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공항의 일로나 데 마르치. 여행사 회장인 그는 수시로 애틀랜타로 출장을 간다.
세계가 일일생활권이 되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아시아로 … 대륙을 넘나드는 출장이 일상화했다. 장거리 비행기 여행은 심신을 전반적으로 지치게 하지만 특히 어려운 것이 시차 적응이다. 시차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출장 중 업무 수행의 핵심요소가 된다. 기내에서 술을 마시지 말고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시차 적응의 한 방법이다.
기내에서 술·기름진 음식 피하고
도착하면 바로 업무에 들어가야
암스테르담에 살면서 자주 애틀랜타로 출장을 가는 일로나 데 마르치는 시차 적응이 필요한 여행 때마다 엄격하게 지키는 원칙이 있다.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이다.
BCD 여행사의 회장인 그는 20년 출장을 다닌 경험으로 장거리 비행기 여행 중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시시콜콜 잘 알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가이드라인을 그는 가지고 있다.
“호텔에서 절대로 눕지 않아요. 잠이 들게 될 테니까요. 바쁘게 일에 돌입합니다. 애틀랜타 사람들과 연락을 취하지요. 그렇게 하고 나면 제 시간에 잠을 잘 수 있게 돼요.”
제 시간이란? 그에게 제시간은 애틀랜타의 밤 시간이다.
“내 몸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고 데 마르치 회장은 말한다. 그는 BCD 여행사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영업을 감독한다.
출장 잦은 라이프스타일을 그는 좋아한다. “여전히 흥미를 잃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공항마다 보안검색이 강화되어서 여행이 전처럼 멋지지는 않다고 덧붙인다.
하루 24시간 주기 생체리듬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런 라이프스타일은 심신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가 있다. 얼마나 타격이 심한 지 개인차가 있을 뿐이다.
글로벌 기업 카드 제공회사인 에어플러스 인터내셔널이 2012년 6월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출장이 잦은 중역들은 “정신적 능력 감소, 스트레스 정도 증가, 생산성 저하”로 고생을 할 수가 있다.
보디가드라는 아주 작은 기기를 사용해 심장박동 변화를 추적한 이 연구는 여행자와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을 72시간 동안 비교하는 방식으로 실시되었다.
업무상 여행하는 사람들은 정신적 능력이 감소되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떨어지며 다른 사람들에 집중하며 참여하는 능력이 감소되고 참을성이 떨어지며 건강 악화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연방우주항공국(NASA) 피로 대책 프로그램의 전 디렉터였던 마크 로즈카인드가 앞서 실시한 연구를 뒷받침한다. 로즈카인드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출장 중 중역들의 평균 생산성과 업무 수행도는 최고 20%까지 떨어진다. 이유는 대체로 수면 부족 때문이다.
시간대가 다른 지역 간 여행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 지는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적응 방식을 배워야 한다.
런던의 물리요법 전문가인 사이몬 셰퍼드는 사람에 따라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건강 및 업무수행 관련 기관인 옵티마 라이프에서 일하는 그는 에어플러스 연구에 참여했다.
시차에 잘 적응하면서 업무능력을 잘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하지만 여행으로 인한 영향을 스스로 잘 지각하지 못하고 잠을 설치고도 잘 잔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가능하면 1등석이나 비즈니스 석을 이용하고 술을 입에 대지 말며 비행기 안에서 걸어 다니는 등 몸을 움직일 것을 그는 권한다. 아울러 호텔 체크인 시간을 앞당겨 일찍 잡아놓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차가 대기하고 있게 하며 비행 전이나 비행 중 그리고 비행 후에도 수분을 충분히 섭취할 것을 그는 조언한다.
NASA 우주인들과 함께 일하며 수면 부족과 시차에 관한 연구를 했던 데이빗 딘지스 박사는 모든 사람이 제각각의 방식으로 시차에 적응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적응을 잘 하며 개인차가 크다고 그는 말한다.
일반적으로 시차 여행을 할 때 사람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고 그는 말한다. 첫째 부류는 심신이 받는 타격이 엄청나서 대단히 어려움을 겪는 부류. 그는 타입 3라고 부른다. 다음 타입 2는 다소 영향을 받는 부류, 그리고 타입 1은 시차를 별로 느끼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부류이다. 이 부류는 별 어려움 없이 즉각 업무 수행에 나설 수 있다고 펜실베니아 대학 의과대학의 수면 연구 수장인 그는 말한다.
필라델피아에서 모스크바 그리고 필라델피아에서 파리로 자주 여행하는 딘지스 박사는 다른 과학자들과 모스크바, 파리, 싱가폴 혹은 도쿄에 도착했을 때의 실제 경험담을 들려준다. 일행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로비에서 리무진을 기다리는 동안 이들 과학자는 저마다 시차와 수면 부족을 자신들이 얼마나 잘 극복하고 있는지를 자랑했다.
그런데 다음 순간 한 과학자가 이런 말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 컴퓨터 어디 있지?” 그러자 다른 사람이 “내 여권은 어디 있지?”하고는 잊어버린 물건들을 챙기느라 서둘러 객실로 돌아갔다는 것이다.
“입으로 말하는 것과 현실은 상관이 없다”고 딘지스 박사는 말한다. 시차로 잠을 못자면 단기 기억을 잃어버릴 수 있는 데, 특히 새로운 환경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말한다.
적당한 수면의 이점 중의 하나는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딘지스 박사에 의하면 수면부족은 비만, 당뇨, 뇌졸중, 심장마비 등과 연관된다. 그래서 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
BCD 여행사의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국제 고객관리 담당 부사장인 크리스 크롤리의 조언은 “비타민과 에너지를 위해 생선, 샐러드, 과일, 주스를 먹으라”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술을 마시지 말라는 것이 20년 출장 경험에서 그가 얻은 가장 큰 교훈이다.
“전에는 기내에서 주는 샴페인 첫 한잔을 받아 마시곤 했지요. 그리고 나서 도착해보면 몸이 굼뜨고 힘이 드는 거예요. 장거리 여행은 근무에 임하듯 해야 합니다. 일종의 임무 같은 것이지요. 몸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겁니다.”
63세의 딘지스 박사는 장거리 여행을 35~40년간 해왔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여행 원칙을 개발해냈다.
기내에서는 잠을 자지 않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좌석 등받이를 뒤로 젖히지 않으며 대신 일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능한 한 회의 하루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일정을 잡는다.
시차가 있는 출장이 잦은 사람들은 대개 간간이 낮잠을 자면서 체력을 유지한다. 연간 출장이 220일 ~ 230일에 달하는 크롤리 부사장은 “언제든지 틈만 나면 잠을 자두라”고 말한다. 피곤하지 않더라도 한시간쯤 자두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출장 중 늦잠 자지 않도록 알람을 최소한 두세 개는 준비해두라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