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시 정<윌셔 SBA오피서>, 박영란<윌셔지점장>, 홍영미씨
“경쟁자라기보다는 동료라는 느낌이 더 강해요”
한인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모두 성공 스토리를 써가고 있는 세 자매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스테이시 정, 박영란, 홍영미씨.
첫째 언니 스테이시 정씨는 현재 윌셔은행 SBA 마케팅 오피서, 둘째 박영란씨는 윌셔은행 패션타운 지점장, 셋째 홍영미씨는 BBCN 뱅크 밴나이스 지점장으로 각각 근무하고 있다.
세 명의 뱅커 경력을 합하면 정확히 70년이나 된다. 세 명 모두 지점장 출신으로 이미 한인 은행권에서는 실력 좋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3명 자매 모두 뱅커 길로 접어들게 된 배경에는 큰 언니 스테이시 정씨의 길잡이 역할이 컸다. 정씨는 1980년에 이민 오자마자 당시 외환은행 미국법인인 가주외환은행(CKB)에 취직했다. 한인은행이라고는 CKB 하나 뿐인 시절이었다. 윌셔은행은 1980년 12월, 한미은행은 1982년에 설립됐다.
갓 이민 와 영어가 서툰 한인 여성들 사이에서는 CKB는 한 마디로 ‘꿈의 직장’이던 시절이었다. 그만큼 취직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다던 시절이었다.
“절박했죠.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면접관이 책상 서랍에서 보여준 입사 원서가 산더미였어요. 기회만 주면, 남들 일하는 것에 두세 배는 하겠다고 진심을 담아 호소했죠” 특별히 내세울 만한 스펙이 없던 정씨는 특유의 배짱과 간절함을 담아 면접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입행한 그는 정말 남들의 2~3배로 일했다. 어릴 적부터 억척스런 가정환경에서 맏딸의 역할이 자연스레 길러준 강한 생활력 덕분이었다. 정씨는 “실력으로 보여주자는 마음뿐이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동료들로부터도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정말 행복하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세 자매의 뱅커 여정은 이렇게 시작됐다.
첫째 언니에 이어 84년 미국으로 이민 온 둘째 영란, 셋째 영미씨는 이민사회에서 흔히 회자되는 ‘공항에 마중 나간 사람에게 영향을 받은 케이스’이다.
둘째 영란씨는 84년 한미은행과 나라, 중앙은행 지점장을 거쳐 2007년 2월부터 윌셔은행 패션타운 지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셋째 영미씨는 87년 윌셔은행, 새한은행을 거쳐 2000년 나라은행 밸리 지점장으로 부임한 뒤, 지난해부터 BBCN 뱅크 밴나이스 지점장으로 몸담고 있다.
세 자매가 한때는 각기 다른 은행에서 지점장으로 일하던 시절도 있어 관계가 소원해진 적은 없느냐는 질문에, 일제히 “아니요”라고 딱 잘라 말한다.
셋째 영미씨는 “다른 은행에서 일하고 있는 게 서로에게 큰 힘이 돼요”라며 “은행 사정으로 대출을 못해주는 고객이 생기면, 급히 언니들에게 연락해서 언니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부터 알아봅니다. 이렇게 해서 큰 도움을 받은 고객들이 정말 많아요”라고 말했다.
세 자매는 고객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뱅커라는 직업에 보람이 크다. 세 명 모두 “건강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많은 고객들에게 희망을 드릴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았다.
“실적경쟁과 승진에만 매몰되면 커뮤니티 은행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망각하기 쉬워요” 커뮤니티와 공생하는 한인은행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세 자매의 진심이 가슴 속 깊이 다가왔다.
<이일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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