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분석/개스값 고공행진-사상 최고치 가나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 갱신을 향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0월 갤런 당 4.655달러까지 올랐던 개스 값은 1월 3달러 중간대까지 하락했지만 최근 1달 사이 50센트 가까이 급등하면서 또 다시 4.20달러대에 진입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는 하와이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개스 값이 비싼 주로 유명하다. 지난 여름 발생했던 정유공장의 사고가 정리되면서 공급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는데도 불구하고 개스 값은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의 개스 가격이 높은 이유와 앞으로의 가격 동향을 미리 점쳐본다.
판매세·수수료 12% 타주보다 월등히 높아
송유관 부족 트럭운송·계절적 요인도 작용
일반소비 위축 등 악영향 투기방지법 추진
왜 급등하나
1. 전국 최고의 유류 소비세
지난 10월 캘리포니아의 개스 값 폭등은 일시적인 공급부족 현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당시 남가주에 위치한 정유소들이 정전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정유소들의 사고 수습으로 공급이 정상화됐는데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의 개스 값이 높은 이유는 유류 소비세가 통상 타지역보다 높기 때문이다. 가주 소비자들은 갤런당 12%의 판매세 및 환경보호 수수료를 지불한다. 4.20달러에 개스를 구입하면 이 중 반달러(49센트)를 세금으로 지불하는 것이다.
세금이 높은 이유는 가주가 전국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정유과정이 전국에서 가장 까다롭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다른 주에 비해 송유관 시설이 전체 소비에 비해 매우 부족해, 대부분 트럭을 통해 휘발유가 운송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경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 정유사 독과점 공급 구조
가주가 타주에 비해 비정상적인 개스 가격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9개 업체가 캘리포니아주 전체의 개솔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독과점적인 개솔린 공급시장 구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개솔린 가격 폭등 속에 소수 메이저 공급사들은 이윤이 3배나 폭등한 반면, 소비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소매업체들은 이윤율이 급감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CEC) 자료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개솔린 가격이 평균 4.67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10월8일 기준, 캘리포니아 정유업체는 판매된 개솔린 1갤런당 1.22달러를 이윤으로 가져 갔다. 이는 전주에 비해 75%가 늘어난 것이며 갤런당 이윤율이 42센트였던 2011년에 비해 3배가 폭등한 것으로 밝혀졌다.
소수의 업체가 소수의 정유공장을 소유하며 공급시장을 휘두르는 독과점 상태가 깨지지 않고 있는 것은 저렴한 개솔린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텍사스나 루이지애나 같은 타주로부터의 개솔린 공급이 봉쇄돼 있는 폐쇄적인 시장구조도 한 요인이다.
3. 여름용으로 바뀌면서 가격 상승 가속화
지난 10월 개스 값 폭등사태가 심각해지자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대기보전국(CARB)에 겨울용 휘발유를 조기 공급할 것을 요청했다. 겨울용 휘발유는 여름용보다 증발속도가 빨라 공해를 더 유발하기 때문에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겨울용 휘발유 유통 때 대기보전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당시 겨울용 휘발유의 유통은 11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공급 부족에 따른 시중 휘발유 가격의 급등으로 10월 중순 조기공급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문제는 곧 3월이나 4월이 되면 공급되는 휘발유가 여름용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여름용으로 바뀌면서 가격 상승의 추진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가주 갤런 당 5달러도 가능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전국 개스 값은 32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지난 한달 동안 40센트가 올라 현재 전국 평균가격은 갤런 당 3.73달러<19일 현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개스 값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캘리포니아의 경우 4.17달러로 조사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개스 값은 지난 2008년 6월 중순 갤런당 4.609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지난해 10월 초 4.655달러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의 일부 주유소에서는 휘발유를 갤런당 5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았다. 일부 주유소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갤런당 6달러까지 팔기도 했다. 이런 가주의 높은 가격은 당시 전국 평균 3.81달러와 비교됐으며 캘리포니아 소비자들은 아직도 일부 주에 비해서 갤런당 최고 1달러까지 비싼 가격으로 휘발유를 구입하고 있다.
일부 주에 비해 1달러 정도 비싸
가주는 텍사스에 이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정유 공급률(하루 180만배럴)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은 매우 높다. 현재 전국에서 가장 개스 값이 저렴한 주는 몬태나와 와이오밍으로 갤런당 3.1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가주보다는 거의 1달러나 싸다. <표 참조>
캘리포니아 이웃 주인 애리조나(3.57달러)나 멀지 않은 유타(3.39달러) 등도 60~80센트가 저렴하고 네바다(3.70달러) 역시 50센트나 저렴하다.
전국에서 가장 개스 값이 높은 주는 하와이인데 하와이는 정유시설 부족 등으로 대부분의 정유를 한국 등 아시아나 중동에서 직접 수입한다.
전문가 전망
경제학자들은 개스 값 급등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높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개스 값이 최근 급등하자 오바마 행정부와 연방 의회는 개솔린 투기를 막는 법안을 현재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개솔린의 시장 투기세력의 영향을 차단하는 법안을 최근 상정한 로사 들로로 하원의원은 “개스 값 인상은 일반 교통비용은 물론 난방, 식품 등 소비자들의 거의 모든 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투기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시장에 대한 감시와 규제를 강화한 바 있는 오바마 행정부도 더욱 강력한 법규를 내놓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