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챌튼햄 해물짬뽕 – 해물 짬뽕
이번에 식객에서 찾아간 곳은 챌튼햄 해물짬뽕이다. 웨스트 첼튼햄 로드와 오크레인 로드가 만나는 대로 한복판에 위치한 이 가게는 마치 도심 속 작은 섬 같은 느낌이다.
이곳은 가게 이름에 걸맞게 매서운 겨울바람을 이길 수 있는 뜨거운 해물 짬뽕이 일품이다.
지금 필라델피아는 독감이다, 감기다 하며 여기저기서 난리다. 사실 필자도 이번 주 내내 지독한 몸살 감기로 고생을 했다. 이제 막 열이 떨어지고, 기침이 멎어갈 즈음 찾아간 이 곳. 뜨겁고 매운 것을 먹어야 감기가 제대로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필자도 역시 한국인은 한국인인가 보다. 실제로도 채소와 각종 해산물이 어우러진 짬뽕은 비타민A와 피로 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있어 영양식으로도 좋다.
가게에 들어가서 커다란 창문 바로 옆 자리를 차지 하고 앉은 필자는 추천메뉴를 들을 것도 없이 해물 짬뽕을 시켰다. 필자와 함께한 동행인은 순대 이야기도 잠깐 꺼내긴 했으나, 역시 챌튼햄 해물 짬뽕에서는 해물 짬뽕을 먹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음식이 나오고 우선 필자가 가장 놀란 것은 푸짐한 양이었다. 분명히 레귤러 사이즈를 시켰는데, 마치‘곱빼기’같은 넉넉한 양. 특히나 챌튼햄 해물짬뽕에는 양파, 호박, 배추, 양배추, 파 등 각종 야채와 홍합, 주꾸미, 조개, 새우, 오징어 등 신선한 해산물들이 가득했다.
얼큰한 국물은 느끼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흔히 짬뽕을 먹은 후 입 안에 남는 기분 좋지 않게 짭짤함이 없어서 좋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챌튼햄 해물짬뽕에는 조미료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난 후 입 속이 개운하지 못하고 양치를 한 후에도 남아있는 짭짤하면서도 찝찝한 기분을 모두들 느껴봤으리라. 그러나 챌튼햄 해물짬뽕은 그런 것이 없었다. 끝이 개운하면서 산뜻했다. 무, 배추, 양파 등 야채를 사용해서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여 개운하고 맑은 맛이 나는 것이라고 주인장은 친절히 대답해주었다.
면은 얇은 편이었는데, 면에 짬뽕 국물이 잘 베어서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또한 얇은 면을 사용하면 조금 더 탱탱하면서 쫄깃한 맛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챌튼햄 해물짬뽕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추억의 맛’이었다. 과거 한국에 처음으로 매운 해물 짬뽕이 시작했을 때 이런 맛이 아니었을까 추측해본다.
<식객의 잠깐 상식: 요즘의 한국식 짬뽕은 붉은 색을 띄고 맵지만, 1970년대까지만 해도 짬뽕 국물은 멀겋고 뿌연 회색 빛 이었다. 그러나 매운 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주문 시 맵게 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한동안 중국집 메뉴에는 짬뽕과 매운 짬뽕이 공존하다가, 원래의 짬뽕은 자취를 감추고 매운 짬뽕만을 짬뽕으로 부르게 되었다.>
한국인의 입맛에 알맞게 변화를 겪으며 자장면과 더불어 지금까지 사랑을 받아온 서민음식 짬뽕.
맑은 국 같은 요즘 짬뽕 같지 않고 진하면서 걸쭉한 국물이 진정 ‘짬뽕다운 짬뽕’이 아닐까? 이곳 챌튼햄 해물짬뽕의 매력은 그러한 짬뽕 본연의 맛에 충실한 ‘오리지널 짬뽕’이라고 말하고 싶다. 변하지 않고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하는 ‘충직한 짬뽕’.
커다란 창을 통해 대로변을 달리는 자동차를 바라보며 먹는 따뜻하고 충직한 짬뽕 한 그릇. 챌튼햄 해물 짬뽕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자 개성이다.
특히나 가장 매력적인 것은 주머니 가벼운 학생 및 고객들에게 가격도 부담 없고, 든든한 한끼 식사로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식객’이 본 챌튼햄 해물짬뽕의 특징 ① 짬뽕과 탕수육을 함께 시켜도 10.99라는 부담 없는 가격 ②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달리는 자동차 풍경이 이색적
필라 식객 이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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