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을 다량 함유한 에너지 음료가 요즘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몬스터’‘5-아워 에너지’‘레드 불’등 시중에 나온 제품만도 수십여종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비만 등의 이유로 소비가 줄어든 탄산음료 시장의 대체 용품으로 큰 인기를 끌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한인 마켓이나 리커에서도 이들 에너지 음료의 판매량이 최근 크게 늘어나 효자 상품으로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음료에 대한 유해성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연방 정부가 조사에 나섰고 소비자 보호단체에서 경고성 발언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한때 판매량이 주춤하기도 했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 단체나 의학계에서는 에너지 음료의 확장이 요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구체적 연구 방안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심장 이상자, 과도하게 섭취 땐 죽음에 이를 수도
FDA, 카페인 함량·부정적 영향 표시 의무화 고려
업계“안전성 전세계적 입증”항변… 매출 지속 증가
에너지 음료 선호층
이들 에너지 음료의 주요 판촉 대상은 시험을 앞두거나 콘서트와 파티 같은 이벤트 준비하는 젊은 층이다. 카페인 함량이 높은 음료를 마시면서 잠을 쫓거나 파티에서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 다는 것이다.
사실 소비자들은 고함량 카페인을 즐겨 마신다. 에너지 드링크는 미국내에서 무려 90억달러 규모로 2011년 탄산 음료 판매 시장의 12%를 차지할 정도다.
에너지 음료의 부작용
지난해 10월 매릴랜드의 한 부부가 14개월된 딸이 심장마비로 죽자 에너지 드링크 회사인 ‘몬스터 베버리지 사’(Monster Beverage Corp)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유는 숨지기 24시간 이내에 24온스짜리 에너지 드링크 몬스터 두캔을 마셨다는 것이다. 이로부터 한달 후인 11월 중순 연방 식품의약청(FDA)는 또 다른 에너지 드링크인 ‘5-아워 에너지’(5-Hour Energy)가 지난 4년간 13명의 사망과 관련이 있는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FDA의 이같은 조사가 카페인 함량이 높지만 아무런 제재가 없는 에너지 드링크의 제조를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의 분석이다.
FDA는 지난해 11월 말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딕 더빈(민주·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에게 답신 형식의 서신에서 10대 청소년이나 젊은층에서 주로 마시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가 위험 한지의 여부를 가리는 ‘과학에 근거한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확인하면서 FDA가 카페인 함량을 레이블에 표시하고 과도한 카페인의 가능한 영향에 대한 경고문구 까지 고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지금까지는 실제 카페인 함량이나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경고하는 문구를 연방법으로 의무화 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한창 소비자 팽창으로 인해 부흥기를 맞고 있는 에너지 드링크 산업을 규제한다면 FDA가 관련 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영향 미치나
UC샌프란시스코 의대의 바이론 이 심장학 교수는 는 아직 에너지 드링크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소비자들이 일일 권장량을 무시하고 다량의 음료를 마신다거나 ‘보드커 레드불’과 같이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심장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갑자기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다고 이 교수는 경고했다.
이런 문제는 특히 젊은층에 많은데 지난 2011년 발간된 소아과 연구지 ‘저널 피디아트릭스’(the journal Pediatrics)에 따르면 2007년 발생한 5,500건의 카페인 과다 복용의 46%는 19세 이하 10대 청소년들이었다.
카페인 함량 어느 정도인가
많은 에너지 드링크는 카페인 용량을 커피 한 컵 정도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콘슈머 리포트가 발표한 최근의 연구 결과로는 8온스 용량의 몬스터(Monster·카페인 용량 92mg)와 8온스 레드 불(Red Bull·카페인 83mg)은 커피 8온스 컵(카페인 100mg)과 비교해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몬스터 캔은 커피보다 3배나 큰 24온스짜리 용량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또다른 인기 음료 ‘5-아워 에너지’는 에너지 음료로가 아니라 영양 보조제로 판매하고 있는데 1.9 온스 용기에 무려 215mg의 카페인이 함유 돼 있다.
또 시중에 판매되는 카페인 함유 16개 에너지 음료를 조사해 본 결과, 5개 제품이 실제 광고한 것보다 20% 많은 카페인이 실려 있었다.
카페인 산업 발목 잡히나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몬스터 주식이 지난해 여름 주당 84달러에서 무려 40% 가까이 하락하고 있어 관련 산업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몬스터’와 ‘5-아워 에너지’는 FDA의 보고서에 관한 반박 자료를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1월 ‘몬스터’의 로드니 삭스 CEO는 3분기 수익 보고회에서 최근의 조사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입장을 소개하면서 “최우선적으로 우리 제품이 안전하다는 데에는 아무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5년 동안 전세계에서 수십억개의 에너지 드링크가 생산됐고 판매돼 안전하게 소비됐다”면서 “조사기관의 우려에 관계없이 제조가 중단 되지는 않는다”고 강변했다.
번창하는 카페인 음료 산업
‘레드 불’은 2011년 전세계에서 460억 캔 이상이 판매됐으며 이는 2010년에 비해 미국이나 전세계에서 각 11% 증가된 수치다. ‘몬스터’ 주식 가격이 6월 이후 하락세를 계속하고 있으나 10월 발표 수익 보고서 이후 18% 가량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5-아워 에너지’를 소유한 ‘리빙 에센셜스, LLC’는 지난 10월 200명의 종업원을 추가로 고용했다고 밝혔다. 2011년 ‘5-아워 에너지’ 판매량은 13억 달러 규모로 2009년 7억 달러보다 거의 두배가 넘는 수익을 창출해 내고 있다.
‘락스타 에너지’나 ‘졸트 에너지’는 에너지 껌을 만들고 있고 카페인이 함유된 매플 시럽을 생산 판매하는 ‘와이어드 얏츠’는 제품 속에 “어떤 에너지 드링크 보다 더 많은 카페인이 들어 있다” 자랑할 정도다.
이 교수는 “에너지 드링크가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 문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규제는 피하지 못 할 듯
하지만 제조사들의 확고한 의지와는 상관없이 에너지 드링크 소비와 관련된 건강상의 우려는 이들 산업에 대한 더욱 강한 규제로 이어질 것이다.
아마도 금년내에 FDA에서 제품 라벨에 경고 문구와 카페인 함량을 써넣는 식으로 일련의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또 카페인과 관련된 수면부족과 같은 10대 청소년들에게 미치는 카페인의 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좀더 구체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이 교수는 “젊은이들이 다량의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에 신체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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