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훈
‘변명은 때늦은 겸손’이라는 말이 있지만, 나는 원망을 ‘때늦은 소망’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왜냐하면 원망은 남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불평과 이루어질 수 없는 과거의 일을 따지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미운 마음으로 헐뜯는 소극적, 파괴적인 책임전가의 심보가 내포되어 있다. 반면에 소망은 앞을 내다보고 미구에 성취할 꿈을 향하여 건설적인 책임완수 뿐만 아니라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 함축되어 있다
원망은 이미 지나가버린 일을 끈덕지게 추종하기에 발전이 없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침체성일 뿐이다. 일본 속담에 ‘지난 것은 도저히 미칠 수가 없다.’ 라는 가르침이 있다.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오만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탈락되어 버린다.소망은 더욱 고상하고 드높은 목표를 향하여 달리기에 훌륭한 지도자가 되고 남이 기꺼이 따르게 마련이다.
민주주의의 장점은 유권자들이 자기의 뚜렷한 소신과 결단으로 적극적이면서 약속한 일들을 꾸준히 실천하는 입후보자에게 투표 할 수 있다는 특권이 있다는 것이다.원망하는 사람은 입으로만 일을 한다. 어려운 일, 위험한 일, 그리고 남을 유익하게 하는 일들은 기피한다. 남을 믿지 않으며, 용서할 아량도 없다. 그러면서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남에게 이기려 한다.
얼마 전 갑자기 숨진 유도 8단의 친구는 ‘승리는 훔쳐 가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소신을 항상 강조했었다. 참된 스포츠맨십은 남의 실수와 요행, 또는 약물을 사용하여 불법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최선을 다할 때 차지하는 영광이 참 승리이다. 비록 패배했어도 ‘이 다음에는!’ 하고 소망에 찬 결심으로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통이 크고 관대하다.
그러나 원망하는 사람은 ‘내가 만약 이렇게 했더라면......’ 하고 후회에 잠겨서 자기를 구속해버리고 담을 쌓게 된다. ‘영어의 If처럼 비극적인 단어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룰 수 없는 사연을 가상과 몽상에 잠긴 환상으로 살기 때문에 현실을 옳게 보지 못한다. 소망에 찬 사람들은 후회나 원망을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그저 어떻게 하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사회와 온 인류의 복지를 성취할까 하는 고매한 비전(Vision)을 세우고 불굴의 정신으로 힘쓰기에 바쁘다. 일이 하나씩 이루어 질 때마다 삶의 보람을 갖게 된다.
원망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키고 쓸데없이 확대해버린다. 질투와 앙갚음, 궁극에는 남과 자기 자신까지 해친다. 원망은 교만의 사촌이오, 소망은 겸손의 친척이다. 원망은 새 것이나 변화를 수용하지 않는다. 마음이 굳어버린다. 이기주의자이다. 소망은 흐르는 물처럼 새로운 것과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게 되는 이타적 정신이 충만한 인격자이다.
인류역사를 통해서 원망과 술, 그리고 전쟁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는가? 전쟁이 남기는 것은 과부와 고아, 눈물과 묘석, 피난민이다. 꽃다운 젊은이들의 청춘을 빼앗아 가버린다. 자연이 파괴한 것은 아름다움이 남아있지만 인간이 파괴하면 남는 것은 추한 것뿐이다. 소망은 평화와 창조, 그리고 아름다움을 후세에 남긴다. 테레사 수녀의 고상하고 인도적인 헌신의 노력은 빈곤자, 병자, 무의탁자, 고아, 과부,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에게 소망, 사랑, 그리
고 믿음으로 남아있다. 위대한 수녀 테레사를 통하여 원망보다 소망이 얼마나 소중하고 숭고하다는 교훈을 받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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