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면서 일반 투자자들은 금, 부동산, 채권 등 다른 투자 상품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연합>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과 함께 또 한 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장을 강타하면서 요즘 가장 혼란스러운 사람은 일반 투자자다. 등급 하락 소식과 함께 지난 일주일 동안 주가는 널뛰기를 계속하면서 시장은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투자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해법을 전문가들과 함께 제시해 본다.
■ 주식 팔아야 하나? 사야 하나?
투자가 입장에서 포트폴리오가 하루에 5~10%씩 하락하면 당연히 지니고 있는 주식을 전부 시장에 내놓고 싶은 절망적인 생각에 빠지게 된다. 또한 일반 투자가들이 며칠 사이에 20~30%가 폭락한 주식들을 보게 되면 저가 매수의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성급한 행동은 자제할 것”을 조언한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주식시장에 한두 번은 더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는 지난 1993년 4월 신용등급이 AAA에서 떨어졌지만 1년 동안 주식시장은 15%가 상승했으며 일본 역시 1998년 신용등급 하락 이후 12개월 만에 니케이지수가 25% 상승했다.
이번 사태가 서브프라임 사태의 재연이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008년 9월부터 다우지수는 6개월 만에 6,574까지 폭락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현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RBS의 수석 시장 분석가 존 리처즈는 “서브프라임 당시에는 은행들이 심각한 자본 위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풀 돈이 없었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주식시장을 흔든 것이지 금융기관이 실질적으로 돈이 없어 발생한 사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기관 그리고 투자가들 모두 서브프라임 사태를 통해 너무나 배운 것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보다 적절하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제닷컴의 토마스 박 대표는 “아직도 장기적 주식 전망은 상승세로 보인다. 세계 선진국들이 일제히 풀고 있는 통화량과 향후 은행들이 돈을 푸는 사이클이 상승세 전망의 가장 큰 요소가 되겠다”며 “G7의 유로존 구출작전이 월스트릿에 먹혀 들어가면 여름조정이 종식될 수 있지만 문제의 해결책이 지지부진하면서 시간을 끌게 되면 주식시장의 끝없는 추락의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고 분석했다.
▲ 금 지금 사야 하나?
금값은 앞으로도 계속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연방 국채가 흔들리면서 세계 중앙은행들이 외환 보유고 중에서 금의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값은 2000년대 초반까지 온스 당 25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지금은 1,70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중요한 사실은 지난 1980년대 초반 온스 당 8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는 점이다. 채권이나 CD와는 다르게 금을 구입하면 이자 수익이 없다. 금값은 또한 올 들어 17%나 인상됐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고공행진을 할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특히 기관 투자가들이 단기 수익을 노려 보유 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금값은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10일 1,800달러까지 치솟던 가격이 12일 1,74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퓨처패스 트레이딩의 프랭크 레시 애널리스트는 “시장에서 기관 투자가들이 치고 빠지는 형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금값을 추측하기는 쉽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급상하는 폭이 크게 되면 가격조정도 커지게 될 것이 분명하지만 장기적으로 금을 소유해야 하는 이유는 아직도 강건히 존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신용등급 하락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나?
지난 1993년 캐나다의 신용등급 하락 후 캐나다 10년 상환 국채의 수익률이 7.6%에 8.1%로 뛰었다. 하지만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국채는 이자 수익을 얻겠다는 의도보다는 달러와 같이 세계 투자기관 및 투자가들이 미래 보호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즉 일반 신용카드나 모기지 융자 같이 신용등급이 낮아졌다고 이자율이 오르는 경우는 연방 국채의 경우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채권에 투자를 하고 싶으면 국채보다는 대기업 회사채에 돈을 넣은 것이 유익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5년 만기 국채의 연 수익률이 0.97%에 비해 AAA 등급을 받은 튼튼한 기업의 5년 만기 회사채의 수익은 1.33%로 조사됐다. 미국 기업들의 평균 회사채 수익률은 4.48%에 달한다.
오펜하이머 펀즈의 아트 스타이메츠 최고 투자책임자는 “현재 정부와 일반 소비자들은 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창고에 돈이 넘쳐나고 있다”며 “튼튼한 대기업의 주식이나 회사채를 구입하는 것도 스마트한 투자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부동산 지금 뛰어들어야 하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당분간이나마 부동산 시장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정책이 향후 2년 간 지속되면서 모기지 금리도 사상 최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시장은 주식시장과 상이한 양상을 보인다. 공인측량사협회의 랜스 도어는 “미래가 불안하면 투자자들은 당장 부동산 등 안전한 투자대상을 찾는다. 특히 미국의 경우 부동산 가치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기대 수익률은 사상 최고로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하면서 핑크색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금리가 모든 것을 다 말해 주지는 않는다. 주택유지 여력(affordability), 부동산시장의 많은 부분을 지탱해 주는 외국자본, 물가상승률, 융자시장 분위기 등 고려해 봐야 할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지금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는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 요동치는 환율의 대응책은?
당분간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은 글로벌 경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면서 현존의 달러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경기가 위기에 처하면 사람들이 안전자산인 달러를 확보하기 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는 FRB가 제로금리 방침을 발표한 이후 약세로 돌아서고 있다.
이런 이유로 수출업자나 유학생 등 단기자금은 지금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고 중장기 자금은 기간을 분산해 환전하는 것이 유리하다. 미국의 불황이 지속되고 한국이 현재와 같은 경기 성장을 유지할 경우 외국인 투자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원화의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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