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형 브랜드 바비, 여아용 조립 세트 출시
바비는 여자 어린이들의 대표적인 인형놀이 장난감이다. 장난감이 너무 전통적 여성의 역할에 매여 있어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남녀 역할 구분이 사라지는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며 바비가 조립 세트를 출시한다. 인형은 여자아이들 장난감, 조립세트는 남자아이들 장난감이라는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
아빠들이 샤핑하는 가정 늘어나고
장난감의 성별구분 없애는 추세 반영
세계 최대의 장난감 회사인 마텔이 자사의 간판 브랜드 바비의 50여년 역사상 처음으로 바비 조립세트를 소개한다.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는 시도이다. 집안에서 엄마들이 주도해온 샤핑을 점점 아버지들이 맡는 추세를 감지한 것이다. 아울러 자녀교육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부모들은 딸들의 산수와 과학 능력 계발을 위해 그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을 추천하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 결과 나온 것이 바비의 호화로운 맨션 조립 세트이다. 물론 색깔은 핑크. 아울러 레고는 파스텔 색상의 조립용 장난감인 ‘프렌즈(Friends)’를 올 크리스마스 시즌 히트제품으로 판촉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 시판되는 바비의 메가 블록 조립세트(Mega Blocks Barbie Build’n Style)는 여자아이들과 그들의 아버지를 겨냥한 것이다.
바비 블록 세트 개발 자문 역할을 했던 심리전문가 모린 오브라이언 박사는 말한다.
“이 세트가 집에 있으면 아빠들이 놀이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거예요. 평소에는 별로 자기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아빠들이 말이에요.”
소비자 설문조사에 의하면 가정에서 남성들이 구매 결정을 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고, 여성이 일하고 남성이 집에 있는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의 반영이다. 가장 최근의 인구조사국 자료를 보면 아내가 일을 하고 자녀가 학령 전 아동인 아버지들 중 1/5은 지난 2010년 육아 등 가족 돌보기의 주된 책임자였다.
그리고 일하는 아내의 37.6%는 지난 2011년 남편보다 소득이 많았다. 그 한해 전에는 30.7%였다. 이제 아이들은 아빠가 목욕을 시켜주고 축구장까지 운전해 주고 축구팀 간식으로 오렌지를 잘라주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가정 내의 이런 변화가 초래하는 것은 장난감 이상이다. 소비자 제품에 대한 마케팅은 전통적으로 여성들을 겨냥, 매장들 역시 여성들의 감성을 고려해 디자인되었다. 이제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 구매 결정자에게 직접 다가가는 브래드와 매장들이 생겨나고 있다. 시어즈는 예를 들어 연장 진열대 옆에 남성들의 취향을 살린 작업복들을 진열했다. 프록터 & 갬블은 수퍼마켓 등 대형 소매체인들에 남성 세면용품 전용 구역을 준비 중이다. 더 이상 여성들이 남편의 샴프나 면도용 크림을 고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텔이 장난감 회사 메가 블록스와 함께 만든 바비 조립 세트 역시 아빠들의 흥미와 관심을 돋우기 위한 것이다. 아울러 여자아이들의 공간인식 능력 계발을 돕는다는 것이 포인트이다.
장난감 구매에 있어서 아빠들의 영향력이 커지는 데다 조립 세트는 아빠들이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것이어서 애착이 강할 것이라고 메가 블록스의 모기업인 메가 브랜즈의 혁신담당 부장 비크 버트랜드는 말한다.
여자 아이들 용 조립세트는 장난감들 중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종류이다. 지난 1월 프렌즈를 내어놓은 레고의 공이 크다. 이들 세트가 성차별적이라는 비난도 없지 않다. 조립하는 건물들이 미용실이거나 패션 스튜디오 등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올 상반기 레고의 이들 세트 판매량은 예상보다 두배나 되었다. 그리고 아마존, 타겟 같은 소매업체들은 이들 세트를 이번 연말연시의 인기 장난감으로 꼽고 있다.
월마트 US의 앤 마리 키호 부사장은 바비 조립세트가 추가되면서 여자아이들을 겨냥한 관련 제품은 올해 말 기준 전체 조립용 장난감 중 2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에는 불과 몇 제품이 되지 않았다.
연구조사에 의하면 블록이나 퍼즐, 조립용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어린이들의 공간인식력 계발에 도움이 된다고 시카고 대학 심리학과장인 수잔 리바인 박사는 말한다. 전국 과학 연맹 산하 공간 지능과 학습 센터에서 연구를 주도하는 리바인 박사에 의하면 언어능력이나 산술능력 등 다른 능력들을 통제하고 보아도 공간 인식이 나은 어린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수학이나 엔지니어링, 과학, 테크놀로지 분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바비 조립세트를 자문한 오브라이언 박사는 여자아이들이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않은 데는 전통적으로 어른들이 ‘제한적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부모들이 발육과 공간인식 놀이에 대한 연구를 공부하면서 그런 태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한다.
바비 조립 세트의 한 가지 이점은 “엄마와 아빠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바비 조립 세트에 대한 연구 중 그는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조립하는 법을 설명해주는 모습도 보았다고 말한다. 아직 여자아이들 용 조립 세트는 덤프트럭 같은 종류는 아니다. 여전히 누가 봐도 여자아이들 것이라고 바비 국제 마케팅 부회장인 스테파니 코타는 말한다.
이들 블록들은 전형적인 바비 색상인 핑크 색이고 조립 세트들은 패션 부티크, 맨션, 아이스크림 카트 같은 것들이다. 조립 세트에는 작은 바비 인형이 하나씩 포함되어 있다.
세계 최대 장난감 회사인 마텔에서 바비는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장수 브랜드이다. 그러나 바비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압력이 강하다. 그 결과 비디오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든 바비들이 근년 등장했다.
바비는 여권운동 진영으로부터 과도하게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수학시간은 너무 어려워”라고 말한 1992년 모델이 좋은 예이다. 이제는 남녀평등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예를 들면 2년 전 여성 엔지니어협회의 지원을 받으며 컴퓨터 엔지니어 바비가 소개되었다.
이번 조립 세트가 출시되는 것은 성차별 비판보다는 시장의 변화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제는 더 이상 여자아이들이 “저건 남자애들 장난감. 내 장난감은 아니야” 식의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고 마텔측은 말한다. 남자 장난감, 여자 장난감을 가리기보다 여자아이들이 뭔가 재미있는 것,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찾는 추세라고 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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