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원:공화 하원 장악 확실…`분점 정부’ 불가피
주지사는 `공화 30명 돌파 여부’ 관심
미국 연방 상ㆍ하원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총선도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11ㆍ6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총선에는 임기 6년의 상원의원 100명 중 33명,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명 전원, 임기 4년의 주지사 50명 중 11명이 유권자 심판을 받는다.
지금까지 판세를 보면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계속 장악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주지사는 공화당이 사상 처음으로 30명을 돌파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만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고 예상대로 상ㆍ하원 다수당이 양당으로 갈리면 지난 2년간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쪼개진(split) 권력’ 즉 ‘분점 정부’(divided government) 체제가 계속 된다.
이럴 경우 행정부와 하원, 상원과 하원이 연방적자 축소와 이란 핵 등 국내외 중대 현안을 놓고 매번 충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미 국민의 희망처럼 일당이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동시에 갖고 효율적으로 국정을 다루는 일이 요원해짐을 의미한다.
갤럽의 최신 조사에 따르면 한 정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길 바라는 미국인이 사상 최고치인 38%에 달한 반면 서로 다른 당이 두 권력기관을 지배하길 원하는 미국인은 역대 최저인 23%에 불과했다.
상원의원은 외교·국방 등 국제 문제를 주로 다루며 장관 등 고위 관리에 대한 임명동의권, 대통령·연방공무원 탄핵심판권, 조약비준권을 갖는다. 2년마다 3분의 1씩 개선(改選)한다.
하원의원은 예산·세금 등 국내 문제를 취급하며 특히 예산안·예산소요·세입징수와 관련된 법안에 대해선 선(先)의결권이 있다. 대통령·공무원 탄핵소추권이 있다. 2년마다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주지사는 외교·군사 분야를 빼놓고 사면권 등 거의 대통령에 상응하는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 상원 = 재석의원 100명 중 민주가 51명, 공화가 47명, 무소속이 2명이다. 2010년 중간선거 때 민주당은 6명을 공화당에 넘겨줬다.
조지프 리버맨(코네티컷·불출마)과 버니 샌더스(버몬트)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간부회의에 참석하고 표결 때 민주당 쪽에 찬성표를 던져 친(親) 민주계로 분류된다.
이들까지 넣으면 민주당은 53명이 된다. 재적 과반(다수당 지위)은 51명이고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에 구애받지 않고 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의결정족수는 60명이다.
올해 개선 대상은 33명으로 민주 현역 23명, 공화 현역 10명이다. 임기 만료, 은퇴 선언, 당내 경선 패배, 사퇴, 사망 등으로 빈자리가 많다.
중립적 정치전문매체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RCP)’가 주요 여론조사기관의 최근 후보지지율을 토대로 판세를 분석한 결과 24일(미 동부시간) 현재 33석 중 캘리포니아·뉴욕·버몬트 등지의 17석은 민주가, 텍사스·미시시피 등지의 6석은 공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 하원의원으로 16년을 일하고 2006년 상원의원이 된 샌더스(71)는 미 의회 역사상 무소속(사회주의 노선)으로는 최장수 의원이다. 지지율 격차가 상대 후보와 30%포인트 이상에 달해 재선이 확실하다.
애리조나·코네티컷·인디애나·매사추세츠·몬태나·미주리·네바다·노스다코타·버지니아·위스콘신 등 10석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경합주(州)로 분류됐다. 특히 코네티컷·인디애나·매사추세츠·네바다·노스다코타·위스콘신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RCP는 확보 예상 의석수를 민주 47석, 공화 43석, 경합 10석으로 추정했다.
10개 경합주 중 민주와 공화 우세 지역이 각각 5개다. 이 상태가 11월까지 이어지면 전체 의석 수가 민주 52석, 공화 48석으로 공화당이 1명을 추가하지만 숙원인 상원 탈환은 물 건너가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33석 중 민주가 17석(확실 10석, 유력 7석), 공화가 9석(확실 5석, 유력 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전체 의석 분포가 민주 47석, 공화 46석, 경합 7석(무소속 1석 포함)이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33석 중 민주 19석(확실 10석, 우세 9석), 공화 7석(확실 6석, 우세 1석)이 확보 가능하다고 보고 민주 49석, 공화 44석, 경합 7석으로 잡았다.
최대 격전지는 매사추세츠. 재출마한 공화당 현역 스콧 브라운과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특보가 세게 붙었다. `소속당 대리전’ 의미까지 더해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브라운은 2010년 1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사망으로 시행된 보궐선거에서 강경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인 티파티(Tea Party)의 지원으로 승리, 민주당 텃밭 의석을 빼앗아온 `공화당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매사추세츠는 1996년 이후 공화당 후보를 당선시켜 연방 하원에 보낸 적이 없을 정도로 민주 당세가 강하다.
미국 소비자권익 운동의 기수인 워런은 공화당의 정치공세로 CFPB 초대 국장이 되지 못한 `한(恨)’을 품고 있다.
브라운은 워런과 지지층이 겹치는 노동자층 지지를 사려고 민주당의 일자리 법안 등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중도 행보를 했다가 공화당 지지층의 눈 밖에 나면서 고전하고 있다.
지지율은 브라운이 초반에 10%포인트 이상 앞서다가 최근엔 워런에게 2%포인트 밀리고 있다. 매사추세츠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오바마의 후광도 워런의 지지율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의석을 유지해온 벤 넬슨(2선)이 출마하지 않은 네브래스카에서는 공화당 후보(뎁 피셔)가, 3선인 올림피아 스노우(여·공화)가 불출마한 메인에선 친(親)민주 성향의 무소속 앵거스 킹이 지지율에서 각각 10%포인트 이상 앞서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주지사를 지낸 킹은 당선하면 친민주계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은 3자 대결에서 민주당 후보 신시아 딜이 킹 지지표를 10%포인트 이상만 잠식하면 공화당의 찰스 슈머스에게도 한가닥 희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주리는 공화당의 상원 장악에 중요한 주로 애초 하원의원 6선 출신의 토드 아킨(공화)의 당선이 기대됐으나 지난 8월 성폭력 피해 여성과 최근 상대 후보인 민주당 현역 클레어 매카스킬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5%포인트가량 뒤져 있다.
공화당은 지난 9월 중순까지만 해도 51-52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으나 아킨의 문제 발언과 브라운의 노선 이탈, 일부 경쟁력 있는 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으로 과반 획득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초당적 정치분석지 `쿡 폴리티컬 리포트(CPR)’는 공화당이 잘하면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2-4석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하원= 재석의원 435명 중 공화가 242명, 민주가 193명이다. 과반은 218명이다. 2010년 중간선거(대통령 4년 임기 중반 실시) 때 공화당은 64명을 추가했다.
주별 배정 의석 수는 캘리포니아 53석, 텍사스 36석, 뉴욕·플로리다 각 27석,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 각 18석, 오하이오 16석, 미시간 14석 등이다. 텍사스와 플로리다는 인구 증가로 각각 4석과 2석이 늘었지만 뉴욕과 오하이오는 인구 감소로 각각 2석 줄었다.
RCP는 후보지지율을 근거로 24일 현재 당선 예상 의석 수를 공화 226석(확실 195석, 유력 16석, 우세 15석) 민주 183석(확실 154석, 유력 11석, 우세 18석)으로 잡고 26석을 경합에 배치했다.
경합 26석은 민주 현역이 캘리포니아·뉴욕 등지의 10석, 공화 현역이 일리노이·아이오와·플로리다·뉴햄프셔·네바다·텍사스 등지의 16석이다.
WP는 예상 의석 수를 공화 226석(확실 186석, 유력 21석, 우세 19석), 민주 183석(확실 154석, 유력 14석, 우세 15석)으로 잡고, 애리조나·캘리포니아·코네티컷·플로리다·일리노이 등지의 26석을 경합으로 놓았다. WP는 정당 교체 가능성이 높은 선거구를 60개로 보고 있다.
NYT는 예상 의석 수를 공화 228석(확실·유력 196석, 우세 32석) , 민주 183석(확실·유력 158석, 우세 25석)으로 보고 조지아·아이오와·매사추세츠·미시간 등지의 24석을 경합 후보군에 넣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려면 공화당 지역에서 25석을 빼앗아와야 하는데 공화당에 뺏기는 민주당 의석수를 고려하면 25석에다 10-15석을 더해야 한다.
지난 2006년, 2008년, 2010년에는 한쪽으로 바람이 불어 일당이 20석 이상을 보탰지만 올해는 민주당이 한자릿수 이내 증가에서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전문지 내셔널저널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한 2008년 `코트테일(coattail·옷자락) 효과(약한 동료 후보를 함께 당선시키는 강한 후보자의 힘)’가 일어 민주당이 하원에서 66석을 늘렸지만 올해는 경기침체와 고실업률 등으로 2008년과 상황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1952년 이래 대선의 해에 하원 다수당이 바뀐 적이 없다. 1994년(공화), 2006년(민주), 2010년(공화) 다수당이 교체된 적이 있으나 모두 대선이 아닌 중간선거였다.
중간선거 때 하원 의석의 변동폭이 큰 것은 유권자가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나 지지, 즉 중간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선 때는 현직 의원을 지지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쿡리포트는 유권자가 원래 지지했던 정당(후보)을 대폭 바꿀 가능성이 작아 민주당이 10석 이하를 늘리는 선(총선 후 203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정치분석지 `로텐버그 폴리티컬 리포트’는 민주당이 4-10석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RCP의 24일 현재 정당별 지지율은 민주 45.4%, 공화 45.2%로 사실상 동률이다.
보수적인 라스무센리포츠는 공화 44%, 민주 43%로 추정했다.
정치분석가 찰리 쿡은 유권자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크게 본다면 `권력의 견제와 균형’이란 차원에서 유권자 표심이 2010년처럼 공화당 쪽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조사(10·19-20일, 1천명, 오차범위 ±3%포인트)에서 조사대상자의 51%가 오바마 당선을, 39%가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꼽았다.
전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이 대승을 거둬 하원을 탈환하면 60년 만에 처음으로 하원의장 자리를 내준 뒤 다시 찾아오는 기록을 남기게 되지만 탈환에 실패하면 2010년 대패 직후처럼 그의 사임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이번 선거가 끝나면 하원은 인구증감에 따른 선거구 재조정과 은퇴 등으로 약 80명의 새 의원이 탄생하고 하원 민주당 간부회의 구성비는 미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과 소수계 비율(48%)이 백인 남성(45%) 비율을 초과할 것으로 쿡리포트는 예상했다.
반대로 공화당은 백인 남성 의원 비율이 약 86%에 이르면서 성별·인종별 후보 다양화가 시급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민주당이 콜로라도·뉴멕시코·네바다·애리조나 등 서부 지역에 치중한 나머지 남부에서는 특히 백인 의원이 거의 `전멸’ 상태가 되는 반면, 공화당은 2006년과 2008년 미 북동부의 `뉴잉글랜드 주(州)’, 즉 메인·뉴햄프셔·버몬트·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 6개 주에서 전패한 뒤 로드아일랜드와 매사추세츠에서 교두보를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2010년 티파티 지원으로 의원 배지를 단 초선 87명 중 적어도 53명이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티파티가 건재할 것으로 쿡리포트는 예상했다.
라티노(중남미계 이민자) 인권단체인 전국라티노공직자협회(NALEO)는 올해 총선에서 라틴계 하원의원이 3-7명 늘어 27-31명이 되고 상원의원도 1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참고로 전체 유권자의 11%가 라틴계다.
이 협회는 30초마다 라티노 1명이 18세(유권자)가 되고 1천220만명의 라티노 유권자가 11월6일 투표할 예정이어서 라티노 의원이 더 많이 의회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지사= 총 50명 중 공화가 29명, 민주가 20명, 무소속이 1명(로드아일랜드)이다. 2010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이 6명을 늘렸다.
선출 대상은 11명으로 민주당 현역이 8명이고, 공화당 현역이 3명이다.
WP에 따르면 24일 현재 민주가 4명(확실 2명, 우세 2명), 공화도 4명(확실 3명, 우세 1명)을 확보하고 있다.
경합은 몬태나·뉴햄프셔·워싱턴 등 3개주로 격차가 1-2%포인트 안에 있다. 민주당 지역인 노스캐롤라이나는 공화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이들 4개주는 모두 민주당 주지사가 은퇴해 공석이 됐다.
미주리·버몬트·델라웨어·웨스트버지니아 등 4개주는 민주당이 우세하다.
반면 공화당 지역인 인디애나·노스다코타·유타 등 3개주는 공화당 당선이 거의 확실하다.
WP는 이런 추세라면 공화 30명, 민주 16명, 경합 3명으로 잡았다.
RCP도 공화 30명, 민주 16명, 경합 3명(WP와 동일)으로 추정했다.
나머지 1명은 링컨 샤피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무소속)로 작년 1월 취임해 개선 대상이 아니다.
공화당이 경합주 3곳을 모두 챙기면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정원의 3분의 2(32명)에 이르게 된다.
쿡리포트는 공화당이 민주당 지역에서 1-3명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지사가 30명을 넘으면 1994년 이후 공화당이 거둔 최대 지방선거 승리로 기록된다.
(서울=연합뉴스) 권오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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