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영국도 못한 ‘그랜드슬램’ 한국이 해냈다
▶ 1948년 생 모리츠 올림픽 참가이후 70년만에 쾌거
지난 5월 14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기원 국민대합창’ 행사가 열리고 있는 장면. 이 행사에는 서울과 평창에 2,018명, 뉴욕에 200여 명의 합창단원이 참여했다. 2,018명은 2018년을 의미한다. <사진=연합>
한국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다.
평창은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해 경쟁 후보 도시인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를 누르고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발표했다. 제23회 평창 동계 올림픽은 7년 뒤인 2018년 2월9일부터 25일까지 16일 동안 펼쳐진다.장애인들이 참여하는 패럴림픽은 동계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 뒤인 3월9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한국이 1948년 스위스 생 모리츠 동계 올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70년만에 지구촌의 겨울 대축제를 한국으로 가져오는 것에 성공한 것이다.한국이 올림픽을 치르는 것은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이후 30년만이다. 아시아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1972년 삿포로 대회와 1998년 나가노 대회에 이어 세
번째로 국가로는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특히 이번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로 1988년 서울 올림픽, 2002년 축구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 국가인 한국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에 이어 6번째로 세계 4대 스포츠를 모두 유치한 ‘그램드슬램’ 국가로 등록됐다.
평창의 도전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는 2전3기. 꼭 15년만에 이룬 쾌거다.
사실 도전은 1996년부터 시작됐다.2000년 공식 유치를 선언했을 당시 경쟁도시는 오스트리아 잘브르크와 캐나다 밴쿠버. 첫 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03년 7월3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은 1차 투표 1위를 차지해 국제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밴쿠버와의 2차 결선투표에서 53대 56으로 쓴맛을 봤고 2014년 대회에 재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재도전에서도 1차 투표 1위를 차지했지만 2차 결선투표에서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선 러시아 소치에 밀려 47대 51로 다시 또 쓴잔을 마셨다.
대통령 직접 나서
푸틴 대통령이 나섰던 소치의 아픔을 기억,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남아공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장을 직접 찾았다.그는 IOC 총회 개막식에 앞서 더반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로게 IOC 위원장과 만나 한국의 동계 올림픽 유치 지원 현황 등에 대해 설명했으며 IOC의 개최지 선정 투표 직전 실시되는 후보 도시 프리젠테이션(PT)에 발표자로 까지 나섰다. 조양호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위원장에 이어 평창 PT의 2번째 발표자로 나선 그는 4분여간 한국과 올림픽, 한국의 동계 올림픽 유치 준비와 의미 등을 설명하며 IOC 위원들에게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총 70분 가량 배정된 한국의 PT에는 이 대통령과 조 위원장 이외에도 김진선 체육협력 대사, 세계 피겨스케이트 챔피언 김연아, 한국계 미국 스키 선수 출신 토비 도슨,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문대성 IOC 위원이 나서 평창을 홍보했다.
국제사회 반응
뉴욕타임스(NYT)는 8일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 비결을 인내라고 분석했다.
전날 평창의 유치 소식을 전한데 이어 NYT는 이날 유치 성공 요인과 의미, 경제적 효과,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해 보도하며 “한국 내·외에서 포기하지 않는 인내가 주효했다는 분석이 있다”고 전했다.신문은 ‘참을성과 인내가 승리했다’는 로게 IOC 위원장의 발언도 함께 소개했으며 평창의 동계 올림픽 유치로 한국 언론의 사설처럼 한국의 위상이 올라갈 것도 예상했다.
신문은 이외에도 한국이 지구촌 겨울 스포츠 축제를 유치해 23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200억 달러의 투자와 소비가 창출돼 평창은 물론 한국 경제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특히 일본과 비교하는 경향이 강한 한국은 이전까지 일본이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동계 올림픽을 유치했다는 사실 때문에 속이 상했지만 이번 유치 성공으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은 한국이 정부와 체육계, 재계, 지역사회가 혼연일체로 힘을 모은 끝에 동계 올림픽 유치 3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으며 남아공의 유력 일간지인 ‘프레토리아’는 IOC의 평창 결정을 개발도상국에 희망을 전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은 평창과 강릉, 정선 일대에 설치된 13개 경기장에서 치러진다. 경기장은 알펜시아 클러스터(평창), 코스털 클러스터(강릉), 2개의 독립 경기장(보광·중봉 스키장) 등 크게 3개 지구로 나뉜다.
전체 13개 경기장 가운데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보광피닉스파트, 강릉실내빙상장 등에 7개 경기장 시설이 이미 마련됐으며 나머지 6개 경기장은 2016년까지 모두 설치될 계획이다.
설상 경기가 펼쳐질 평창 지역은 2만여명이 머물 수 있는 콘도 등 숙박시설을 모두 갖췄으며 빙상 경기가 열릴 강릉은 유천택지에 490 가구 규모의 선수촌아파트를 세울 계획으로 시설은 대회가 끝난 뒤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 이명박 대통령의 올림픽 유치 PT 연설내용
존경하는 쟈끄 로그 의장님, IOC 의원 여러분, 나는 올림픽이야말로 인류가 창조한 최고의 유산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올림픽을 통해 인류는 인종, 종교, 문화의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됩니다.우리가 제시한 비전, “새로운 지평”은 바로 이러한 올림픽 정신을 반영하고 있습니다.우리 한국인은 성실함, 우정, 공정한 경쟁을 중시하며 이는 바로 올림픽 정신의 높은 가치이기도 합니다.
지난 1948년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고, 정부도 수립되지 않았지만 제5회 생 모리츠 동계 올림픽에 참가하였습니다.
세 명의 스케이트 선수와 코치 한 명, 임원 한 명을 스위스 생 모리츠로 보내기 위해서 온 국민이 성금을 모았습니다.그로부터 불과 40년 후 우리는 1988년 하계 올림픽을 개최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우리는 ‘88 올림픽을 통해 올림픽의 가치를 배웠을 뿐만 아니라,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IOC 위원 여러분, 나는 오랫동안 세계수영연맹 집행위원으로 봉사한 여러분과 같은 동료 스포츠인으로서, IOC와 올림픽이 우리나라에 남긴 유산에 대해 그 어느 누구보다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이제 대한민국은 올림픽을 통해 받은 것을 전 세계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부의 최우선 과제였습니다.나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밝힙니다.2018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한 모든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입니다.우리는 열심히 준비했습니다.우리는 여러분의 자랑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동계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의 꿈이 꼭 실현되도록 이 자리에 모이신 IOC 위원 여러분의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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