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컵을 2년 만에 되찾아온 유소연(21·한화)은 10대 때부터 한국여자골프를 이끌어 갈 선수로 평가받은 기대주였다.
유소연은 16세 때인 2006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도하 아시안게임에 출전,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원외고를 다녔던 유소연은 국가대표 최혜용(21·LIG)과 함께 팀의 막내였지만 큰 대회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배짱 두둑한 플레이를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느라 2006년에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시드 선발전에 나가지 못했다.이듬해 10월의 시드 선발전에서 4위에 올라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하지만 실력에 비해 ‘상복’은 그다지 없었다.
2008년 4월 김영주여자골프 오픈에서 우승해 ‘무서운 신인’임을 입증했지만 생애 한번 밖에 없는 신인왕 타이틀을 놓치고 말았다.당시 유소연은 신인왕 포인트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그러나 그해 10월 열린 메이저대회 KB국민은행 스타투어 4차 대회 3라운드에서 벙커에서의 오소(誤所) 플레이로 인한 벌타를 계산하지 않고 스코어 카드를 적어내 실격을 당하는 바람에 동갑내기 라이벌 최혜용에게 신인왕을 넘겨주고 말았다.아쉬운 프로 무대 첫해를 보냈던 유소연은 2009년 시즌에 4승을 쓸어담는 맹활약을 펼쳤지만 스포트라이트는 서희경(25·하이트)이 받았다.
서희경은 2009년 시즌 5승을 올리며 상금왕과 다승왕, 최저타수상, 대상(최우수선수상)까지 휩쓸어 버려 유소연이 가져갈 상은 없었다.그해 12월 열린 2010시즌 개막전 차이나레이디스 오픈에서는 서희경과 연장전 끝에 우승해 아
쉬움을 달래기도 했지만 2010년 들어서는 교정한 스윙에 적응하느라 한동안 우승 샷을 날리지 못했다.스윙교정을 완전히 끝낸 유소연은 올해 6월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마침내 다시 정상에 올랐고 그 여세를 몰아 US여자오픈에서도 우승컵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한 특별한 감회가 있을 텐데.
▲제가 골프를 처음 시작하고 며칠 안 있어 박세리 언니가 1998년 US오픈에서 우승했다. 그 장면을 보고 자란 `세리 키즈’이기 때문에 US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세리 언니가 연장전하는 동안 같이 응원도 해주시고 샴페인도 뿌려줘서 너무 특별한 날인 것 같다.저한테는 LGPA 첫 우승인데 이런 큰 무대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분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저 혼자서는 절대로 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특별하게도 3,4라운드를
한국 언니들과 같이 경기를 하게 돼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번 대회 우승 요인을 꼽는다면.
▲첫 라운드 때 티샷이 훅이 나 점수가 좋지 못했는데 그 후에 티샷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 다음 2,3,4라운드에서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계속 보낼 수 있어서 많은 버디 찬스를 잡
았던 것 같다.
또 그린이 너무 깨끗하고 좋아서 퍼팅이 잘된 것 같다. 제가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퍼팅이었는데 이번에는 퍼팅을 굉장히 잘 했던 것 같다.
--4라운드 18번홀에서 어려운 버디를 잡았는데.
▲처음에 퍼팅을 하려고 라이를 봤을때 너무 어려운 라이여서 긴장도 많이 하고 두렵기도 했는
데 `나는 굉장히 퍼팅을 잘한다. 좋은 선수다’ 이렇게 주문을 많이 외우기도 했고 긴장을 풀려
고 속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서희경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한국에서 경기할 때 언니한테 너무 많은 것을 배웠다. 너무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5일동안
정말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희경 언니가 LPGA에서 우승할 수 있
도록 계속 응원하겠다.
--대회 기간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는데 변수가 좀 됐나.
▲선수들 모두 다 똑같은 상황이니까 날씨에 특별히 개의치 않았다. 어제 세 홀을 남기고 날씨
때문에 경기가 중단된 것이 저한테는 아주 좋았던 것 같다. 오늘 아침에 쳤던 세 홀을 연장전
에 다시 하게 된 것이 나한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LPGA 투어를 하게 되면 가족 중에 누가 같이하나.
▲이번 대회에도 어머니가 따라 왔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그동안 골프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 가족과 캐디 등이 도와주지만 제가 실수한
것은 제가 혼자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이고, 골프가 혼자하는 운동이라는 것이 제일 어려웠던
것 같다.
--우승 상금은 어떻게 할건지.
▲잘 모르겠는데요, 동생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있어서 동생 뒷바라지를 잘 해줘야 할 것 같아
요(웃음…)
--특별히 감사를 전하고 싶은 사람은.
▲무엇보다도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또 저한테 많은 선생님이 계신 데 그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한국 골프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올해 LPGA 시즌에서 한국 선수의 우승이 없었는데 제가 스타트를 하게 돼 너무 기쁘다. 한
국에 계신 팬들의 응원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가 계속 지연되고 중단됐다 재개됐다 반복되는 바람에 힘들었는데 한국에 계신 분들이 트
위터 등을 통해 많이 응원해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도 힘을 낼 수 있
었다. 이제 LPGA 자동출전권을 얻게 됐는데 항상 (LPGA에)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굉장히
힘든 곳이고 그동안 한국 언니들이 이뤄놓은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한국 선수들
을 계속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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