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국 요원에 쫓기던 밀입국자 강물 투신 후 익사
폭스 주민들도 단속에 찬반 양론
최근 올림픽 국립공원 인근 숲에서 산나물 등을 채취하던 불법체류자가 이민국 요원의 추적을 피해 강물로 뛰어들었다가 익사한 후 폭스 마을의 불법체류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이민국의 순찰강화에 대한 주민들의 여론도 양분 양상을 띠고 있으며 경찰은 경찰대로 주민들이 범죄 신고를 기피하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밀입국자인 벤자민 살리나스(44, 멕시코)는 역시 불체자 여자친구인 크리산타(27, 과테말라)와 함께 지난 달 중순 올림픽 국유림에서 산나물과 꽃꽂이 재료를 채취하다가 산림청 레인저에 적발됐다. 이어 이민국 요원이 연락을 받고 출동하자 두 사람은 도주하기 시작했으나 크리산타는 얼마 못 가서 넘어져 체포됐다. 그녀는 타코마 이민국 구치소에서 10일간 억류된 후 두 어린 자녀를 돌보도록 인도주의 차원에서 풀려났다.
살리나스는 이민국 요원에 쫓기다가 솔덕 강의 급류에 뛰어들은 후 행방불명됐다. 그의 가족과 친지들이 매일 강을 수색해도 못 찾았던 그의 시신은 3주후 약 4마일 떨어진 하류에서 나무뿌리에 얽힌 채 발견됐다. 살리나스의 장례식은 이민국의 단속이 미치지 않는 올림피아에서 지난주 거행됐으며 그의 시신은 멕시코로 운구됐다.
살리나스 사건 이후 폭스의 불체자들은 일종의 자체 경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누구든지 이민국 순찰차를 목격하면 이를 릴레이식으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 산에 있는 가족들이 마을로 내려오지 말도록 알린다. 현지 인권단체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 사이 불체자 약 8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최근 흡혈귀 영화 ‘트윌라이트’ 시리즈의 촬영지로 뜬 폭스는 원래 주산업이었던 벌목이 한물 간 후 인부들이 타지로 떠나면서 이들이 살았던 모빌홈 등 값싼 주거시설이 방치되자 불체자들이 몰려들었다. 현재 전체주민 3,500여명 중 4분의1을 차지하는 이들 불체자는 숲에서 나물과 버섯 등을 채취해 판매하고, 마을의 허드렛일도 도맡아하고 있다. 히스패닉 불체자들의 용모가 원주민들과 흡사하다는 점도 인디언 보호지가 많은 이곳 오지에 이들이 몰리는 이유 중 하나이다.
일부 마을 주민들은 불체자들이 숲에 들어가 하루 종일 나물을 채취하고 밤에 내려오기 때문에 생활에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반면 다른 일부 주민은 불체자들이 말 그대로 법을 지키지 않는 무리라며 이민국이 마을 한 곳에서만도 불체자의 절반을 간단히 체포할 수 있는데도 인권단체들의 입김 때문에 방관만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이곳을 관장하는 블레인 국경검문소 당국자는 9·11 테러사태 이후 국가안보를 위해 남쪽 멕시코와 북쪽 캐나다 국경의 경계가 한층 강화됐으며 밀입국자들을 단속하는 것은 이민국 본연의 임무라고 강조한다. 클랠람 카운티 셰리프국은 범죄 용의자가 아닐 경우 불체자들의 신분배경을 묻지 않는다고 밝혔다. 산림청 당국자도 용의자가 도주하지 않는 한 이민국에 제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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