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와 유니버설 불꽃 튀는 고객유치전
▶ 유니버설, 선두주자 디즈니 맹추격 ‘자동차들’ ‘트랜스포머’로 맞대결
여름방학이 되면 가족나들이 행선지로 가장 인기 있는 곳이 테마공원이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치고 아이들 데리고 유니버설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공원 한 번 안 가고 긴긴 여름방학을 보내기는 어렵다. 여름 대목을 앞두고 테마공원의 두 공룡인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불꽃 튀기는 고객 유치 전쟁에 나섰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항상 디즈니랜드에 밀린다. 미키 마우스, 미니 마우스의 위력을 가까운 장래에 넘어설 가능성은 없다. 우선 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 8개 공원을 소유한 디즈니의 연간 방문객은 연인원 7,300만명에 달한다. 3개 공원을 운영하는 유니버설의 방문객은 1,800만명이다.
그런데 항상 뒷전에 있던 유니버설이 근년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2억6,500만 달러짜리 해리 포터 테마시설을 추가한 후 2010년 방문한 연 인원은 전년도에 비해 30%가 치솟았다. 디즈니에 쏠렸던 관심이 그만큼 돌아섰다는 말이 된다.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이같이 변신에 나선 것은 컴캐스트가 인수하면서 부터이다. 컴캐스트는 이제까지 관리수준이던 시설투자를 과감한 신규시설 투자로 바꾸며 디즈니를 압박하고 있다.
유니버설은 갖가지 새로운 시설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예를 들어오는 오는 25일에는 마이클 베이의 트랜스포머를 주제로 한 3-D 라이드가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소개된다. 1억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가 하면 올랜도 유니버설에서는 새롭게 단장한 스파이더 맨 라이드, 화려한 퍼레이드, 하이텍 분수 등의 새로운 시설들을 선보인다.
디즈니는 유니버설의 이같은 행보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위협의 축에도 들지 않는다고 코웃음 치지만 내심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에서의 시장 잠식을 막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래서 올랜도의 매직 킹덤 공원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인근 애니멀 킹덤 공원에 5억달러를 들여 아바타 테마시설을 추가할 계획이다. 모두가 유니버설과의 경쟁을 의식한 것이다. 4억2,500만 달러가 들어 확장된 매직 킹덤은 올해부터 단계별로 개장된다. ‘아바타’ 건축은 내년에 시작해 2015년 개장될 예정이다.
컴캐스트와 디즈니 같은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재벌회사들이 테마공원에 투자를 하는 것은 케이블 TV를 제외하면 가장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테마공원은 사실 경기의 영향을 받고 새로운 시설 투자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 게다가 치솟는 인건비로 이윤을 위협받기도 한다.
그러나 프라이버시, DVD 비즈니스의 퇴조, 방송산업의 고전 등으로 도전받는 미디어 산업으로서는 테마공원의 전망이 그중 밝다고 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도 확실하게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나쁜 경제 상황 속에서 미국인들이 물품 구매를 줄이면서도 어쩐 일인지 비싼 테마공원에 가는 휴가는 그 만큼 줄이지를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컴캐스트의 영화부문 운영 캐시 플로는 가장 최근 4분기에 600만 달러에 불과했다. 현 4분기도 형편이 나빠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거액을 쏟아 부은 ‘전함’의 지난 주말 극장 수익이 2,540만 달러에 불과했다. 컴캐스트의 방송 네트웍인 NBC의 최근 4분기 운영 캐시 플로는 1,000만 달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유니버설 테마공원들의 운영 캐시플로는 지난 4분기 1억5,7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했다. 2011년 유니버설은 NBC유니버설의 총 수익 중 8%를 기록했지만 캐시 플로에 있어서는 20%를 기록, 케이블 TV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기여하고 있다.
디즈니도 지난 8일 비슷한 결과를 보고했다. 디즈니의 영화 스튜디오는 8,4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반면 테마공원 운영을 통한 수입은 53%가 상승, 2억2,200만 달러에 달했다.
지난 80년대 말부터 시작된 테마공원의 두 공룡, 디즈니와 유니버설의 시장 쟁탈전은 캘리포니아에서 더욱 치열해진다. 유니버설은 곧 트랜스포머 라이드를 개장하고 디즈니는 오는 6월15일 애나하임 디즈니랜드의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공원에 ‘자동차들’ 테마시설을 공개한다. 4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시설이다.
컴캐스트는 지난해 제너럴 일렉트릭의 NBC유니버설 지분 51%를 137억5,000만달러에 매입하면서 유니버설에 대한 주도권을 갖게 되었다. 컴캐스트는 이어 블랙스톤 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유니버설 올랜도의 지분을 10억 달러에 매입하면서 소유 규모를 늘렸다. GE와 블랙스톤은 공원을 확장하기보다는 공원에서 현금을 짜내는데 더 관심이 있었고, 완전히 팔아버리는 방안도 수시로 토의해왔다.
그러나 컴캐스트는 다르다. 테마공원에 상당한 애착을 느낀다. 투자를 늘리고 국제적 성장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유니버설은 2010년대 말 모스크바에 공원을 개장한다는 발표를 했다. 유니버설은 2년 전 싱가포르에 테마 공원을 개장했고, 한국과 두바이에 휴양지 개설을 추진 중이다. 중국에서도 공원 건립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컴캐스트는 테마공원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투자에 적극적이다. 앞으로 5년간 최소한 시설개선을 위한 비용으로 1억5,000만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전의 소유주들은 기본적 관리수준으로만 유지, 연간 5,000만 달러를 지출했을 뿐이었다.
현재로서 유니버설은 트랜스포머가 할리웃 유니버설의 인기를 더욱 상승세로 몰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0년 킹콩 시설을 개장하면서 방문객 연 인원은 이전 해에 비해 26%가 뛰어오른 바 있다.
3-D 트랜스포머 라이드는 세계에서 최고의 라이드에 속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관람객은 3-D 안경을 착용하고 모션 시뮬레이션 장치가 있는 의자에 앉아 6만 평방피트의 공간에 설치된 트랙을 달리며 60피트 공중에 펼쳐진 14개 스크린 앞에 멈춘다. 일반 HD보다 해상도가 4배나 되는 스크린에 트랜스포머들이 영사되어 관람객은 진짜 같은 로봇들이 마천루 위로 잡아끌고 머리 위에서 총기를 쏘아대는 긴박한 순간들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물, 바람, 열기, 연기 등의 효과가 더해지면서 실제 같은 긴장감을 더 해준다.
<뉴욕타임스-본보 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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