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정치인 릴레이 인터뷰
▶ 박병진 조지아주 하원의원
아시아계 이민자라는 큰 장벽을 넘고 백인밀집 지역인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박병진 의원이 정치를 꿈꾸는 차세대 한인 후배들에게 도전정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지난해 11월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남동부 지역에서는 한인 최초로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박병진(36·미국명 B.J. Pak) 의원. 박 의원은 조지아주 연방검사로 펩시 및 코카콜라의 산업스파이 사건, 대규모 마약조직 적발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도맡아 콜롬보 검사로 명성을 날리다 첫 번째 정계 진출 도전에서 곧바로 주 하원의원에 입성, 한인의 역량을 내외에 과시했다. 지난 1984년 9세 때 가족과 함께 도미해 스텟슨대 회계학과를 거쳐 일리노이 법대를 나온 박 의원은 한인 정치력 신장에 있어 가장 큰 과제로 ‘투표참여와 결집력’을 꼽으면서 한인사회의 파워는 투표참여에서 비롯된다며 한인들의 투표참여를 조언했다. 남부 특유의 보수적 정치문화 속에서 첫 한인 주 하원의원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고 본보가 주관한 제1회 한인 정치컨퍼런스 및 차세대 리더십 포럼에 참석한 박병진 의원으로부터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의 역할과 과제에 대해 들어봤다.
▲한인 최초로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소감은.
-이민자로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한 조지아주에서 첫 한인 하원의원으로 당선된데 매우 명예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인 1.5세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것은 정치적 네트웍과 함께 주변분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큰 도움이 됐다.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전역에 거주하는 한인 인구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대변할 한인 정치인들의 숫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앞으로 정치 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를 통해 주류 정치권 진출을 계획하는 차세대 한인 2, 3세대들과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싶다.
‘콜롬보 검사’ 명성
1.5세로 남부서 쾌거
▲초기 이민생활은 어땠나.
-1984년 한국에서 경찰이었던 아버지와 가족들을 따라 플로리다 외곽지역으로 이민을 왔다. 당시 이 지역에는 한국음식은 물론 동양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며 고등학교 재학시절에도 전체 학생 2,500여명 가운데 4명만 아시안이었다. 이민을 온 뒤 영어가 가장 힘들었지만 6개월 간 집에서 TV를 시청하며 영어공부를 했다. 식료품점에서 근무하던 아버지가 조그만 가게를 열어 많이 도와드렸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있었나.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고교 졸업 당시 토론수업을 많이 듣고 이때부터 자신감이 생겨 후에 변호사로 활동하는 것을 생각했다. 그러나 법대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회계학 전공을 택했으나 공부가 정말 힘들던 것으로 기억한다. 9.11 테러 이후 공공서비스와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검사 재직시설 사회정의를 위해 일하는 것과 공공분야를 위한 봉사가 너무 좋아 정치에 도전을 하게 됐다.
투표참여·결집력이
정치력 신장 지름길
▲지난해 중간 선거를 치른 경험으로 볼 때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한인들의 선거 참여이다. 이민 100년사를 돌아보면 한인사회가 경제적인 성공은 달성했지만 정치력 신장을 위해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한인들이 중요시 여기는 미국의 교육과 세금문제 등 정치적 현안에 관한 정책 결정이 투표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지만 상당수 한인들은 선거에 참여하지 않아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투표가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싶다.
▲정치력 신장을 위한 또 하나의 조건으로 한인사회가 하나의 이슈를 갖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그 이유는.
-지난 1992년 LA 폭동을 돌아보면 미 주류사회로부터 보호 받지 못한 한인들이 서로 협력하고 단결된 모습을 보여 어려운 난관을 극복했던 것이 가장 인상 깊었다. 9.11 테러 직후 미국 내에서도 ‘애국’이라는 명분 아래 인종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이 단결된 모습을 보였다. 현재 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상정되고 있는 초강경 이민단속법에 대해 한인들이 함께 뭉쳐 커뮤니티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결국 이러한 이슈를 두고 한인사회가 단결된 모습을 보인다면 한인들의 정치력이 자연스럽게 성장된다고 믿는다.
▲한인사회에서 보다 많은 정치인들을 양성하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인 부모들이 자녀들의 진로를 결정하는데 있어 선출직이나 임명직 공무원으로 나가는 것 보다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으로 진출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교육열이 높은 한인 이민사회에서 부모들이 자녀들의 경제적 안정을 위해 전문직을 권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정치력 신장을 위해서는 자녀들에게 도전정신을 많이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5세 정치인으로서 다른 한인 정치인과 네트웍을 어떻게 다지는가.
-신호범 워싱턴주 상원의원, 마크 김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찰스 김 캘리포니아 침구사위윈회 부의장, 샘 윤 전 보스턴 시의원(전국 커뮤니티 경제개발 사무국장), 준 최 뉴저지주 에디슨시 전 시장 등과 자주 연락을 하고 지낸다. 특히 마크 김 주 하원의원과 준 최 전 시장은 지난 선거 당시 캠페인과 기금모금 행사에서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줬다. 이 밖에도 현직에 있는 다른 한인정치인들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웍을 이용해 정치적 의견을 자주 교환하고 있다.
정치인들과 네트웍
지지자 확보 중요
▲중간선거 캠페인에서 한인 1.5세로서 부담감은 없었나.
-인종차별이 심했던 남부지역에서 출마해서 그런지 그런 질문을 많이 받았지만 이 지역에서 동양인에 대한 특별한 고정관념은 없었다. 102지구는 4만5,000여명의 유권자들 가운데 한인은 40여명이며 대다수가 백인이다. 1.5세라 유권자들과 의사소통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며 중요한 현안에 대해 유권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가족, 일자리, 세금 등 공통된 부분이 많아 큰 어려움이나 부담감은 없었다.
▲정치 컨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한인 정치인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정치의 꿈이 있다면 일단 도전정신을 갖고 밀고 나가는 것을 권하고 싶다. 정치에 입문을 위한 또 다른 과제는 경제적 지원(financial support)이다. 다시 말해 장기간의 선거 캠페인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후원금 확보가 필요하며 후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치인과 지지자들 간의 네트웍 형성도 중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정치 입문에 있어 적절한 시기(right time)에 출마하는 것도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연방 상원 도전할 의향이 있나.
-보통 5년을 주기로 계획을 세우고 있어 연방 상원 도전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초선이지만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연방검사 시절부터 경제 분야와 관련해 많은 사건을 다뤘으며 보다 효율적인 경제 시스템을 위한 작은 정부 구성을 위한 의정활동에 역점을 둘 것이다. 주 하원으로 봉사하면서 재정난에 봉착한 주의 재정문제를 해결하는데 매진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재 경제가 어려운데 보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보다 많은 기업들을 유치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한인사회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도와주고 후원해 주고 또 기도해 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한인 분들께 감사드린다. 나의 당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섬기는 정치인이 되겠다. 한인 정치력 증진을 위해서는 이러한 컨퍼런스를 통해 전·현직 한인 정치인들과 차세대 리더들이 네트웍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앞으로 많은 차세대 한인 정치후배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박병진 주하원의원 약력>
1975년 서울 출생, 1984년 도미, 스텟슨대 회계학과 졸업, 일리노이 법대 졸업, 조지아주 북부지검 연방검사, 쉬프 하딘 LLP 법률회사 파트너, 주지사 직속 아시안 위원회 자문위원, 현 조지아주
하원의원.
<김철수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