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 디포·타겟·월마트… 도심형 매장 개발
시카고에 문을 연 첫 시티 타겟. 도심 지역 샤핑객을 위해 보다 작고 압축된 포장의 상품들을 제공한다.
미국의 젊은 층은 도시에서 살기를 좋아한다. 그들이 도심으로 이사해 들어오면서 교외 지역에서 성업하던 대형 소매업체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오피스 디포, 월마트, 타겟 등이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에 매장을 열고 있다. 당연히 교외에서 영업하던 때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영업 전략을 짜고 있다.
젊은 층 교외보다 도심 거주 선호
이들 필요에 맞춘 소형 매장들 등장
오피스 디포, 월마트, 타겟 등 대형 소매업체들은 이제 교외지역들을 근거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가 별로 없다. 이들 업체가 도심으로 눈을 돌렸다. 복잡한 도시 한가운데에 소형 매장들을 개장함으로써 지속적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과거에도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시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과거 이들 업체는 대형 박스 포맷을 무리하게 밀어 넣으려 시도하면서 종종 싸움을 일으키곤 했다. 지금은 다르다. 이들 업체는 인류학적 강도로 도시 거주자들을 연구해 매장 크기(도심의 매장은 교외 매장의 몇 분의 1밖에 안 되는 작은 사이즈이다)며 포장(걸어서 샤핑하고 가는 만큼 들고 다니기 쉽게 압축되어야 한다) 그리고 안내판(샤핑객들이 몇 분내에 물건을 사고 나갈 수 있을 만큼 단순해야 한다)에 이르는 다양한 부분들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했다.
“교외는 이제 소매업체들로 차고 넘친다”고 도시계획 비영리 연구단체인 도시 부지 연구소의 패트릭 필립스 소장은 말한다. 그래도 교외에서 상점을 열어 운영하는 것이 도시 한가운데서 운영하는 것보다 쉽다고 한다.
오피스 디포의 북미 지역 회장인 케빈 피터스는 혁신적이고 경제적으로 감당 가능한 방식으로 도시에서 매장들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도심의 샤핑객의 주된 관심은 스피드이다. 그래서 오피스 디포가 뉴저지, 호보킨에 도심 매장의 모델 삼아 만든 매장은 넓이가 5,000평방피트 밖에 안된다. 보통의 오피스 디포 매장의 1/5 정도 면적이다. 진열대의 높이는 6피트 정도이고 길이도 교외 매장에 비해 훨씬 짧다. 그래서 고객들은 단시간 내에 매장을 돌아볼 수 있다.
진열 통로 위의 안내판 역시 단수화해서 고객들이 쓸데없이 찾아 헤매는 시간을 절약하게 한다. 한편 고객들이 소포를 보내거나 서류를 복사하는 서비스 데스크는 널찍하게 자리잡아서 쉽게 찾게 만들었다.
전형적 오피스 디포에서 파는 물건은 9,000개 품목이다. 반면 호보킨 매장에서는 4,500개 품목만 판다. 상품의 내용도 고객들이 쌓아놓고 쓰는 품목(펜 25개 단위 포장) 대신 바로 쓰는 품목(펜 한 개)들이다. 같은 지역 오피스 디포 매장들의 매출을 비교해보니 소형 매장의 매출은 전형적 대형 매장의 90% 선을 유지했다.
그래도 도시형 모델이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피터스는 말한다. 예를 들어 책상을 사러온 고객은 본래 가구 대신 작은 축소판을 보면서 선택을 해야 한다. 소형 매장에서 책상 매출은 당연히 별로 좋지가 않다.
어쨋든 소매업체들은 이제 기꺼이 도시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 조닝 문제며 높은 렌트비, 괴상한 건축 등의 불편을 모두 감수하면서 도시로 진출하는 것은 성장이 거기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거의 한세기 만에 처음으로 대도시들이 교외지역 보다 빨리 성장하고 있다. 지난 달 공개된 브루킹스 연구소의 센서스 분석 결과에 의하면 대체로 젊은 층이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선택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인터넷 경쟁과 이러한 인구 이동으로 자동차 문화 중심으로 정착된 대형 박스 모델은 현실과 맞지가 않게 되었다.
타겟은 도심형 매장인 시티 타겟을 처음으로 시카고와 LA, 그리고 시애틀에서 지난주 개장했다. 8만에서 10만 평방피트의 시티 타겟은 가장 작은 모델의 경우 리모델 된 타겟 매장의 절반 크기로 도심의 고객들을 겨냥한다.
예를 들어 시티 타겟은 6개 짜리 패티오 가구 세트 대신 3개 짜리 발코니 가구세트를 취급한다. 고객들 대부분이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12개 단위 페이퍼타월 보다는 4개 단위 포장을 주로 진열한다.
월마트는 교외에 계속 새 매장을 여는 한편으로 도심 진출 역시 시도하고 있다. 과거 무리한 진출로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면서 물러난 경험이 있는 월마트는 이제 보다 외교적인 전략을 쓴다. 예를 들어 시카고에서 월마트는 노조 인력으로 매장을 건축하기로 합의하고 해당 지역 정치인들과 커뮤니티 단체들에 후원금을 기부했다.
월마트는 도시형 매장을 여럿 실험 중이다. 워싱턴에 건축 중인 대형 수퍼센터, 시카고의 소규모 익스프레스 매장, 그리고 LA에서 곧 문을 열 중간크기 이웃 마켓 형태 등이다. 이전보다 월마트는 매장 자리 잡기가 수월해 졌고 지역 커뮤니티도 잘 받아들인다고 월마트측은 말한다.
커뮤니티의 승인을 받는 것은 하지만 월마트가 직면한 도전의 일부에 불과하다. 도심에서 영업해온 기존의 자영업소들과 경쟁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자영업 주인들은 어떤 고객들이 와서 어떤 물건들을 사 가는지를 살피면서 민첩하게 진열대 물건들을 바꿀 수가 있다. 반면 월마트 같은 대규모 소매업체의 중역들은 고객들과의 접촉이 없다.
전국에 거대한 창고를 두고 있는 대형 소매업체 체인들은 각 지역별 고객의 필요에 민감하게 대응하기가 훨씬 어렵다고 도시부지 연구소의 필립스는 말한다. 반면 이들 대규모 소매업체는 샤핑객들의 구매 패턴을 조사한 자료들을 제공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올해 토론토 인근에 개장한 9만 평방피트의 도시형 월마트를 예를 들어 보자. 월마트는 인근 지역 거주자들이 대개 갓 캐나다에 온 이민자들로 아파트에 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무엇보다 먼저 개선하고 싶어 하는 것이 욕실이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래서 이 월마트는 변기 시트와 샤워기를 보통 보다 많이 비축했다.
지난 2010년 뉴욕에서 영업해온 듀안 리드를 매입한 월그린도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당시 50년 역사의 듀안 리드가 어떻게 인근 주민들의 필요에 맞추며 영업해 왔는 지를 연구했다.
예를 들어 유니언 스퀘어의 상점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통근자들과 여행객들이 주로 찾는 만큼 여행자들이 미처 준비 못한 품목들과 화장품, 간식거리들을 많이 진열했다.
한편 그보다 북쪽 주거지역에 위치한 상점에는 치약 등 집안에서 많이 쓰는 용품들을 많이 비치했다. 지역에 따라 고객들의 필요를 조사해 반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심의 고객들은 유리병에 담긴 제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무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해진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장소에 따라 고객에 따라 진열하는 상품이며 영업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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