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의 기업인
▶ 프런티어 로지스틱스 정병위 대표
창사 30년이 지난 현재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종합물류 기업으로 성장한 프런티어 로지스틱스의 정병위 대표는 고개의 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철학과 직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성공의 원동력이었다고 강조한다. <장지훈 기자>
“가득 차는 것을 경계한다는 ‘계영배’를 경영의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나누며 사는 것이 성공이 아닐까요” 캄튼시에 소재한 한인 최대 규모의 종합물류 기업인 프런티어 로지스틱스(Frontier Logistics Services)를 이끌고 있는 정병위 대표(61). 지난 1982년 설립돼 오는 8월이면 창사 30주년을 맞는 정 대표의 집무실 한쪽에는 ‘계영배’라는 술잔이 자리 잡고 있다. 정 대표는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서 잔의 70% 이상 술을 채우면 모두 밑으로 흘러내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평생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며 “고객의 만족만을 생각한 것이 성공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982년 두 대의 트럭으로 시작한 물류사업이 30년이 지난 현재 연 매출 4,000만달러의 대형 종합물류회사로 성장하기까지 한 우물을 판 정 대표로부터 ‘성공과 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1982년 트럭 두대로 시작, 내달 창립 30주년
국내외 세계적 기업 전자제품 등 유통 맡아
“미 100대 기업 들지만 세계로 한단계 더 도약”
‘성공’은 눈사람 만들기.
정병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프런티어 로지스틱스는 통관, 포워딩, 창고, 트럭킹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한인 최대 종합물류 회사이다. 캄튼 본사와 함께 가디나, 토랜스, 시카고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창고와 사무실 규모만 총 100만스퀘어피트에 달한다.
회사의 주 고객은 삼성, 현대, 이메이션(Imation), 에이서(Acer) 컴퓨터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며 미국에서 유통되는 삼성 TV, 냉장고, 컴퓨터, 갤럭시 탭 등 대부분의 삼성 물건들이 이 회사를 통해 미국으로 들어와 미 전역으로 유통되고 있다.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의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 26세인 1977년 도미한 정 대표는 “이민 초기에는 미국 IT 회사와 부동산 등 여러 직장에서 근무를 하면서 ‘천직’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1982년 캄튼 구석에 2,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사무실을 얻어 자바시장을 돌며 세일즈를 하는 것은 물론, 주재원들의 귀국 이삿짐 업무를 담당하며 물류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후 입소문으로 퍼진 정 대표의 성실함과 능력을 바탕으로 고객들이 늘었고 85년 삼성물산, 88년 코오롱과 한국전자의 합작 TV건에 이은 컴팩 모니터 공급회사들과의 거래로 회사가 큰 도약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정 대표에게 성공은 눈사람 만들기와도 같다. 그는 “처음에는 눈을 뭉치기 힘들지만 한번 뭉치기 시작하면 쉽게 눈을 모을 수 있는 것이 ‘성공’과 일맥상통 한 것 같다. 사업 초기에 많은 시련과 난관이 있지만 서두르거나 무리해서 일을 추진하는 것보다 ‘천천히 그리고 쉼 없이’하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작은 ‘관찰력’이 회사를 살렸다.
회사의 고속성장과 함께 정 대표에게도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1994년 당시 회사 매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던 삼성 모니터 수출에 대한 계약이 삼성 측의 내부사정으로 파기된 것이다. “당시 삼성전관(현 삼성 SDI)과 모니터 계약을 맺고 있었지만 삼성전관이 삼성전자와 합병하면서 관련 어카운트를 모두 잃어버리게 됐다”고 정 대표는 당시를 회고했다.
10년 이상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승승가도를 달리던 회사가 가장 큰 파트너를 잃어버리며 경영에 큰 타격을 받았지만 당시의 위기를 극복해 성장가도를 이어간 것은 다름 아닌 정 대표의 날카로운 관찰력이었다.
그는 “당시 컴팩 모니터 수출입과 관련한 물류회사 선정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했는데 미팅 때 책임자가 유독 특정 음료만 마시는 게 눈에 띄었다. 2주 후 컴팩 측 담당자들이 실사를 위해 회사를 방문했는데 책임자에게 그 음료를 대접하니 깜짝 놀라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며 “선호하는 음료를 실사팀 차량에 가득 채워줬는데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정 대표의 세심한 배려와 특유의 근면성 덕분에 프런티어는 모든 평가에서 최우수를 받았고 컴팩에 모니터를 공급하던 회사들과의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면서 큰 도약을 하게 됐다. 이후 정 대표는 컴팩이 HP에 합병되기까지 4년간 연 400만대의 모니터 보관과 운송을 책임졌고 컴팩으로부터 감사장도 받았다.
정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고객’이다.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기업이 존재할 수 없다”며 “고객이 원하는 작은 부분을 놓치지 않는 ‘날카로운 관찰력과 배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공의 또 다른 원동력은 ‘나눔’
정 대표의 성공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직원들이다. 정 대표는 “회사가 고객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행복해야 한다”며 ‘인화단결’을 강조한다. 현재 프런티어 로지스틱스에 근무하는 직원은 모두 200여명.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의 직원들이 5년 이상 근무했으며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도 50여명에 달하는 등 ‘이직률’이 다른 직장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직원들에 대한 정 대표의 신뢰와 배려도 남다르다. 매일 직원들에게 점심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상반기와 하반기 연 2회에 걸쳐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한다. 정 대표는 또 연말 정산 후 회사 수익이 있을 경우 직원 월급의 7%까지 특별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회사와 대표가 모든 이윤을 챙기는 것보다 가능한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지역사회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다. 7년 전부터 캄튼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 20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는 것. 그는 “장학재단이라고 말할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지 않다”며 “한인 커뮤니티의 경우 성공한 재력가나 유명하신 분들이 장학사업을 오래 전부터 하고 있지만 캄튼시는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고 회사가 자리 잡고 있는 지역을 위해 작은 것이라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제 세계 제1의 물류기업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페덱스와 UPS 등 공룡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정 대표는 얼마 전 다국적 기업들이 사용하는 ‘SAP 소프트웨어’(자원관리통합 시스템)를 회사 업무에 응용하기 시작하는 등 최신 경영기법을 도입했다.
“프런티어 로지스틱스는 물류창고 규모나 매출액 등을 고려할 경우 미 상위 100위권 이내에 포함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성실함을 강점으로 더 노력해 세계적 물류 기업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정병위 대표 약력
▲1951년 부산 출생
▲중앙고 졸업
▲연세대 금속공학과 졸업
▲1982년 프런티어 로지스틱스
설립
▲2005년 장학재단 설립
▲2009년 하나 파이낸셜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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