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처분 소득 감소로 생계위협… 전반적 소매경기도 악영향
1분기 경제성장 0.5%P 저해 우려
저소득층‘소비자 신뢰지수’급락
조지아 주 어거스타에 사는 잭 앤드류스와 그의 아내는 그들이 ‘데이트 나잇’이라고 부르는, 한 달에 한 번씩 영화를 보고 로건스 로드하우스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외출을 더 이상 하지 못한다. 할렘에 거주하는 에디 필립스는 보험 페이먼트를 몇 주 늦춰야 할 입장에 놓여있다. 플로리다 올랜도의 제시카 프라이스는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 근처의 저렴한 식품가게에서 식품들을
구입해 먹고 있다.
다른 수백만의 미국인들처럼 이들은 금년 1월1일부터 발효된 페이롤 택스 감세 폐지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이에 따른 전체 미국경제의 영향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체인 스토어들의 매출은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얼마 전 결과가 발표된 두 개의 서베이는 소비자들의 신뢰가 하락하고 있으며 특히 저소득층 사이에서 하락이 두드러진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데이터들이 아직까지는 최종적인 것은 아니다. 보다 상세한 소매판매액과 다른 트렌드들은 이번 달 말게 나올 예정이다. 그렇지만 2%포인트의 소셜시큐리티 택스 감세 폐지로 보통 미국인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한 비영리 단체의 프론트데스크 업무와 청소로 생계를 해결하고 있는 필립스(51)는 지난 해 2만2,000달러를 벌었다. 그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최대한 꾸려가야 한다”며 “겨우 먹고 사는 입장에서는 20달러, 30달러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이번 달에는 이런 페이먼트를 미루고 다음 달에는 저런 페이먼트를 미루는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제는 수퍼마켓을 가도 이전처럼 물건을 구입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잭 앤드류스는 그래도 필립스보다는 조금 나은 편이다. 그는 지역 내의한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면서 연간 4만달러 이상을 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아내 신디가 병이 들면서 그가 버는 돈이 가계의 유일한 수입이 됐다. 페이롤 택스 환원에 따라 연간 800달러 정도의 수입이 줄어들면서 무언가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이 됐다. 그래서 부부는 매월 1번씩 하던 외식을 위한 외출을 포기했다. 앤드류스는“ 외식이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백악관이 경기 진작을 위해 밀어붙여 2011년과 2012년 시행됐던 감세조치가 일시적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러나 워싱턴이 적자감소와 부자증세를 둘러싸고 거센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소셜시큐리티 택스의 환원조치가 가난한 계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관한 논쟁은 등한시됐다.
지난 해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소셜시큐리티 택스 감세 연장을 위한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는 발언을 했다. 또 하원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신망 있는 진보주의자인 낸시 펠로시 조차 감세 폐지를 그대로 보고만 있었다.
환원된 소셜시큐리티 택스의 세율은 연 소득이 11만3,000달러까지의 계층에 적용된다. 연간 10만달러를 버는 가정이라며 2%포인트는 연간 2,000달러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전문가들은 페이롤 택스 환원으로 인한 미국인들의 가처분 소득 감소는 1,200억달러에 달하며 이로 인한 올 1분기에 경제성장률은 0.5% 정도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이런 수치는 미국경제가 올 상반기에 1~2%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상당한 것이다. 판테온 거시경제연구소의 수석 경제학자인 이안 스티퍼슨은 “저소득층과 중산층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라면 페이롤 택스를 올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이는 상당히 퇴행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소매 분석가들과 경제학자들은 택스 환원이 고소득층에는 별다를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카고 대학의 행동과학 및 경제학 교수인 리처드 탈러는 “이번 조치가 BMW소비에는 아무런 여파를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택스가 다시 오르면서 이로 인한 영향을 가장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계층은 저소득층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리건 주 메드포드에 거주하는 다쉴 스킵위츠는 법이 바뀌면서 한 달 지출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 고기를 이전보다 덜 구입하고 있으며 개솔린 값 절약을 위해 12마일 떨어진 이글 포인트에 사는 언니 방문 횟수도 줄이고 있다. 저축이 줄어든 것을 물론이다.
스킵위츠는 8월 월마트에서 선반재고 관리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시간 당 임금이 50세트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조금은 숨통이 트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동안의 생활을 바꾸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녀는 “한 달 75달러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큰 돈이 아닐지 몰라도 내 페이체크가 유일한 수입인 입장에서는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론 고소득층 미국인들의 세금도 올라간다. 40만달러 이상 수입의 개인소득세가 오르고 자본이득과 배당금에 대한 세율도 높아진다. 그러나 어거스타와 할렘 등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이 겪는 고통은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여파로 나타나고 있다. 1월 중 체인스토어 판매 자료는 곧 발표될 예정이지만 지난 달의 주간별 판매액 추이를 보면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경제학자인 크리스 크리스토퍼는“ 무언가가 일어나고 있다”며 “페이롤 택스의 환원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패턴은 탐슨 로이터스와 미시건 대학이 공동 실시하는 소비자 신뢰지수에서도 명백히 확인된다. 1월 중 재정상황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는 질문에 7만5,000달러 이하 소득자 가운데 32%는 소득이 줄었다고 밝혔으며 늘었다고 응답한 사람은 13%였다. 반면 7만5,000달러 이상 수입자들 가운데 지난 달 소득이 올라갔다고 밝힌 사람은 38·에 달했으며 줄었다고 밝힌 사람은 23%였다. 조사를 담당한 리처드 커틴 박사는“ 이런 양극화 추세는 대단히 드문 일”이라며 “저소득층은 페이롤 택스의 환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면 고소득층은 배당금 등으로 소득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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