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지속 등으로 개스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워싱턴 DC 한 주유소의 레귤러 개솔린 가격이 5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개솔린 가격의 갤런당 5달러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란과 시리아 사태가 해소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중국 등 주요 경제국의 석유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개스값은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치솟는 개스값 그 주요 요인과 향후 가격 전망 등을 정리한다.
■ 오는 5·6월이면 5달러 도달?
전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지난 2일 현재 전국의 평균 개솔린 소매가격은 갤런당 3.741달러를 기록하고 있다.<표 참조> 최근 36일간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한 달 전에 비해 29센트, 1년 전에 비해 31센트 각각 올랐다. 캘리포니아의 경우 평균 4.33달러까지 올랐다.
개스값은 지난 2008년 7월 사상 최고치인 전국 평균 4.11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개스값은 겨울철 기준으로는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휘발유 가격은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갤런당 20센트 정도 오른다. 이란 핵시설을 둘러싼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50센트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략에너지경제연구소(SEER)의 마이클 린치 소장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거나, 이란 혁명수비대가 유조선에 테러를 가하는 등의 무리한 행보에 나설 경우 20∼25%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 정보서비스(OPIS)의 톰 클로저 수석 경제연구원은 “전국 개스값은 4월 초 4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가 이대로 계속 상승하고 공급이 부족해지면 여름에는 갤런당 5달러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정유사들의 원유확보 전쟁
이번 개스값 인상의 특이한 점은 미국에서 생산되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에 비해 개솔린 가격이 너무 빨리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WTI 선물가격은 현재 배럴당 106달러로 올 들어 8%가량 인상됐다. 이는 124달러로 20%나 오른 브렌트유 가격이나 갤런당 3.28달러로 20% 상승한 개솔린 선물가격에 비해 크게 낮은 편이다.
이유는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최근 이란의 정치적·군사적 긴장으로 원유 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유사들이 WTI는 물론 브렌트유를 대거 수입해 정제하면서 개스값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지만 이란 전쟁 루머로 인해 세계 각국들이 원유확보 전쟁에 뛰어들었으며 미국 역시 원유수입 경쟁에 나서면서 전반적인 원유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강력한 정부 대책 기대하기 어려워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고유가 현상이 일시적으로 물가를 상승시키고 소비자의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은 한 달에 보통 60갤런의 개스(레귤러)를 소비한다. 갤런당 50센트가 오르면 한 달에 30달러의 비용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바마의 경우 휘발유 가격 상승을 비롯한 전반적인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 이미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개스값 안정에 대해서는 현재 ‘묘책’이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은 ‘드릴(석유시추), 드릴, 드릴’만 외치는데 이는 진정한 에너지 대책이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휘발유 가격 상승은 왜 대체 에너지를 개발해야 하는지 상기시키는 고통스러운 현상”이라며 자신의 대선 공약인 청정에너지 개발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개스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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