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획 - 포춘지 집중분석 ‘한국 주택시장 변화’
베이비붐 세대의 퇴장과 1인가구의 증가는 역세권 소형 주택의 수요 증가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시기 거주주택 대거 처분 임박
고령화와 도심회귀 현상 등 주택소비 유형 크게 바뀌어
‘자산가치 상승’ 노린 투자보다는 ‘수익성 중시’ 투자로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는 단기적으로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사회 구조 변화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인구증가세 둔화, 저출산, 고령화 사회 진입, 1인 가구 증가가 부동산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한국일보와의 특약을 통해 매달 발간하고 있는 ‘포춘 코리아’는 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한국 부동산시장의 변화와 그에 따른 대응 전략을 분석했다.
▲ 주택 소비수요 변화
1955~63년까지 9년 동안 출생한 사람들을 베이비붐 세대라고 부른다. 총 688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4.1%를 차지한다. 한국 직장인 5명 중 1명이 베이비붐 세대다.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베이비붐 세대는 2012년이면 만 49~57세가 된다. 이 연령대는 생애 주기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고, 가장 소비가 왕성한 시기에 해당한다. 자녀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주거소비를 확대한다. 베이비붐 세대는 75%가 자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고, 이 중 48%는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가계자산에선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평균 74.8%다. 게다가 이 세대의 67~71%는 부채를 통해 부동산 자산을 증식시켜 왔다.
은퇴 후 소득 감소에 따른 부채상환 부담 증가는 보유 부동산의 처분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 뻔한 상황이다. 금융자산 비중이 낮아 노후 준비는 매우 덜 된 상태라 할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하면 가계소득과 소비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자산 보유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에선 18~20%의 베이비붐 세대가 주택을 노후 생활수단으로 활용한다. 한국의 경우엔 20% 내외의 주택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화와 도심 회귀 현상
저출산·고령화는 인구구조론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하는 월드팩트북(2011년 판)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3으로 222개 비교대상 중 217위로 나타났다.
독신세대의 증가, 결혼 자체를 기피하거나 뒤로 미루는 비혼화와 만혼화, 높은 육아비용 부담,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로 인한 출산시기 지연 등이 저출산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고령인구의 증가로 인해 교통, 의료, 쇼핑, 행정서비스 제공이 편리한 대도시는 인구증가가 지속되겠지만 지방은 인구감소와 고령화의 이중고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독거노인이나 자녀와 동거하지 않는 노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 중 ‘자녀가 없어 부부만 사는 가구 또는 홀몸 노인’이 2000년 17만8,908명(33.5%)에서 지난해 40만224명(43%)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고령화는 1~2인 가구의 증가를 빠르게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1~2인 가구 의 증가는 대형주택 수요 감소, 도심지 역세권 소형주택의 수요증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생산가능 인 구 감소는 국토의 공간구조를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주택 소비유형의 변화를 수반해 부동산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세권 소형주택 수요 증가
통계청은 2030년이면 1인 가구 비중이 23.7%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5~30년에 1인 가구는 약 150만 가구, 2인 가구는 205만 가구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동기간 동 안 증가하는 가구 수(390만 가구)의 91.6%에 달하는 수치이다. 3인 가구와 4인 가구는 2020년까진 증가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주택정책은 3인 이상 다인 가구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소형주택 공급이 부족했고, 이로 인해 최근의 전세난이 더욱 가중되기도 했다. 저출산과 인구감소, 고령 화, 베이비붐세대의 본격은퇴,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세로 인해 한국은 사회·인구구조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주택소비 수요의 변화와 더불어 국토, 지역개발, 도심개발, 주택공급 정책도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SOC 예산 축소,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등의 정책들이 사회구조 변화상을 보여주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부동산투자 대응전략은
그렇다면 한국 부동산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우선 패러다임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을 기대한 투자’에서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투자’ 시대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보단 노후생활을 위한 안정적 수입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수요는 1~2인 가구의 증가로 당분간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낮 은 소득수준, 직주근접 성향, 편의시설 접근성 등의 요인 때문에 소형 주택, 특히 역세권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수요증가로 이뤄질 것이다. 대형주택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적 양극화에 따른 도심지 고급주택 선호현상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아파트 위주의 획일화된 주거문화도 단독이나 타운하우스, 한옥처럼 다양한 형태로 변할 것으로 보여 자연환경 요소가 뛰어난 도심 고급주택이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다.
국토정책의 변화로 토지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대도시와 그 주 토지시장은 향후 20여 년간 꾸준한 수요증가로 가격상승이 예상되지만, 지방은 반대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지역개발 정책도 균형정책이 아닌 거점개발 같은 ‘선택과 집중’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구도심은 공공투자 제약과 경기침체로 슬럼화되고, 신규 도심으로의 인구이동이 일어날 것이다. 소득수준에 따른 계층적 분화현상이 발생한다는 얘기다.
따라서 지방의 경우 토지시장은 물론 주택시장도 침체와 가격 하락을 겪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도시 역세권 소형주택은 블루칩이 될 것이다. 안정적 임대수익을 바라는 부유층의 주택 추가 구입과 대형주택에서 소형주택으로 바꾸는 노인층의 증가,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주택수요자들이 꾸준하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높은 땅값, 기존시설의 유효성 등으로 인해 공급은 더디게 진행된다. 수요 증가에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 매매 증가 와 가격상승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구조변화는 부동산시장 참여자들의 근본적 인식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는 부동산 대응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강선원 한국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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