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 유람선 화재·기관고장, 멕시코만서 표류
▶ 텐트 치고 오물더미서 생활
대형 크루즈 선에서 발생한 화재와 기관 고장으로 닷새 동안이나 멕시코 만을 표류하다가 14일 귀환한 4,0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들이 악몽 같았던 나날을 회상하며 회사 측의 대응을 일제히 비난했다.
유람선 운영업체 카니발 소속의 트라이엄프(승리) 호는 지난 10일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로부터 241km가량 떨어진 해상을 운항하다가 엔진실에 불이 나면서 선박 내 전력 공급이 끊기고 하수 시스템이 고장 나면서 모든 기능이 마비되다시피 했다. 트라이엄프 호는 한쪽이 기운 채 보조동력에 의지해 표류하다 예인선의 도움으로 14일 오후 9시15분께 앨라배마주 모빌 항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이 선박은 7일 갤버스턴 항을 출발해 나흘 뒤인 11일 이곳에 다시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사고로 발이 묶이면서 원래 일정을 훌쩍 넘겨 가까스로 복귀한 것이다.
이번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4층 높이에 길이 274m의 유람선에 탔던 승객 3,143명과 승무원 1,086명 등 총 4,229명은 휴가의 즐거움을 누리기는커녕 졸지에 유람선에 갇혀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야 했다. 승객들은 양변기가 넘치면서 곳곳에 오물이 널려 악취가 진동하는가 하면 먹을 것을 손에 넣으려고 4시간 이상 줄을 서야 했다고 언성을 높였다. 승객들은 “배설물 사이를 지나다녔다”며 배 속의 생활이 “구역질났다”고 거칠게 불만을 토로했다. 또 수백 명의 승객들이 갑판 위에 임시 텐트를 치고 잠을 자는 등 난민 같은 생활을 해야 했다.
이에 대해 카니발 측은 승객들에게 인근 도시로의 교통편을 지원하는 한편 요금을 전액 돌려주고 추가 보상금 500달러와 향후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승객들의 분노를 삭이지는 못했다.
카니발 소속 유람선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월 이탈리아 근해에서 좌초해 전복되면서 모두 32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었던 호화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도 카니발 소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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