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에너지 시대에 진입하는 요즘의 대세는 태양열이다. 우주가 쏟아내는 강력한 빛줄기가 가정 곳곳을 책임지는 최고의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기름 값에 전기료는 덩달아 춤을 추는 요즘은 태양에서 제공하는 가정 에너지야 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현대인의 생필품이 되고 있다. 하지만 태양열이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열을 잡는 집전판이 있어야 하고 이를 전기로 바꿔주는 발전기도 설치해야 되는데 설치비가 만만치 않아 시기상조 론도 강하다. 하지만 설치비 고민은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 요즘 태양에너지 집전 시스템을 장기 대여해 주는 비즈니스가 등장해 성업 중이다.
전문업체서 집전판·발전기 등 원하는 가정에 대여
매달 사용료 받고 남는 에너지는 전기회사에 팔아
일부선“융자받아 직접 설치가 길게 볼 때 더 경제적”
태양열 집전판과 발전기를 대여(리스)해 주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하는 주택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집전판 가격은 중국산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크게 떨어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를 구입하려면 적지 않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금전적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이 리스다. 태양열 개발 업체들이 노다운 또는 약간의 계약금을 받고 집전판과 발전기를 장기로 빌려주고 설치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개발 업체로서는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개발 업체가 직접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들과 합작해 시설 및 설치비용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투자자들은 연방 정부의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고 주택 소유주가 내는 월 사용료의 상당 부분을 수입으로 돌려받을 수 있어 좋은 투자품목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스턴 소재 청정에너지 개발회사인 GTM은 2012년 집전판 리스산업에 쏟아져 들어오는 자금이 13억달러에서 2016년 57억달러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지붕 태양열 시스템을 리스해 주는 업체로는 ‘선런’ (Sun Run Inc.),‘ 솔라시티’ (SolarCity),‘ 선파워‘(SunPower Corp.)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평균 에너지 사용으로 내야 하는 돈을 10%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한다. 보통 계약은 연 2% 사용료 인상을 조건으로 한다.
지붕 태양열 시스템 개발업체들은 전기료가 전국 평균치를 넘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욕, 뉴저지 등 14개에서 집중 판매하고 있다. 이들 주는 집에서 태양열 집전기로 생산해 쓰다 남은 전기를 전기회사에서 구입하도록 의무하고 하고 있다. 물론 리스를 한 주택에서는 잉여 전기로 발생하는 수입은 리스권을 가진 투자자와 개발업자가 갖는다.
이들 주에서 투자자와 개발업자가 빌려주는 태양열 집전 시스템 시장 규모는 2013년 1,100만채의 주택에서 170억달러로 예상되며 오는 2016년에는 2,000만채의 주택이 이를 시공해 32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관망했다.
절약 효과
은퇴한 후 소프트웨어 제작 컨설턴트로 일을 계속하는 빌 가드너는 3년반 전 캘리포니아 샌호제 인근 모건힐에 위치한 자신의 집에‘ 선런’사의 지붕 태양열 집전판을 리스해 설치했다. 주변에서 태양열 시스템의 장점을 항상 듣고 있었지만 구입해 설치하는데 큰돈이 들어 고민했었다. 하지만 ‘선런’의 리스 제의를 받았고 계약조건을 꼼꼼히 살펴 본 후, 200달러의 계약금으로 20년 리스계약을 맺었다. 공사는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가드너가 지불했던 겨울철 전기 및 개스 사용료는 월 평균 450달러였으나 요즘은 200달러도 안 된다.
가느너는 “청구서를 열어보면 ‘와 좋았어. 효과가 있어’라며 만족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정적 입장
그러나 일부에서는 리스에 부정적 입장이다. 이들은 리스가 언제나 소비자들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라며 가능하다면 융자를 받아 장비만 구입해 설치하든지, 아니면 설치비까지 융자를 받아 사용 설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훨씬 더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주택 태양열 시스템을 갖추려면 대강 1만 5,500달러가 든다. 하지만 연방 세제혜택과 주정부 및 시정부 리베이트 등이 포함되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또 평균 8년에서 12년이면 구입 및 설치비용을 다 뽑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캘리포니아 패사디나의 태양열 집전판 설치회사의 짐 예날 대표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구입 및 설치비용을 모두 뽑게 되는데 리스를 한 사람들은 계약이 끝날 때까지 계속 사용료를 내야 하지 않느냐”며 융자를 받을 수 있다면 구입해 설치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예날 대표는“ 따라서 리스 프로그램은 융자해 주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일인지 몰라도 맨 끝에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주택 태양열 개발업자들은 시스템은 갖추고 싶은데 구입해 사용할 능력이 없는 주택 소유주들이나 시스템 구입에 큰 돈 쓰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아주 적당한 방법이 리스라고 말했다.
지속적 정부 지원이 변수
주정부 정책 변화나 연방 정부 인센티브 삭감 등의 원인으로 태양열 주택산업이 다소 주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각 주택이 쓰고 남은 태양열 발생 전기를 주 정부 투자 전기회사가 이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한시적 정책을 시행중이다. 정책시행은 2015년까지로 이 정책이 연장되지 않으면 새로 태양열 집전판을 설치하는 소비자들은 잉여 전기를 더 이상 판매할 수 없을뿐더러 이로 인한 집전 시스템의 가격은 더 상승하게 돼 있다.
그동안 전기회사들은 주정부에 이같은 정책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해 왔다. 이들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비효율적인 정책이며 일반 소비자들에게 지불돼야 할 자금이 이들에게 사용돼 불합리한 정책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태양열 회사들은 일반 태양열 집전지에서 생성되는 전기가 정전사태를 방지할 수 있는 등 충분한 가치가 있는 정책이라고 맞서고 있다. 프랑스 대형 석유회사가 운영하는 ‘선파워’의 톰 워너 CEO는“ 전기회사들과 공존하는 방법을찾아야 할 때”라고 우려했다.‘ 선파워’는 호주나 유럽에서도 태양열 시스템 리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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