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턱걸이에 약하다. 거의 대부분 단 1회도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성호르몬과 체지방, 사지의 길이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능 운동선수인‘건장’한 여성이 가장 어려워하는 체력장 기본종목이 무얼까? 바로 턱걸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턱걸이에 관한 한‘약골’이다. 턱걸이는 양 손으로 철봉을 잡는 방식에 따라 풀-업(pull-up)과 친-업(chin-up)으로 세분된다. 철봉을 잡을 때 손등이 자신의 얼굴로 향하는 오버핸드 그립(overhand grip) 방식을 사용하면 풀-업이고, 철봉을 움켜쥔 손가락들이 얼굴 쪽으로 향하는 언더핸드 그립(underhand grip) 방식을 사용하면 친-업이다. 풀-업이건 친-업이건 여성이 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성호르몬·체지방 등 차이로
남성보다 선천적으로 뒤져
체구·팔다리 왜소한 동양인
건장한 서양인보다 잇점도
절대다수의 성인 여성은 단 한 개의 턱걸이도 하지 못한다. 몸을 비비꼬고 젖 먹던 힘을 다해도 턱이 철봉 위로 올라갈 때까지 몸을 끌어올리지 못한다.
턱걸이는 팔과 등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따라서 풀-업을 할 때 복부 반동을 이용하는 꼼수, 즉 ‘배치기’는 가산이 안 된다.
철봉에 매달려 양 팔을 완전히 편 상태에서 최소한 턱이 철봉에 걸리는 높이까지 몸을 똑바로 끌어올려야 비로소 1회로 인정된다. 이어 양팔이 완전히 펴질 때까지 몸을 내린 후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이 ‘정통 턱걸이’다.
미 해병대에 입대하려면 체력검사에서 최소한 3회의 ‘정통 턱걸이’를 성공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는 남성에 국한된다. 여성은 체력검사에서 턱걸이를 면제 받는다.
정부가 주관하는 학교의 체력장 검사에도 턱걸이가 포함되어 있다. 14세 남자 아이의 경우 10회의 풀-업이나 친-업을 해야 만점을 받는다. 반면 같은 나이의 계집애는 2회만 성공시켜도 턱걸이에서 만점을 받게 된다.
적어도 턱걸이는 남성이 절대적 우세를 보이는 기본 체력운동이다.
최근 데이턴 대학의 연구원들은 표준체중을 지닌 여성 17명을 모집해 집중적으로 턱걸이 훈련을 시켰다. 모집 당시 이들은 단 한 개의 턱걸이도 하지 못했다.
1주일에 3일간 석 달에 걸쳐 17명의 여성들은 턱걸이를 할 때 사용되는 이두박근과 넓은 등근을 강화하는 훈련을 받았다. 역기 운동을 반복하고 경사받침대에 누워 몸을 위로 끌어올리는 동작을 하루에 수십 차례 반복했다. 체지방을 줄이기 위해 강도 높은 유산소 훈련도 병행했다.
훈련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이들의 상체 근력은 36%가 강화됐고, 체지방은 2%가 빠졌다. 그러나 막상 테스트를 실시하자 네 명만이 단 한 번의 턱걸이를 성공시켰을 뿐이었다.
데이턴 대학 운동생리학 교수인 폴 밴더버그 박사는 “솔직히 놀랐다”며 “우린 17명 전원이 1회 이상의 턱걸이를 해낼 것으로 확신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턱걸이에 유난히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턱걸이는 팔과 등의 상체근력이 좋고 체지방이 낮으며 체구가 작은 사람들이 잘 한다.
데이턴 대학의 훈련과정을 통해 여성의 상체 근육이 단단해지긴 했지만 같은 시간 동안 유사한 강도의 트레이닝을 받은 남성만큼 강화되지 않았다. 밴더버그 박사는 “근육을 키우는 데에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터론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체지방도 또 하나의 요인이었다. 여성은 아무리 기를 쓰고 노력해도 남성만큼 체지방을 덜어낼 수 없다. 남성은 4%선까지 체지방을 끌어내릴 수 있지만 여성의 한계선은 10% 위쪽이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체격을 지녔다 해도 여성은 ‘일반적으로’ 풀-업 테스트에서 남성을 이기지 못한다.
물론 남성이라고 해서 모두가 턱걸이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동양인에 비해 서양 남성들은 철봉에 약하다. 키가 크고 건장한 체격을 지닌 남성일수록 철봉에 매달리면 영 힘을 쓰지 못한다.
똑같은 체격조건을 지녔지만 한쪽이 다른 쪽에 비해 30%가 큰 두 명의 운동선수를 가정해 보자. 아무래도 다른 모든 조건이 같을 경우 체격이 큰 쪽이 힘도 좋게 마련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현상은 체격이 30% 크다고 해서 힘도 30% 강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체격이 30% 큰 쪽이 작은 쪽에 비해 20% 정도 힘이 세다.
30%가 큰 몸을 유지하려면 근력도 30%가 강해야 맞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 10%가량의 ‘적자’가 나는 셈이다. 키가 큰 쪽이 턱걸이에 약한 또 하나의 이유다.
밴더버그 박사는 “우리 몸은 레버의 조합으로 구성된 기계와 유사하기 때문에 팔다리가 길수록 턱걸이를 못한다”며 “사지가 길고 늘씬한 여자 배구선수들은 강인하고 멋진 체격을 지녔지만 턱걸이는 젬병이라고 보면 틀림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 특약기사>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