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 등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2일 3차 양적완화를 확대, 내년 1월부터 매달 450억달러의 국채를 추가 매입키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 풀린 돈이 한국으로 유입되면서 원화 강세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밖에도 13일 한국은행의 금리동결 결정 그리고 차기 한국 정부의 서민 경제 및 중소기업 부양 경제정책 방향 등을 고려할 때 내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변화가 LA 한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최근과 내년의 환율 변화를 분석한다.
FRB 국채매입·한은 금리동결 등 여파
여행업계는 호재, 부동산 투자도 기대
■ 달러당 1,050원대 예상
원·달러 환율은 5일 연속 하락해 1,070원 선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9월 7일(1,071원80전) 이후 최저치다. 최근 5일간 10원이나 빠질 정도로 하락세가 가파르다.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사들이기 위한 환전용 달러 매물이 환율을 끌어내린 직접적 원인이다. FRB의 양적완화 추가 조치로 원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 외국 바이어들이 원화를 지속적으로 사들이면서 원화 대비 달러의 가치는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FRB격인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3일 기준금리를 현행 연 2.75%로 동결했다. 금융위는 “수출은 개선되고 있지만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평가하면서 금리를 당분간 이 수준에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해외 경제전문가들도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되든 대기업과 중소기업·소비자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원화 절상에 대해 보다 관대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주왕 HSBC홍콩지점 수석 외환 전문가는 “원화절하로 혜택을 보는 곳은 대기업밖에 없다”면서 “일반 소비자들은 높은 수입 물가로 힘들고 중소기업들도 간접적인 타격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에 바클레이스와 HSBC는 내년초께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3%정도 추가로 떨어져(원화가치 상승)달러당 1,050원대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 수입·의류·원단 업계 타격
원화 강세를 가장 크게 우려하는 업체들은 한국제품 수입자들이다. 납품 단가 인상이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미국 주재 상사나 투자자들은 최근 원화 강세가 대미수출에 당장은 타격을 주지 않지만 장기화될 경우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식품과 자동차 등의 제품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기 때문에 미주 한인 소비자들에게도 반가운 소식만은 아니다. 식품 수입업계는 대부분의 한국 수입 식품들이 3개월에서 6개월 전에 가격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당장 가격에 변동은 없어도 원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내년 중반기에는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타운 경제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의류업계의 타격도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 의류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한 한인 의류업자는“ 최근 거래처의 절반은 원화 결제를 요구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원단업계의 걱정은 현실화되고 있다. 한인원단협회에 따르면 현재 LA 다운타운 지역 100여개 한인 업주들 중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비중은 전체 40~50%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환율이 1,050원대로 떨어질 경우 원단의 단가가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급등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원단협회의 구본준 회장은 “스타일과 품질 등의 이유로 한국산 원단을 꼭 써야 하는 업체들이 많은데, 원화 상승이 예상돼 관련 한인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유학생·관광·부동산 업계 호재
한국에서 송금을 받는 유학생 및 기러기 가족들은 환율 하락분만큼 부담을 줄이게 됐다. 타운에 거주하는 유학생 김모씨는“ 한국에서 벌써부터 부모님들이 환율 하락을 계산해 송금일자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비자 시대를 맞아 한국 관광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여행업계에게 원화 강세는 또 다른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겨울철 비수기에도 한국 관광객은 증가하는 추세”라며 “환율 하락이 이어질 경우 내년에도 한국 여행객 증가는 계속 될 것”으로 예상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LA 한인타운 부동산 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일반 주택과 콘도는 물론 최근 한국 투자자들의 윌셔와 웨스턴에 분양중인 ‘솔레어’와 다운타운 리츠 칼튼 등 타운 및 인근 지역 고층 콘도와 상업용 건물 등 부동산 매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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