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돈 요구 거부하자 무릎 꿇리고 구타
▶ 범행후 떠나면서 “우릴 위해 기도를”
시카고에서 30여년 간 빈민운동을 해온 80대 가톨릭 신부가 한밤중 성당에 침입한 2인조 강도에게 헌금을 털리고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7일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시카고 남서부의 세인트 마거릿 성당에 전날 오전 12시30분께 2인조 복면강도가 침입했다.
이들은 사제관에서 잠자고 있던 대니얼 멀레트(80) 신부를 침대에서 끌어내린 뒤 둔기로 얼굴을 구타하며 “현금이 있는 곳을 대라"고 요구했다. 멀레트 신부는 처음에는 “성당 안에 돈이 없다"고 말했지만 일당이 신부를 바닥에 무릎 꿇게 하고 가슴을 걷어차기 시작하자 “헌금을 내주겠다"며 항복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멀레트 신부는 일당이 폭행을 가하는 동안 생명을 잃게 될 것을 우려하며 ‘사죄경’(Act of Contrition)을 소리 내 외웠고 일당은 “입 다물라"고 소리치며 폭행을 지속했다"고 전했다.
신부는 일당을 성당 지하에 놓인 금고로 데려갔다. 그러나 금고 여는 방법을 몰라 더 심한 구타를 당했다. 결국 신부는 자신의 침실에 놓인 금고에서 현금 500달러를 꺼내주었다. 그러자 일당은 이 돈을 받아 달아나며 “이해가 안 될 소리겠지만 우리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둘 중 한 명은 신부의 부상을 염려한 듯 “어서 앰뷸런스를 부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성당 관계자는 “멀레트 신부는 갈비뼈가 여러 대 부러지고 얼굴에도 멍이 들었지만 심리적으로는 안정감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일당 중 최소 1명이 멀레트 신부와 아는 사이라는 증거가 확보됐다"면서 “그러나 아직 체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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