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러시아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샤핑몰이다. 샤핑은 물론 음식도 먹고 영화도 보고 스케이트도 탈수 있는 샤핑몰에 러시아 중산층이 매료되어 있다.
샤핑을 가서 250개 상점들을 둘러보고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면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거나 영화를 보거나 아니면 놀이기구를 타도 되는 곳, 그것도 한 지붕 밑에서. 바로 샤핑몰이다. 모스크바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것이 바로 미국식 샤핑몰이다. 여유로운 중산층의 폭이 두터워지면서 과거 식량 배급을 받기 위해 줄을 서던 러시아 사람들이 이제는 샤핑몰로 줄지어 몰려들고 있다. 러시아가 샤핑몰 시대를 맞고 있다.
국민들의 주머니 두둑해지면서
미국식 샤핑몰 사업 날로 번창
빵 배급 줄로 유명하던 러시아가 요즘은 샤핑몰로 유명하다. 샤핑몰 사업이 붐을 맞으면서 독립 자산가들과 월스트릿 은행 등 기관 투자가들를 끌어 모으고 있다. 예를 들어 모간 스탠리가 1년 전 세인트 피터스버그의 한 샤핑몰을 11억달러에 매입했다.
미국의 샤핑몰들이 이 빠진 듯 중간 중간 빈 점포가 생기며 쇠퇴기를 맞고 있는 데 반해 러시아의 샤핑센터들은 지금 한창 꽃을 피우면서 붐을 맞고 있다. 원유 수출로 임금이 올라가면서 국민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진 덕분이다.
텍사스에 본부를 둔 부동산 그룹 하인즈의 러시아 담당 대표 리 티민스는 “러시아에서 1982년이 재개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샤핑몰이 한창 뜨던 당시를 말하는 것이다. 하인즈는 러시아에 3개 아웃렛 몰을 개장한다며 러시아 사람들이 샤핑몰에 푹 빠졌다고 그는 말한다.
샤핑몰 붐은 오늘날 러시아 경제의 중요한 흐름을 보여준다. 샤핑몰에 점점 많은 샤핑객이 몰려들고 월스트릿 은행들이 러시아 샤핑몰에 예리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산층의 부상을 보여주는 신호이다. 지난해 겨울 블라디미르 푸틴에 항의하며 가두시위를 벌였던 중산층이 비즈니스와 정치의 추진력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새로운 추세에 누구보다 민감한 투자자들은 러시아에서 주머니가 두둑한 계층이 폭넓게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 10년 사이 러시아는 중산층의 나라로 바뀌었다”고 상업용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커시만 & 웨이크필드의 부동산 애널리스트 찰스 슬레이터는 말한다.
“따뜻한 실내에서 볼링이든, 영화든 푸드코트든 온갖 것을 제공하는 곳 보다 더 가고 싶은 데가 어디 있겠습니까? 게다가 이 모두는 과거에는 구경도 못하던 새로운 것들입니다.”
모스크바에는 현재 82개의 샤핑몰이 있다고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 샤핑센터 위원회는 말한다. 위원회에 의하면 그 중 두 개는 유럽 최대 규모이다. 둘 다 스웨덴의 조립식 가구 회사인 이케아 산하 이케아 샤핑센터 러시아 소유이다. 이케아는 러시아에서 14개 몰을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에서 샤핑몰은 아직도 새로운 것이다. 서구식 교외지역 샤핑몰이 처음 문을 연 것이 지난 2000년이었다. 이제 그 개발업자들이 모간 스탠리 같은 기관 투자가들에게 몰을 팔면서 주인이 바뀌고 있고, 그 과정에서 눈이 튀어나올 만큼 엄청난 가치가 처음으로 드러나고 있다.
투자가들을 매혹하는 중심적 요인은 점점 늘어나는 러시아 국민들의 지출 가능한 수입이다. 이는 푸틴 대통령 통치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을 누그러트리기 우해 중산층에 우호적인 정책들을 펼치는 것이 영향을 미친 덕분이다.
러시아의 소득세는 13% 단일세율이다. 구소련 이후의 사유화 정책의 유산으로 러시아인 대부분은 집을 소유화고 있다. 그래서 모기지나 렌트로 나가는 돈이 없다. 의료 시스템은 사회주의화 되어 있다.
그러니 러시아인들이 샤핑을 광적으로 즐기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러시아 국민들은 세금 이전 소득의 60%를 식품을 포함, 소매용품 구매에 쓴다. 유럽에서 이같이 소매용품 지출이 높은 두 번째 나라는 스웨덴이다. 스웨덴에서는 전체 개인적 지출의 40%가 소매용품 구매비용이다. 반면 독일에서는 봉급의 28%를 샤핑에 쓴다.
서구 자본주의의 비밀들이 맨살을 드러내는 샤핑몰, 패스트푸드 의류 아이스스케이트장 전자용품 등 눈을 돌리는 데마다 눈길을 끄는 것들이 밀집해 있는 샤핑몰에 러시아 소비자들은 지금 완전히 매료되어 있다. 지난 1960대부터 80년대까지 미국에서 나타났던 현상 그대로이다.
메가 벨라야 다차 몰에 최근 손녀 아나스타시아를 데리고 온 올가 자이초바(55)는 따뜻한 유아용 놀이터 때문에 매 주말 몰을 찾는다. “너무 추운 날씨에는 바깥에 있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샤핑을 할 때 “이제는 필요한 게 아니라 원하는 것들을 산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니 샤핑몰은 계속 지어지고 있다. 1960년대 남가주에 처음 몰이 생겼을 때 이에 관한 글을 썼던 에세이스트 조앤 디디온은 샤핑몰을 경제적 번영기의 피라미드 같다고 말했었다. “아무도 살지 않지만 모두가 소비하는” 번쩍번쩍 하고 이상적인 도시들이라는 것이었다.
러시아에서 지어지는 메가 몰들은 미국의 몰들과는 약간 다르다. 소비자 행동 양태와 러시아 소매업계의 기대들을 조심스럽게 분석한 결과이다.
대부분 러시아 몰의 중심에는 백화점 대신 거대한 수퍼마켓이 들어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아직도 동네에서 식품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통로마다 식품 등 상품들이 천정까지 쌓아져 있는 광경은 불과 20년 전만 해도 아이들에게 먹을 것 구해다 먹이기가 힘들었던 러시아 여성들의 영혼 속 상처들을 진정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샤핑몰의 새로운 수도로 부상한 모스크바에서 몰의 면적은 총 3,400만평방피트로 유럽 최고이다.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러시아에서 가장 큰 몰 중 하나였던 벨라야 다차는 내부 공간이 415만평방피트나 된다. 하지만 2010년 베가스라는 몰이 등장하면서 최대 몰의 지위를 빼앗겼다. 새로운 기록보유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모스크바 북서지역에 있는 아비아 팍은 실내 주차장을 포함, 총 내부 면적이 500만평방피트로 아시아를 제외, 전 세계에서 최대의 몰이다.
러시아에서 샤핑몰 사업이 붐을 일으키자 모간 스탠리는 또 모스크바에 있는 메트로폴리스라는 몰을 12억 달러 이상에 사들이기 위해 협상 중이다. 한편 미국에서 휴스턴에 갤러리아라는 메가 몰을 최초로 건축했던 하인즈는 아웃렛 몰을 개장했다. 베가 벨라야다차가 자리잡은 구 집단농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벨라야 다차 아웃렛 빌리지를 개장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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