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일 한식 세계화 강연회 갖는 조태권‘광주요 그룹’회장
한식문화 전도사’ 조태권 광주요 회장이 8일 본보를 방문해, 한식의 세계화 발전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장지훈 기자>
‘상징’ 그에게 한식은 단순히 한민족의 식문화가 아니다. 그는 한식을 한민족의 수 천년 역사와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상징’이라고 말한다.‘가장 민족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괴테의 말 그대로다. 이‘상징’을 끊임없이 진화시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수출하려는 야심을 가진 이가 바로 광주요 그룹 조태권 회장이다.
평생을 한국 전통 도자기 산업에 바친 부친 고 조소수 선생의 유지를 이어 전통 도자기 생산업체 ‘광주요’를 이끌고 있다. 여기에 고급 한정식당 ‘가온’과 전통 소주 제조업체 ‘화요’도 그의 작품이다.
이명박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자문위원으로 전통 문화 세계화 관련 자문을 하기도 했다. 한인들에게 한식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직접 선보이기 위해 오는 10일 오전 8시 옥스퍼드 팔레스 호텔에서 본보 후원으로 ‘한식 세계화로 가는 길’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는 조태권 회장은 LA를 한식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평가한다. 그만큼 LA에서 한식은 훌륭한 문화 상품으로서 무궁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LA를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
▲LA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다.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한식당을 비롯한 한국 문화가 미국 문화와 공존하고 있다. 다양한 세계의 인종이 모여드는 LA는 한마디로 거대한 ‘한식 세계화 실험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약하나마 수십 년을 한식 세계화에 매진해 온 입장에서 LA 한식 문화에도 애정을 갖고 있다. 그분들에게 작은 도움을 드리고자 찾게 됐다.
-‘작은 도움’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한식세계화 구호는 사실 오래 전부터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최근 한식세계화재단이 생기면서 나온 것이 아니다. 한식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담긴 ‘상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식이 일식과 중식, 서양식에 비해 주목받지 못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미국이나 세계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내에서도 한식은 값싸게 아무 때나 먹을 수 있는 고급스럽지 못한 음식문화로 등한시되고 있다. 그래서 한식 고급화에 나서게 됐다. ‘고급 문화론’을 주창하며 최고의 품질과 맛, 정성이 담긴 우리 한식문화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에서였다.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하나 둘씩 쌓였다. 이런 성과를 강연회를 통해 LA 한인 동포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이번 10일 강연회의 주요 내용은.
▲한식도 고급화해야 세계화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 다양한 메뉴를 계속해서 개발했다. 홍계탕이 대표적이다. 기존의 삼계탕에 인삼 대신 한국 전통의 홍삼을 넣어 새롭게 개발한 메뉴였다. 여기에 전복과 각종 고급 한약재까지 들어간 말 그대로 전통 보양식이었다.
이 메뉴를 그가 직접 신사동에 세운 ‘가온’에서 맛본 외국 손님들이 입소문을 내 세계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이 찾기 시작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금도 한국을 방문하면 홍계탕을 찾을 정도로 매니아였다. 두바이 왕자 일행은 홍계탕을 자신의 자가용 비행기로 특송을 부탁해 540만원어치 팔았던 일도 있다. 기존 한식에서 조그만 비틀어 고급화하면 세계에서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그런 구체적 사례를 중심으로 교민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현재 한국의 한식세계화 전략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한식세계화재단이 출범해 50억원을 들여 뉴욕 맨해턴에 있는 한식당들을 지원하려다가 백지화되면서 답보상태에 있다. 장기 전략 없이 구호만 요란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한식을 ‘문화’보다는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보면 그런 일이 계속해서 벌어질 수밖에 없다. 20~30년 후 전 세계 한식 매니아를 10억명 확보하기 위해 5년, 10년 단계적 장기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시간에 스시 세계화에 성공시킨 일본의 사례부터 연구해야 한다. 현재 한식세계화재단에는 이런 전략이 부재하다. 한식세계화를 위해 세계를 무대로 누비고 있는 우리 같은 기업을 지원해도 부족한 마당에, 오히려 도자기, 술 후원을 부탁하고 있는 처지다.
-미국에서 한식의 발전 가능성은.
▲한식만큼 우수한 음식 문화도 세계에 드물다. 맛과 멋을 두루 갖춘 한식에 세계인이 열광하고 있지 않은가. 여기에 조금의 노력만 더 기울인다면 일식 못지않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우리 한식 문화에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사람들은 일식에 수십만원 지불해도 아깝지 않아 하지만, 한식에는 10만원도 비싸다고 생각한다. 고급화로 한식도 충분히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그동안 국내에서 입증하려 노력해왔다.
-산업으로서의 한식을 평가하면.
▲음식은 단순히 맛이 있다고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음식을 담는 그릇, 함께 마시는 음료까지 완벽히 조화돼야 최고의 평가를 받는다. 한식이 세계화되면 그 음식을 담는 한식 그릇이 수출될 것이고, 또 음식과 함께 마시는 전통술의 수출길도 활짝 열릴 것이다.
한식 선순환 산업 구조가 바로 이것이다. 2030년까지 10억 매니아를 확보해, 이들이 한 달에 한번 한식을 먹는다고 가정하더라도 1년에 120억번, 한 끼에 20달러만 소비해도 2,400억달러다. 이만한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 산업에 대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있는 게 의아스러울 정도다. 한식은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이일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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