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산성 저하와 치료비로 연 1,000억달러 손실… 국내총생산의 3% 해당
극심한 스모그에 휩싸인 대낮의 베이징 시내. 마치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 불만에 당국 적극대응 나서
최악 공해 10곳 중 7개가 중국도시
급증 하는 자동차가 문제 부채질
지난 달 아주 극심한 스모그가 중국 전역을 뒤덮었을 때 이것은 세계 2위의 경제국가에 아주 큰 대가가 따르는 일련의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중국 당국은 중국 북부지역의 비행기 운항을 중지시켰으며 일부 공장들에 대해서는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병원들은 환자들로 넘쳐났다.
동부지역 저장성의 한 폐업 가구공장에서 일어난 불은 너무 자욱한 스모그 때문에 수 시간 동안이나 발견되지 않은 채 타올랐다. 스모그와 화재 연기가 뒤섞였던 것이다. 해안지역인 산동성에서는 짙은 스모그에 의한 연쇄추돌 사고 우려로 고속도로가 폐쇄되기도 했다. 그리고 베이징 시정부는 시민들에게 되도록 실내에 머물 것을 권고했으며 건설현장의 작업을 줄일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홍콩소재 스코틀랜드 로얄 뱅크의 경제학자이자 전직 세계은행 경제분석가인 루이스 쿠이지는 “이런 조치들은 파업이나 심각한 기후와 맞먹는 경제적 여파를 지닌 조치들”이라며“ 대단히 고통스러운 조치들”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시민들은 악명 높은 이곳의 스모그와 건강에 대한 위협을‘ 베이징 기침’이라는 표현으로 비꼰다.
반면 상하이의 환경보호국은 매일매일 웹사이트를 통해 공기의 청정도를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여기에는 머리를 딴 한 만화 캐릭터의 소녀가 등장하는데 스모그가 위험 수위에 도달하면 소녀는 울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스모그가 전혀 웃을 일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스모그와 공해가 중국의 도시들을 뒤덮으면 생산성 손실에 따른 중국의 경제적 손실과 건강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세계은행은 지난 2009년의 경우 스모그로 인한 질병과 죽음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적 손실이 1,000억달러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중국 전체 국민총생산액의 3%에 달하는 액수이다. 아시아개발은행과 중국 청화대학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10대 공해 도시 중 7개가 중국에 소재하고 있다.
그린피스와 베이징 대학 공공보건대학원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시안 지역의 공해관련 질병 치료에만 지난해 10억달러 이상이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시민인 장 지안은 자신의 두 살된 아기의 만성적인 비염치료를 위해 병원을 자주 찾는다.
35세의 장 지안은“ 아기의 병이 분명 공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일회용 마스크를 쓴 지안은 아기는 어른들처럼 코를 씻어낼 수가 없어 병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그가 병원을 방문하고 치료를 받는데 쓴 돈은 320달러. IT계통에서 일하는 그의 일주일치 봉급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베이징 정부는 대기정화를 위한 긴급조치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차량사용 제한, 먼지감소를 위한 공사현장 분사, 야외 바비큐 그릴 제한 등이 그것이다. 중국의 차기 총리조차 이 문제에 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공해문제는 오랜 세월 누적돼 온 문제인 만큼 해결에도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스모그 위기는 1950년대 영국 런던과 미국 LA가 경험했던 것과 다르지 않다. 이 곳에서는 대중들의 분노가 분출되면서 대기정화와 강력한 환경규제가 뒤따랐다. 환경운동가들은 같은 일이 중국에서도 일어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대응을 보면 정부가 더욱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 같다는 낙관적 전망을 높여주고 있다.
최근까지 국영 미디어들은 ‘공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꺼려하면서 대신‘ 안개’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국민들의 압력이 가중되면서 정책결정자들은 중국 대도시들의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기 힘들게 됐다. 지난달 최악의 스모그가 덮치면서 블로거들은 마스크를 쓴 사진들을 온라인에 게재하기시작했다.“ 나는 인간 진공청소기가 되기 싫다”고 손으로 쓴 문구까지 등장했다. 이 문구는 중국의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문구로 떠올랐다. 한 블로거는 “푸른 하늘을 돌려 다오. 만약 경제성장이 심각한 공해라는대가를 수반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1980년대로 돌아가겠다”고 썼다.
중국 경제는 1989년 이후 무려 30배나 성장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 됐다. 중국은 또 풍력발전기와 태양열 패널의 세게 최대 생산국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전체 에너지 소비의 9.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정부의 환경정책은 자기모순적인 성격이 강하다. 중국에서 비닐 백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또 태양열 히터가 확산되고 있으며 북부지역에는 ‘녹색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대대적인 식목사업을 벌이면서 150만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석탄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더러운 이 화석연료는 여전히 중국 에너지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은 중국인들의 자동차 사랑이다. 지난 해 거의 2,000만대의 자동차가 중국에서 팔렸다. 이로 인한 도심의 공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불안한 시민들은 공해정보를 확인하며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공기청정기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는 오르고 있다. 또 면으로 만든 마스크는 약국 등지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2살 아이의 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는 장 지안은 외국산 공기청정기를 구입하기 위해 1,600달러를 저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사는 한 아이의 건강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나라를 떠나지 않는 한 우리의 삶은 나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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