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균관 스캔들’로 신데렐라가 된 박민영(25)이 SBS ‘시티헌터’로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그사이 광고도 8편이나 찍은 데다 지난 7일에는 첫 영화 ‘고양이: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까지 개봉되며 그야말로 ‘날씨 쾌청’이다.
지난 8일 전화로 만난 박민영은 "기분 좋다. 드라마는 시청률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고, 영화관에서는 내 이름을 처음으로 보게 돼 기쁘다"며 즐거워했다.
’시티헌터’는 14회가 방송된 지난 7일 전국 시청률 19.6%를 기록하며 20%에 바짝 근접했다. 대진운을 볼 때 20부작인 이 드라마는 종영까지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그는 "현장 분위기가 원래도 좋았지만 시청률이 연일 오르니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25%까지는 올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그는 ‘시티헌터’의 인기에 대해 "처음에 일본 원작과 비교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는데 작가님이 한국 정서에 맞게 잘 풀어낸 것 같다"며 "여러가지로 어수선한 때에 사람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드라마는 반값 등록금 문제, 군납 비리, 학원비리, 병역 비리 등 시의성 있는 에피소드를 적절히 활용하며 선정적인 원작의 내용과 분위기를 현재 한국 실정에 맞게 각색했다.
덕분에 자칫 뜬구름 잡는 캐릭터에 머물수 있었던 시티헌터 이윤성(이민호 분)과 청와대 경호원 김나나(박민영)도 시청자가 어느정도 감정몰입을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됐다.
박민영은 "특히 현재의 사회적 이슈를 잘 풍자하고 있어 시청자가 시티헌터에 빙의돼 즐기는 것 같다. 시티헌터와 함께 나쁜 놈들도 물리치고 사랑도 해보면서 통쾌함과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며 웃었다.
드라마는 또한 복수와 액션으로 긴장감을 유지하고 긴박감을 주면서도 달달한 로맨스와 따뜻한 휴먼스토리를 적절히 배치해 완급을 조절하고 있다. 남녀 시청자 모두를 잡게된 비결이다.
"드라마 전체가 복수나 응징에 집중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요. 중간중간 살짝 풀어주니까 액션이 등장할 때 확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 강약 조절을 작가님이 참 잘해주세요."
그럼에도 다른 드라마에 비해 액션이 많다보니 부상과 사고가 이어졌다. 남자주인공 이민호가 촬영 중 차량이 반파되는 사고를 당했고, 박민영도 총격신을 찍다가 어깨에 화상을 입기도 했다.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사건, 사고가 많았어요. 액션을 찍다보니 위험한 상황이 있을 수밖에 없죠. 우리끼리는 위안 삼아 사고 나면 ‘대박’이 나려고 그런다고 하지만 이제 사고는 그만 났으면 좋겠어요."
그는 "그래도 고생한 만큼 멋지게 나와 보람 있다. 김나나가 총에 맞고 쓰러진 신은 찍은 다음날 몸살이 나서 고생했는데 찍을 때는 몰입해서 힘든 줄도 몰랐다"며 "그전까지 김나나에게는 힘있는 신이 없었는데 그 장면이 잘나와 기분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균관 스캔들’에서 가난하지만 씩씩하고 건강한 여성 김윤희를 연기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박민영은 이번에도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밝고 깨끗한 마음을 간직한 김나나를 맡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캐릭터가 사랑스럽냐, 아니면 민폐를 끼치느냐는 사실 한끝 차이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네티즌들은 드라마에서 남자에게 허구한 날 피해를 끼치고 도움을 받기만 하는 여자 캐릭터가 등장하면 이름을 따 ‘민폐 ○○’라고 부르며 놀린다. 지난해 ‘추노’에 등장한 ‘민폐 언년’이 대표적인 예다.
박민영은 "김나나는 시티헌터의 사랑을 받고 도움을 받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민폐를 끼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캐릭터"라며 "그렇기 때문에 (민폐쪽으로) 좀 많이 갔다 싶으면 감독님과 작가님께 말해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리 드라마처럼 남자 주인공에 무게 중심이 실린 드라마에서는 아무래도 여주인공이 민폐 캐릭터로 그려질 위험이 있어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가능하면 김나나가 좀 덜 의존적으로 그려질 수 있기를 바라죠. 객관적으로 봐서 제가 납득이 안가는 상황이거나 정말 아니다 싶으면 바로 말씀드려 수정해나가고 있어요."
사실 그는 ‘성균관 스캔들’ 전까지만 해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스타일의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하지만 ‘성균관 스캔들’은 하루아침에 그를 ‘캔디형 이미지’의 대명사로 바꿔놓았다.
"’성균관 스캔들’의 김윤희 이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제게서 씩씩한 이미지를 찾으시는 것 같아요. 씩씩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저도 밝아져서 좋아요."
하지만 잇달아 가난한 역할만 맡으면 꾸미지 못해 여배우로서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나나는 경호원으로서 늘 검정 수트를 입고 있고, 평소에도 별로 꾸미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예쁘게 보이는 건 화보나 CF에서 하면 되기 때문에 아쉽지 않다. 또 꾸미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협찬받은 옷에 뭐 묻을까 신경도 써야하기 때문에 피곤하다"며 웃었다.
극중 이윤성은 김나나에게 늘 커피를 타오라고 한다. 김나나가 타오는 커피가 제일 맛있다면서. 드라마를 보다보면 김나나가 타오는 커피를 마셔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래도 촬영장에서 다들 저보고 커피 좀 타오라고 하세요.(웃음) 저 실제로 커피 잘 타요. 집에 커피 내리는 기계도 있는데 기계에만 의존하지 않고 손맛을 가미해 나만의 커피를 만들어요. 극중 커피는 커피믹스 2개에 물의 온도와 양을 잘 조절해서 만들어요."
마지막으로 ‘시티헌터’의 결말이 어떻기를 바라느냐고 물었다.
"너무 해피엔딩으로 끝나도 재미없을 것 같아요. 저마다 불행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엔딩이니 좀 현실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운이 남았으면 좋겠고, 살짝 열린 결말이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직 대본이 4개 안 나왔는데 어떻게 끝날지 저도 무척 궁금하네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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