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국무부에서 열린 성 김 주한 미국대사의 공식 선서식에서 성 김 대사가 부임 서명을 하고 있다. 이를 가족들이 감회 어 린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뒷줄 왼쪽부터 부인 정재은씨, 모친 임현자씨, 두 딸 에린과 에리카.
미국 대표해도 한국과 이해상충 없을 것
학생·젊은층 비롯 많은 분들과 교류 최선
한국말 대화 좋아해 최대한 많이 쓰려 해
두 딸에게 한국·한국어 가르치게돼 기뻐
사상 첫 한국계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성 김(51) 대사는“내가 태어났고 처음 사랑했던 나라(my country of birth, my country of first love) 대한민국에 미국의 대사로 돌아가게 된 것은 더 할 나위없는 영광”이라고 소감을 피력했다. 오는 10일 서울에 도착해 곧 주한 미대사로서 공식 업무를 수행할 성 김 대사는 부임에 앞서 지난 4일 국무부 청사에서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가졌다. 김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로서 고국인 한국에 가는 것은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미국 정부의 견해를 주창하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그러나 미국의 국익을 옹호한다고 해서 한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사는 아직 이명박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국무부의 전통적 외교관행에 따라 정책 현안에 대한 질문은 사양했다. 다만 첫 한인 출신 대사로서의 심경이나 한국 국민들에 대한 인사 차원의 포부, 활동계획을 포괄적으로 언급하면서 인터뷰에 임했다. 성 김 대사는 한국어도 비교적 잘하는 편이지만 이 날 인터뷰는 영어로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이다.
▲주한 미대사로 임명받아 부임하는 소감은.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또 외교관으로서 내가 태어나고 처음 사랑했던 나라, 대한민국에 미국의 대사가 되어 돌아가는 것은 큰 영광이다. 이보다 더 큰 영광은 없을 것이다.
한미관계가 양국관계뿐 아니라 세계적, 지역적으로 점점 더 중요성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대통령을 대리해서 일하며 한미관계에 대한 정책지침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자리에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두 딸에게 한국과 한국어를 가르치게 돼서 기쁘다. 두 딸이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한국의 유산을 알게 되고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무슨 일을 하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큰 현안도 많고, 규모가 큰 대사관을 맡게 됐지만 양국이 관계를 강화하는데 헌신하고 있고 대북문제나 교역문제 등 이슈에서 잘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일하는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임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민들과 비공식적인 교류를 많이 했다. 향후 활동계획은.
-대사로서 일반 한국 국민들과의교류를 확대하고 싶다. 젊은층과 교류
를 더 확대하고 대학을 방문할 생각을 하고 있다. 스티븐스 대사가 소셜미디어를 열심히 하셨는데, 나도 그런 부분을 지속하고 싶다. 공통의 가치를 지향하는 강력한 인적관계는 양국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글로벌 무대로 이끌어주는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젊은층, 학생, 그리고 나이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들과 교류할 기회를 찾을 것이다.
▲첫 한인 출신 주한 미대사이기 때문에 한국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미국의 이해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사업무 수행과정에서 이해의 충돌이 있지는 않을까.
-개인적으로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주한 미대사로 일을 한
다는 것은 미국 대통령을 대리해서 미국 정부의 견해를 주창하기 위해
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양국관계는 상당히 많은 부분 수렴이 돼 있고, 같은 것을 원한다.
가장자리에서 약간의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상호이익이 일치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미국의 국익을 옹호한다고 해서 한국의 국익에 반한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양국관계가 그보다는 성숙하고 복합적인 관계이다. 한국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부분을 알고 있다. 헌신하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양국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이해의 상충은 없을 것이다.
▲한국어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사로 한국어를 사용할 생각이냐.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을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잘할 수 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대화를 한국어로 상대적으로 잘 할 수 있다는 것과 미국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공식적인 대화를 한국어로 잘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르다.
인적 교류를 하면서 최대한 가능한한 한국어를 많이 쓸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적절할 때만 가능할 것이다.
내가 한국어를 잘한다고 뽐내려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실수를 하게 되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를 최대한 많이 쓰려 노력할 것이고, 대사 임기가 끝날 무렵에는 모든 말을 한국어로 잘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좋겠다.
▲한인 주한대사로서 한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부담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첫 한국계로서 주한
미대사가 된 것은 더 할 나위 없는 큰 영광이고 큰 책임이다. 한국민들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너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동포이므로 한국의 입장을 더 이해하지 않을까’ 등 예단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 한인 첫 대사라는 점을 결코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모친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대사로 가는 아들에 대한 당부 말
씀은.
-어머니는 내가 주한 대사가 된 것을 너무 자랑스럽게 행각한다. 너무
행복해서 내가 대사로 지명된 후 반년동안 눈물을 계속 흘리셨다.
어머니는 전통적인 한국의 어머니이시다. 어머니는 정책적 문제보다도
내가 뭘 먹고 다니는지가 더 걱정이다. 어머니는 수차례 나에게 ‘중요한 책임을 맡았으니까 열심히 일하라’고 당부하면서, 당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내가 잘 먹고 다니고, 건강을 유지하고, 술 너무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라고 말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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