언론들은 의과대학 졸업생들은 많지만 이들을 훈련시키는 수련의 과정이 심각한수준으로 부족해 질것이며 이로인해 미국이 커다란 의료 대란을 겪을 지도 모른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수련의 과정 부족 예상
내년부터 본격 실시되는 연방 건강보험법 시행을 앞두고 미국내 의과대학들은 정원수를 대폭늘려 필요한 의료 인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최소12개 의과대학이 새로 문을 열었고 기존 대학들도 신입생들을 대폭 늘리면서 2019년까지 연간5,000명 이상의 의대 졸업생들을 배출할 것으로예상 했다. 하지만 의료업계에서는 대학들의 이런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사 부족 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의과대학 졸업생들을 의사로 훈련시키는 수련의 과정, 즉 레지던트자리가 앞으로 턱없이 부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의과대학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2015년 6만3,000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며 2025년에는이 같은 현상이 더욱 심해져 배가 늘어난 14만명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의과대학을 졸업한후 3~7년간의 병원 레지던트 기간을 거쳐야 독립해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레지던트과정의 비용은 연방 정부 메디케어 프로그램에서 90% 지원해 주고 있다.
하지만 1997년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과 의회는 재정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정부 지출을 줄인다는 명목으로 메디케어 예산 축소를 단행했다.이에 따라 메디케어에서 지원하던 병원 레지던트프로그램은 사실상 동결됐고 이후에도 연방 정부예산 삭감의 단골 메뉴로 등장해 더 이상의 레지던트 프로그램 확대는 10여년동안 없었다.
건강보험법 발효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가속화 되면서 의사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게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심각해 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알리슨슈와츠(민주·펜실베니아)와 아론 샥(공화·일리노이) 연방 하원의원은 공동으로 지난주 연간 10억달러를 지원해 향후 5년간 1만5,000명의 레지던트 자리를 추가로 만들어 의사 양성에 나선다는내용의 지원 법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 지원금의절반은 전문의가 아닌 프라이머리 케어(1차 진료의) 의사 양성에 사용되도록 했다.
건강보험법·고령화 대책 시급그동안 메디케어는 연간 95억 달러를 병원에 지원해 9만4,000개의 레지던트 자리를 만들어 의사 배출에 나서고있으며 병원 자체 기금으로도 1만개의자리를 추가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인구는 레지던트 지원금동결됐던 1997년 이후 5,000만명이나
늘어 난데다가 인구 노령화가 가속화돼 매 8초에 한명 꼴로 65세를 넘기고
있을 정도다. 이는 베이비 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연령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부터 실시되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3,000만 명이 추가로 보험에 가입할 것으로 예상돼 의사 부족현상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미국의과대학 협회의 애털 그로버 홍보담당은“대학들이 더 많은 의사 배출을 위해 레지던트프로그램을 확대하지 못하는 책임도 있겠지만 연방 정부에서도 기금 지원을 줄이는 등의 재정 축소 정책을 펼친 결과이므로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 의사들 충당 어려워
지금까지는 레지던트 자리가 미국 의과대학 졸업생들 수보다 많다. 이 때문에 병원들은 의학 전반이나 예방 의학을 다루는 정골 의학과 출신자들과 미국으로 이민 오고 싶어 하는 외국 의사나해외 의과대학을 졸업한 미국인들로 채워왔던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의과대학생 배출 속도라면 향후 2020년까지 미국내 병원들의 레지던트 자리는 미국 의과 대학이나 정골 의학 대학 졸업생들을 수용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레지던트 자리가 절대 부족한 실정에 처할 것이라고 의과대학협회는 예상했다. 다시 말해 이민을 전재로 미국에 오는 외국 의사들이 레지던트 자리를 얻기란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1차 진료의 기피 현상 뚜렷
외국 의사들이 레지던트 자리를 얻지 못해 미국내 개업이 막히면 의료계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미국 의대 졸업생들은 내과가 가정 주치의, 또는소아과 같은 1차 진료 과목을 기피하고 있다. 대신돈 벌이가 좋은 전문 분야 전문의를 선호한다. 따라서 그동안은 외국 의사들이 미국 의대 졸업생들이 기피하는 진료 과목을 충당해오고 있었다.
현재 외국 의사들은 미국내 전체 의사의 25%를 차지하고 있고 내과나 가정의 같은 1차 진료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더군다나 외국 의사들은 비자를 쉽게 받을 수있는 시골 지역에서 개업 하는 사례가 많아 미국으로서는 충분한 의료 인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까지 골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 좋은 의료진충당 방법으로 활용돼 왔다.
UCLA의 페트릭 다울링 가정의학과장은“ 레지던트 자리를 더 늘리지 않으면 미국 의대졸업생들이 외국 의사 자리를 마지못해 차지하는 정도에 그칠 뿐, 1차 진료의들은 더 늘어나지는 않을것”이라고 말했다.
임상 간호사, 공인 의사보조 등 활용 시급캘리포니아의 경우 전체 인구의 38%가 히스패닉이지만 의사는 고작 5%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UCLA는 스패니시를 하는 이민자 환자를 돕기 위해 레지던트 자리를 원하는 자격있는 스패니시구사 외국 의사 확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이 프로그램의 마르코 우리베(31)는 멕시코에서 의과대학을 졸업 한 후 2007년 LA로 이민 온멕시코 의사다.
그는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벽돌을 쌓는 일을하면서 밤에는 미국 의사 면허 시험 준비를 하고있다. 그는 시험을 통과 하면 스패니시 구사자가크게 부족한 캘리포니아 리버사이드의 병원에서가정의학과 레지던트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레지던트 자리를 더만들기 위해 예산을 집중하기 보다는 미국 의과대학 졸업자들이 전문의 과정이 아니라 시골 병원에서 1차 진료의로 근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는 것이 더 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특히 의사가 얼마나 더 절실하게 필요한 가에대한 문제 역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의사들이 앞으로는 더 많은 환자를 볼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 한다면 레지던트 자리 부족 현상도 해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의사들이 의사 보조와 임상 간호사와 같은 효과적인 진료 그룹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전화나 온라인을 이용한 원격 의료행위도 장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금도 미국인 5명당1명은 1차 진료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 살고 있다.
연방정부는 메디케어가 제공하는 레지던트 기금과는 별개로 커뮤니티 의료 센터에서 근무할600명의 추가 1차 진료의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지원 기금이 2015년까지만 보장돼 있어 향후 어떤 조치가 취해질 지는 미지수다.
< 김 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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