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 오디션 붐을 일으킨 엠넷 ‘슈퍼스타K(슈스케)’의 컴백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다음 달 12일 첫선을 보이는 ‘슈퍼스타K 3’는 지난해와 사뭇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 1년간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각종 오디션 프로가 쏟아졌고 시청자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졌다. MBC ‘위대한 탄생 2’를 비롯해 SBS ‘기적의 오디션’ 등 지상파 오디션 프로와 직간접적 대결도 불가피하다.
시즌 1부터 ‘슈퍼스타K’를 이끌어온 엠넷 김용범 CP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 29일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만난 그는 "편집을 시작한 지 사흘째인데 잠을 제대로 못잤다"며 초췌한 모습이었다.
금요일 밤 시간대를 오디션 프라임 타임대로 만든 당사자지만 부담감은 여느 연출자 못지않은 듯 했다.
"시즌 3도 시즌 1처럼 ‘안티(anti)’ 분위기에서 시작해요. 시즌 1을 시작할 당시 오디션은 아무도 안 할 정도로 ‘망하는 포맷’이었는데 이제는 너무 많아서 물린다는 분위기잖아요. 변하긴 했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어렵기는 비슷하죠."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적이 시원치 않지만 ‘슈퍼스타K 3’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크다. 시즌 1,2에서 보여준 재미와 감동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김 CP 역시 "오디션이 지겨웠던 분들에게 ‘슈퍼스타K’가 이렇게 재미있었다는 점을 환기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슈퍼스타K 3’는 다양성과 개성에 초점을 맞춘다.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재능 있는 ‘원석’을 선발한다는 게 제작진의 원칙이다.
이를 위해 참가자를 위한 문호를 넓혔다. 2인 이상 그룹 부문을 별도로 만들었고 악기 사용도 확대했다.
지난 3월 10일 시작한 참가 신청에는 총 196만7천여명이 몰렸다. 시즌 2보다 약 60만명 늘어난 수치다. 제작비도 100억원으로 케이블 프로그램 사상 최대 수준이다.
제작진은 ARS와 UCC를 통한 1차 예선을 거쳐 전국 8개 도시를 돌며 2, 3차 예선을 진행했다. 해외 거주자들을 위해 미국과 중국, 일본에서도 오디션을 열었다.
편집해야 할 테이프만 100만개라며 한숨을 내쉬면서도 김 CP는 "올해 예선을 훓어보면 자신이 있다"고 했다.
"실력을 갖춘 분들이 많이 들어오셨어요. 듣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심사위원들이 기성가수들이 못가진 목소리를 찾겠다고 시작했는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신 것 같아요."
전보다 싱어송라이터가 많아졌고 그룹 비중이 20~25%를 차지하는 것도 이전과 달라진 점이다.
그는 "음악적 색깔이 좀 더 진해졌다"며 "개인적 아픔을 음악으로 녹여낸 분들이 많아서 고액과외를 받고 속성으로 배운 친구들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즌 3에는 이효리, 엄정화에 이어 윤미래가 여성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김 CP는 "기존 심사위원인 이승철과 윤종신이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다"며 "본인이 힘든 과정을 거쳐 톱가수가 됐고 아내와 어머니로 경험이 있다보니 이해폭이 넓더라"고 평가했다.
그는 "(남편인) 타이거 JK가 종종 와서 외조를 한다"며 "심사위원이 하나 더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시즌 3는 총 14회로 제작된다. 본선 생방송 무대는 작년보다 1회 더 늘렸고 도전 과제들도 대거 바뀐다. 멋진 무대를 보여주기 위해 더 큰 규모의 공연장으로 옮기는 것도 고민 중이다.
그룹 비중이 늘면서 솔로와 그룹간 대결 양상이 보일 것이라고 김 CP는 귀띔했다.
이 모든 변화의 기본 방향은 ‘업그레이드’다.
그는 "오디션이 많아지다 보니 그저 그런 오디션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장치들을 많이 넣었다"며 "다른 오디션 프로들이 저희한테 영향을 준 셈"이라고 설명했다.
3차 합격자들은 9월부터 시작되는 최종 예선인 ‘슈퍼위크’에 참가한다. ‘슈퍼위크’는 2박3일간 진행되며 생방송 본선 진출자 10명을 선발한다. 우승자를 가리는 최종회는 11월 11일 밤 11시 방송된다.
3차 예선을 통과하고 대기 중인 합격자들의 근황을 물으니 "아마 숙제하느라 정신없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심사위원들이 시어머니처럼 주문을 많이 해놔서 숙제하고 있을 거에요. 예선보다 본선에서 200~300% 실력을 발휘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작년 예선 테이프를 보니 제작진이 예상한 톱10 중 3명만 맞았더라고요. 전 예선 때 허각이 기억도 안 났어요.(웃음)"
다양한 참가자들이 등장하다보니 사생활 파헤치기나 내정설 등 각종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논란은 관심과 비례하는 만큼 ‘슈퍼스타K 3’의 앞날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김 CP는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두근하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면서 "논란은 논란일 뿐"이라며 "적어도 공정성과 관련해 잡음이 안 날 것이란 점에는 자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위대한 탄생 2’와의 경쟁과 관련해 "각자 색깔이 있는 것"이라며 "우리 나름대로 사랑해주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마지막으로 목표 시청률을 물었다. 시즌 2는 지상파 인기 프로에 버금가는 18%의 시청률을 달성했다.
"아직도 어떻게 그런 시청률을 달성했는지 미스터리에요. 경험치가 없다보니 케이블이 얼마큼 올라갈 수 있을지 아무도 몰라요. 시청률이 안 나오더라도 그게 다가 아니라고 봐요. 그저 톱10을 끝까지 애정 어리게 봐줄 만한 시청률이 나오면 만족합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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