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전청소년센터 서경희
최근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 세상의 전부였던 아버지가 억울한 죽음을 당하자 잠을 잘 수가 없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말하면서 아버지의 복수를 결심하는 이야기 한 장면을 보았습니다. 자신의 삶 전부를 걸고 복수를 결심하면서 그것에 매달려서 살다보니, 몸은 더 힘들어지고 삶은 더 참혹하고 힘들었노라고 이야기 합니다. 온 몸이 복수로 가득 찬 눈으로 그가 말합니다. ‘그 만큼 절박했고, 그 만큼 분노했고, 그만큼 외로웠다.’ 고..
2011년 7월 22일 9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노르웨이 테러사건의 범인은 안데르스 브레이빅이라는 청년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추측과 달리 그는 반무슬림주의자도 아니고 노동당의 사민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자도 아닌 평범한 청년으로, 어린 시절에 ‘마마보이’라고 불릴 만큼 온순하고 평범한 소년이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잦은 이혼과 복잡한 가족사 그리고 아버지에게 외면당한 채 성장했습니다. 노르웨이대사관의 상무관이었던 아버지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세 자녀가 있었고, 어머니는 첫 결혼에서 딸 하나를 둔 후 재혼하여 브레이빅을 낳았습니다. 브레이빅이 한살 때에 부모는 헤어져, 아버지는 다시 대사관 동료직원과 결혼 한 후 이따금씩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브레이빅이 공공장소 벽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다니다가 경찰에 입건된 사건으로 인해서 아버지는 아들을 만나려 하지 않았고 15살 이후에는 만나주지도 않았고, 한 번만 만나달라고 5년 전에 부탁했지만 아버지는 또 거절해 만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원망이 뒤섞인 채 성장했을 것이고, 아마도 브레이빅이 테러 대상을 삼은 것은 집권노동당을 아버지가 지지했었다는 이유와 아버지의 새 부인이 이민자 신청업무를 하는 정부기관에서 일했다는 이유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부모의 이혼 같은 사유로 인해서 안데르스 브레이빅처럼 부모의 돌봄과 사랑을 필요로 하는 청소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사는 많은 청소년들을 위해서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청소년에게 애정 어린 칭찬과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어른들을 가끔 만나게 됩니다. 부모사랑의 빈자리와 허전함은 어른들의 보살핌으로 인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도 하고 많은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소년들이 어른에 대한 무례한 태도를 보이거나, 어른들의 결정에 거부반응과 청소년들이 자기주장을 강하게 하게 되면 관계가 쉽게 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버릇이 없는 태도와 도움에 감사할 줄을 모른다는 이유로 심하게는 문제아로 치부하기도 합니다. 무엇인가를 베풀면서 감사하는 마음과 반듯한 태도를 기대하기도 합니다. 위하는 마음에 충고와 훈계도 너무 쉽게 하기도 합니다. 한 번 말하면 잘 알아듣고 행동하거나 철든 행동을 한다면 청소년이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까칠한 태도와 거친 행동을 하는 청소년일수록 채워지지 않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것이며 사랑을 받지 않았기에 사랑표현이 서툰 것입니다. 이러한 청소년들은 상처도 잘 받고 예민하여 어떤 말이 그 아이들의 허전하고 채워지지 않은 마음에 자라게 될까 걱정이 안 될 수 없습니다. 부모의 억울한 사연을 보게 되는 청소년과 부모에게 무시당하고 상처받게 되는 아이들 그리고 또 다른 많은 이유로 어른들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에게 따뜻함을 담은 말과 눈길 그리고 손길은 청소년들에게는 키다리아저씨가 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나에게서 시작된 청소년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또 다른 이에게 전달되고 전달되어 진다면 이것은 사랑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로 나타날 것이라 믿습니다.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의 돌풍을 일으킬 만큼 큰 영향을 가져 올 수 있는 것처럼, 무섭고 외로운 마음, 복수심과 상처 난 마음에 위로와 사랑을 채운다면 그 시작은 한사람을 치유하고 건강한 성인으로의 삶을 선물하겠지만, 제2의 노르웨이 테러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여 무고하게 죽임을 당한 일과 복수를 결심하는 일을 막는 사랑의 나비효과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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