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1. 안전지대는 없다
2. 빠져나오기 힘든 늪
3. 전문가 진단•대책
60대 한인 김모씨는 속칭 ‘하우스’라고 불리는 불법 도박장을 찾아다니며 도박판에 참여해 왔다. 직장에 다니다 소일거리를 찾던 김씨는 주변의 소개로 알게 된 베이지역의 한 주택가 도박장에서 처음에는 몇십달러 수준의 게임을 하다가 점점 빠져들어 판이 커졌다. 김씨가 정신을 차리고 도박을 끊기로 결심한 순간 이미 김씨는 은퇴자금으로 모아둔 돈 대부분인 2만여달러를 모두 날린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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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웰페어 타는 날엔 버스행렬 장사진
황혼 이혼 등 부작용 심각…주부도박단까지
60대 초반의 박모 할머니 역시 남편의 도박벽 때문에 황혼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웰페어가 입금되거나, 어쩌다 자녀들이 용돈이라도 쥐어주면 남편 박씨는 돈을 들고 곧장 카지노행 버스를 타거나 친구들과 하우스로 달려간다는 것이다. 박 할머니는 “애들이나 이웃들이 알게 될까 어디 속 시원하게 털어놓지도 못한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인사회의 도박문제는 거액의 판돈을 굴리는 일부 큰손들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부 한인들이 거액 도박에 빠져 재산을 탕진하고 빚쟁이로 전락해 도망자가 되거나 노숙자 신세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가정이 파탄 나는 등 한동안 잠잠했던 도박병이 한인사회에 빠르게 번지고 있다.
특히 요즘 도박은 속칭 ‘하우스’로 불리는 불법 도박장부터 인터넷 도박에 이르기까지 주변 생활 깊숙이까지 파고들어 마수를 뻗치면서 남녀노소 연령에 관계없이 도박 중독자들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어 더욱 큰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빠져드는 계층도 위의 사례들처럼 한인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는 점이 더욱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음성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하우스 도박’이다. 주택이나 아파트 등에 은밀히 도박장을 차려놓고 도박을 위해 모이는 사람들에게 장소비를 받는 ‘하우스’는 2000년대 초반 성행하다가 경기침체 이후 더욱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북가주에도 존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하우스 도박을 경험했다는 한 한인은 “한국의 불법 하우스처럼 장소비를 받는 ‘하우스 장’부터 고리대금업을 벌이는 ‘꽁지’, 등 여전히 베이지역에 다수의 하우스가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우스 도박에는 여성들이 주 고객인 ‘주부 도박단’도 있다. 지난 6월 애틀랜타에서는 한인 이모(55)씨가 운영하던 불법 도박장이 경찰의 급습으로 적발됐는데, 현장에서 업주 이씨를 비롯한 한인 여성 6명이 무더기로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판돈과 소개비를 주고받는 기업형으로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불법 개조한 영업장에 비디오 게임식의 도박기계를 설치해 놓고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노인들에게는 ‘카지노 버스’가 또 다른 도박에의 유혹이다. 1인당 요금을 15~30달러 선까지 책정해 놓고, 10~20달러를 내면 부페를 포함한 20~25달러의 쿠폰을 발급해 주는 식으로 사실상 공짜 서비스를 하며 40~60대 한인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문제는 일부 이용객들의 경우 단순히 무료함을 달래는 여가 차원이 아니라 도박에 빠져 큰돈을 날리고 헤어 나오지 못하는 등 심각한 상태에 빠지기 때문이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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