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부실대출 정리 ‘약효’발휘
3년간 6억여달러 손실 낸 후 4년 만에 순익
부동산 침체 여전·더블딥 우려 회복 걸림돌로
한인은행권이 지난 3년 간 이어온 대규모 손실행진을 마감하고 올해 흑자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 되는 등 영업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하와이 등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5개 한인은행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을 마감한 가운데 이들 은행들은 올해 상반기에 219만달러 순익을 기록, 2010년 상반기의 1억1,672만달러 손실을 뒤로 하고 올해 전체로도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도표 참조>
▲실적개선 추세 확연
한인은행권의 연도별 실적을 보면 이같은 실적 개선 트렌드는 확연해진다.
한인은행권이 마지막으로 순익을 기록한 것은 2007년으로 15개 은행이 총 6,264만달러 순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8년부터 한인은행권은 부실대출 상황이 본격적으로 악화됐고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과 손실처리 비용이 급증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8년에는 6,581만달러 손실을 낸데 이어 2009년에는 손실 규모가 무려 2억9,243만달러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0년에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2억4,874만달러 손실을 내면서 2007~2010년 3년간 총 손실규모가 무려 6억698만달러에 달했다.
올 2분기 현재 15개 한인은행들의 총 자본금 규모가 18억2,399만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15개 은행 자본금의 3분의1이 3년 간 손실로 증발한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에 15개 은행 중 5개 은행만이 순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11개 은행이 순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익 규모는 윌셔은행이 5,306만달러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다면 훨씬 많았을 것이다.
특히 2007~2010년 4년간 3억4,989만달러 순익을 기록했던 한미은행이 지난 3분기 연속 분기별 흑자를 내면서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2,334만달러 순익을 기록, 한인은행의 실적 개선 트렌드를 이끌었다. 반면 타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대출 정리작업을 늦게 시작한 윌셔은행은 2010년에 이어 2011년 상반기에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부실대출 정리
한인은행권이 지난 3년 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주요 이유는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대출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은행은 대출로 흥하고 대출로 망한다’는 말처럼 페이먼트가 잘 들어오던 대출들이 연이어 부실화되면서 한인은행권의 손실도 덩달아 불어났다.
특히 대출이 다운그레이드 되면서 은행은 감독국 규정에 따라 대출규모에 따라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고 회수 가능성이 없어 손실 처리해야 하는 대출도 늘었다. 은행 실적에서 대손충당금 전입비용과 손실처리 규모는 실적에 바로 반영되기 때문에 은행 실적에는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한 예로 한미은행의 경우 총 부실자산(NPA) 규모가 지난해 2분기의 2억6,620만달러에서 올 2분기에는 1억5,980만달러로 40%가 감소했고 총자산 대비 부실자산 규모도 지난해 2분기의 9.13%에서 올해 2분기에는 5.90%로 1년 만에 3.23%포인트가 감소한 것이 순익 전환의 주요 이유로 작용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단행한 노트세일 등을 통한 적극적인 부실대출 정리작업이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인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한다. 부실대출 규모 감소는 바로 대손충당금 전입비용과 손실처리 감소로 이어지면서 손실 규모가 대폭 감소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수익 부문에서도 한인은행들은 예금고를 확보하기 위한 출혈이자 경쟁을 피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4%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개선됐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소 등을 통해 인건비와 각종 경비를 절감했다.
▲어려운 경영환경 예상
그러나 이같은 올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한인은행권이 완연히 회복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우선 미국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에는 더블딥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고 부동산 마켓도 아직 본격적인 회복을 시작하지 못하는 등 올해와 내년에도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인은행권의 단조로운 수익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올해 들어 서서히 대출을 늘리고 있지만 자체 부동산 대출(CRE)이나 비즈니스 대출보다는 연방정부가 75% 보증을 해주는 SBA론에 치중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또 은행들이 SBA와 대출 노트들을 판매하면서 단기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으나 이는 전체 대출 포트폴리오의 위축과 감소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하락과 성장동력 감소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올해 상반기의 실적 개선이 은행이 돈을 많이 벌어서 순익을 낸 것보다는 부실대출에 따른 경비와 비용이 감소한데 기인한 점이 더 크다”며 “은행마다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라는 공통적인 고민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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