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이후 총 23억달러 해외투자 확보
한국의 ‘맛대로촌닭’(대표 최원호)이 2008년 6월 북한의 ‘락원무역총회사’와 합작운영 계약을 맺고 평양 모란봉 개선문동에 개업한 ‘락원 닭고기 전문식당’. <사진출처=아시아경제>
미정보국 산하 OSC, 총 351개 합영.작 회사장 88개회사 투자정보 입수
지분.대표직은 외국회사가 더 많이 보유...주분야는 광산업
중국 205개. 일본 15개 이어 한국 10개로 세 번째
미국도 DHL 등 2개사 영업중
북한이 2004~2011년 외국 회사들과의 ‘합영·작 사업’(Joint Venture)을 통해 최소한 23억 달러 이상의 해외투자를 확보했다고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오픈소스센터’(OSC)가 분석했다.
OSC는 3월1일 대내용으로 작성한 ‘북한: 2004~2011년 외국 동반자들과의 합영·작 사업 성격’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유럽연합을 비롯한 관련 국가 기관 및 민간단체들과 기업, 학술, 언론 보도 등 자료를 통해 공개된 정보를 수집, 검토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OSC는 이번 조사를 통해 총 351개 북한 외국 합영·작 회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했으며 그 중 88개 사업에 대해서는 실제 투자액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그 결과 북한이 2004년 이후 외국과의 합영·작 사업으로 2011년 12월31일 현재 이미 유치했거나 유치할 예정인 해외투자액을 총 23억2,000만 달러 이상으로 집계했다. 단 개성공단을 통한 한국 민간 회사들의 대북경제협력 사업과 중국 단둥, 북한 사이의 최근 압록강 다리 건축 사업을 비롯한 국가 대 국가 사이의 협력 사업은 이번 조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 합영·작 사업 구조
OSC는 북한과의 합영·작 회사는 북한의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북한인들을 직원으로 두고 있으며 북한 제도의 제재 아래 영업하고 있으나 상당의 경우 실제 소유주는 외국 사업동반자들이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OSC가 구체적인 소유 지분을 확인한 12개 회사 중 8개 회사의 지분 비율을 외국인 파트너 회사가 더 많이 보유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4개 회사는 50대 50이었다.
또 대표이사직과 사장직도 외국 파트너 회사 간부가 맡고 있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OSC가 파악한 351개 북한 합영·작 회사는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세계 여러 국가에 사업 파트너 회사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최소한 260개 이상 회사들이 2004년까지도 북한에서 영업 중이었다. 자동차, 소비품, 관광, 광산업 등 분야에서 북한측과 10개 합영·작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조사된 한국은 합영·작 회사 파트너 수 국가별 통계에서 중국(205개), 일본(15개)에 이어 3위로 집계됐다.
이태리와 영국이 각각 7개 회사로, 싱가포르와 네덜란드가 각각 4개 회사, 독일과 이집트가 각각 3개 회사, 미국, 러시아, 호주, 폴란드가 각각 2개 회사, 태국, 덴마크, 스위스가 각각 1개 회사로 뒤를 이었다.
■ 투자 금액과 분야
OSC는 총 23억2,000만 달러 이상의 해외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파악된 88개 북한 합영·작 회사들 중 최소한 3분의 1에 달하는 회사들에 대한 실제 투자가 2008년 이후에 이뤄졌다고 밝혔다. 투자는 5만6,000달러에서 8억6,300만 달러에 달했으며 중간 투자액은 150만 달러였다.투자 분야의 경우 총 351개 회사 중 89개 회사들의 주 활동이 광산업이었으며 2004년 이후 투자된 것으로 파악된 총 23억2,000만 달러 상당의 절반 이상인 13억 달러가 바로 이 광산업 합영·작 회사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이들 회사가 도굴한 광물은 철, 구리, 금, 석탄, 자철광, 몰리브덴(molybdenum), 납, 티타늄(titanium), 아연 등이었다.
OSC는 비록 합영·작 회사들의 주 분야를 광산업이 차지하고 있으나 그 아래 88개 회사가 경공업, 소비품, 중공업과 건축업. 70개 회사가 식품, 농산물, 화학과 화물운송업 등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보고서는 이외에도 “OSC가 설립연도를 확인한 총 202개 회사들 중 80% 이상이 2003년 이후에 (영업을) 시작했고 설립 회사 수는 2006년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
같이 (회사 시작이) 증가했다가 이후에 다시 감소한 현상은 2002년을 전후한 북한의 경제정책개혁 시기와 일치 한다”고 분석했다.
■ 압도적인 중국 개입
OSC는 북한과의 새로운 합영·작 사업 시작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OSC가 투자자 출신 국가와 합영·작 사업 시작 시기를 파악한 회사들을 분석한 결과 2004년 이전의 경우 중국 투자자들은 10개 회사 중 4개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후 2011년 말까지 새롭게 시작된 167개 합영·작 사업 중 87%에 달하는 148개 회사가 중국 회사들을 파트너로 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OSC는 보고서에서 “우리가 구체적인 지역 정보를 파악한 대다수의 중국 회사들은 북한과 국경이 인접한 동북지역 랴오닝과 질린성 소재였다”며 “샨동, 베이징과 티안진 소재 회사들도 (북한과의) 합영·작 사업의 주요 참가자들이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이들 중국 지역 소재 회사들의 대외투자를 볼 때 대북투자는 매우 작다“며 ”심지어는 랴오닝성 소재 회사들의 경우 북한과 인접해있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2011년 대외투자의 99%를 북한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보냈다“고 꼬집었다.
OSC는 특히 중국 랴오닝성 소재 회사들의 2006년~2011년 대외투자를 집계한 중국 정부 통계자료를 인용, 총 4억7,840만 달러의 대외투자를 한 303개 회사들 중 294개(97%) 회사가 4억7,260만 달러(98.8%)를 북한이 아니라 한국 등 타 지역을 투자지로 선택한 점을 강조했다.또 그나마 총 580만 달러(1.2%) 상당을 북한에 투자한 나머지 9개 회사들의 경우에도 랴오닝성 소재 회사들이 다른 대외투자의 대부분을 현금으로 한 것과는 달리 투자액 절반가량을 현금이 아닌 물질자산으로 이뤘음을 지적해 중국 회사들 역시 대북투자의 안전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갖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OSC가 파악한 한국과 북한과의 합영·작 회사들은 평화항공여행사와 평화자동차회사(통일교), ‘락원 닭고기 전문식당’(맛대로 촌닭), 신대와이어로프, 조선낙원복장회사(성화주식회사), 조선장생무역회사(훈넷), 현대아산(현대아산), 메리회사판매소(주식회사 메리), 평양안동대마방직(안동대마방직)과 대한광업진흥공사와 헤이룽장민족경제개발총공사가 2005년 추진한 한·중·북 ‘덕현철광사업’ 등이다.
미국의 2개 회사는 각각 평양에 사무소를 두고 있는 우편배달업체 DHL과 증기 및 산업용 유체 시스템 업체 ‘스파이렉스사코’(Spirex Sarco)로 파악됐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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