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얼의 농부 푸 시아펭이 빨간색 커피 베리를 수확 하고 있다. 차를 재배해 온 많은 농부들은 수익이 좋은 커피로 작물 을 바꾸고 있다.

중국 커피소비 매년 40% 이상 급증
스타벅스 매장 2015년까지 1,500개
농부들 가격불안정으로 어려움 겪어

<푸얼, 중국> 라오스와 미얀마 국경에 접해 있는 중국 남서부 외진 도시인 이곳의 이름은 중국의 가장 유명한 차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이 차는 이 지역의 적토를 깎아 만든 고산지역의 차밭에서 아주 힘들게 재배된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푸얼 차는 더 수익이 좋은 작물에 가장 좋은 밭을 내주고 있다. 커피가 그것이다. 운남성 고산지대에서 차를 재배해온 중국 농부들은 차보다 3배 가까이 수익이 더 좋은 커피로 작물을 바꾸고 있는 추세이다. 푸얼의 차나무 마을이라 불리는 아주 작은 동네에 사는 농부 마 지아잉은“ 내 수입원은 커피가 전부”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의 뒤에는 메이저 외국 업체들이 있다. 시애틀의 스타벅스와 스위스의 네슬레 같은 거대 기업들이 그들이다. 이런 다국적 기업들은 급증하는 커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농부들을 교육시켜 커피를 재배케 하고 이것을 사들인다.

더 중요한 것은 운남성이 점차 카페인 음료에 꽂히고 있는 거대 중국시장을 위한 생산기지가 될 잠재력이 있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중국인들에 의해 너무 쓰다고 외면 당해온 커피는 이제 중국의 젊은층과 도시 엘리트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한 손에 아이폰과 다른 손에는 스타벅스 커피를 든 모습은 신분상승의 상징이다. 베이징 중심가에서 가장 작은 스타벅스 카푸치노 가격은 4달러33센트에 달한다. 중국의 스타벅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푸얼에 기반을 둔 아이니 커피의 리우 민구이 대표는“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스타벅스는 거의 종교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커피를 마시는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많은 중국아이들은 외국에서 유학했으며 이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접한 세대”라고 덧붙였다.

2011년 중국의 커피소비량은 12만톤으로 미국의 6%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미국은 세게 최대 커피 소비국이다. 반면 중국의 연간 차 소비량은 100만톤이 넘는다. 그러나 바클레이의 분석가들은 중국의 커피소비가 오는 2015년까지 매년 40% 정도씩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스턴트커피 시장도 급속히 커지고 있다. 네슬레의 네스카페 브랜드는 중국 시장의 3분의2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분말 크림과 설탕을 섞은 인스턴트 커피가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들도 성업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중국의 커피 매출은 매년 23.5% 정도씩 늘어 오는 2016년에는 1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증가는 대부분 스타벅스에 의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2015년까지 중국내 매장수를 지금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1,50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면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커피 시장이 된다. 스타벅스의 중국 및 아태지역 영업책임자인 존 컬버는 “이 것은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이것은 운남성 커피의 수익을 올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 2009년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구름의 남쪽’이라는 이름의 스페셜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 커피 가운데는 푸얼시 북동쪽에 있는 보아샨에서 재배된 원두도 포함돼 있다. 1년 후 스타벅스는 아이니 커피와 제휴해 푸얼에서 4가지의 새로운 품종을 시험 재배하기로 합의했다. 이 커피들은 수년 내에 중국 국내시장과 세계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커피 6만톤의 거의 대부분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생태지역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운남성에서 재배된다. 운남성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커피 생산량을 20만톤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품질을 유지하려면 재배업자들이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운남성 원두를 사용하는 ‘샹그릴라 팜스’라는 브랜드를 만든 사피 말릭은“ 아직도 많은 혼란이 있다. 많은 농부들은 커피재배와 관련한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문제는 가격의 등락이 심한 상황에서도 이들이 계속 커피를 경작하려들 것인가라는 점이다. 지난 해 이들은 파운드 당 1달러20센트 정도의 가격을 제시받았다. 이는 2010년에 벌었던 것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해발 4,000피트 고산지역에서 5에이커 정도 커피 농사를 하는 마 신웬은 “지금은 잘해야 본전”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웃인 마 지아잉은 낮은 가격 때문에 걱정하지만 그는 곧 회복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올 48세의 마 지아잉은 9년째 커피 농사를 짓고 있다. 그의 주 고객은 네슬레이다.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이면 네슬레는 마를 비롯한 커피 농부들에게 가격을 알려주는 텍스트 메시지를 보낸다. 농부들은 커피를 팔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2010년 커피 가격이 치솟았을 때 마는 한해에 거의 1만5,000달러를 벌었다. 그로서는 생애 처음 만져 본 거금이었다. 그는 이 돈으로 새 집을 지었다. 그는 “2012년은 커피보다 차 농사가 더 수익이 좋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작물을 바꾸고 싶지 않다. 가격이 어찌될지는 예상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운남성 커피로 가장 많은 돈을 번 사람은 아이니 커피 창업자인 리우다. 리우는 푸얼에서 300마일 떨어진 전기도 없고 수도도 없는 벽촌에서 자랐다. 그의 형제 2명은 영양부족으로 사망했다.

1986년 대학에서 농업으로 학위를 받은 리우는 운남성 커피 경작을 목표로 한 유엔 프로그램에 지원했다. 이 프로그램은 베트남 농부들이 전쟁 후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돕는데 성공한 프로그램이었다. 유엔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가난한 운남성에서도 같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이때의 경험은 리우가 커피 수출업을 시작하는데 도움이 됐다. 사업으로 백만장자가 된 리우는 한 때 뉴욕 베이쇼어에 사무실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푸얼에 거주한다. 푸얼을 외부세계와 연결해 주는 것은 단발기들이 뜨고 내려앉을 수 있는 활주로이다.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도 지난 2010년이 활주로를 통해 푸얼에 도착해 리우와 협상했다.

리우는 미국 기업인들의 자신의 커피 가공공장을 방문한 사진을 보여주길 즐긴다. 그는 “우리 부모들은 생존을 위해 쌀과 옥수수, 그리고 고구마를 재배했다. 그들은 내가 이런 고급 커피를 재배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