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맨도 정신 차리기 힘들 정도의 ‘돌발 뉴스’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시즌 들어 10여명의 유명 앵커와 스타 방송인들이 오랜 둥지를 떠나면서 미 TV방송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는 것이다. 매일 4,00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타들이다.
전직을 선언한 이들 중 몇 명만 꼽아 보더라도 지난주 금요일엔 ‘PBS 뉴스아워’를 담당해 온 짐 레러가 오랜 ‘매일의 임무’를 끝냈고 이번 주 들어 월요일엔 스캇 펠리가 케이티 쿠릭의 후임으로 ‘CBS 이브닝 뉴스’의 앵커를 시작했으며 수요일엔 메레디스 비에이라가 NBC의 ‘투데이’ 쇼를 떠났으며 이달 말에는 지난 1월에 MSNBC를 그만 둔 키스 올버먼이 커런트TV에서 새로운 쇼를 시작할 예정이다.
글렌 벡·케이티 쿠릭 등 이번 시즌에만 10여명
급변하는 미디어 세상에서 무한한 새 기회 발견
이들 중 짐 레러나 레지스 필빈 등은 세대교체를 위해 쇼를 떠나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만의 브랜드에 대한 보다 큰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전직을 택하고 있다. 케이티 쿠릭, 오프라 윈프리, 글렌 벡 등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스타 파워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취해 온 미디어 기업을 떠나 이제는 자신들이 그 이익을 누리려는 것이다.
글렌 벡은 7일 자신의 인터넷 유료 네트워크 GBTV 창설을 발표했다. 대표적 보수논객으로 이름 난 벡은 6월 말 폭스뉴스를 떠나는데 그의 새로운 온라인 방송의 한달 시청료는 5~10달러로 알려졌다.
케이블이나 웹 같은 컨텐츠 전달의 새로운 방법이 스타 앵커들과 쇼 호스트들에게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가능성을 약속해주고 있다. 그러나 물론 아직은 증명되지 않은 위험이 내재된 미지의 세계다.
미디어 산업이 침체에서 회복되면서 다음의 히트 프로, 대박 시청률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도 계속되고 있다. “요즘의 변화는 그야말로 지각변동이다. 그 충격이 너무 강해 다음 세대는 흩어진 조각들을 다시 모아 재정비하고 시청자들을 다시 확보하기 위해 훨씬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CNN의 피어스 모건 밤 프로를 제작하는 조나단 왈드는 말한다. 모건은 그만 둔 래리 킹 후임으로 지난 1월부터 매일 밤 프로를 맡고 있다.
인터넷은 스타들에게 만이 아니라 미디어 기업에도 힘이 되고 있다. 이번 주 올림픽 경기 8년 연장 계약을 성공적으로 따낸 컴캐스트는 경기의 온라인 시청을 가능케 할 생각이고 디즈니는 자사의 메인 웹사이트인 디즈니닷컴을 넷플릭스처럼 온라인 비디오 공급처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에게 콘텐트를 직접 배달할 기회가 온 것”이라고 디즈니의 밥 아이거 대표는 말했다.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새로운 케이블 채널 OWN(오프라 윈프리 네트워크)을 창설한 것이 많은 스타 방송인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는 듯하다 : 윈프리의 제작사가 OWN 지분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어 이 네트워크가 성공한다면 이미 억만장자인 57세의 윈프리는 그녀가 지난 25년 동안 계속해오다 지난 달 끝낸 ‘오프라 윈프리 쇼’에 대한 연 수입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게 된다.
물론 끝내고 시작하는 이 모든 변화는 시청자들이 얼마나 기꺼이 이런 변화를 수용할 것인지, 또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얼마나 충성스럽게 따라갈 것인지에 그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윈프리도 일부 시청자들이 케이블 라인업에서 OWN을 찾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케이티 쿠릭(54)은 지난 6일 2012년 가을에 자신의 낮시간 토크쇼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쿠릭이 그 쇼의 공동 소유주라는 사실이 그녀에겐 상당히 매력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6월20일부터 커런트TV에서 새 프로를 시작하는 올버먼도 그 프로에 대한 지분을 갖게 된다.
미디어 산업의 전면적 변화는 그동안 미디어 스타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가 되어 왔다. 1992년 ‘투나잇 쇼’를 그만둔 후 공식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은 채 상당히 불행해 했다는 자니 카슨의 소식을 들은 후, 더 커진 미래에 대한 불안이다. 그러나 금년엔 그런 스타는 없을 것 같다.
79세인 필빈의 경우, 28년간 계속해 온 낮 시간 토크쇼를 이번 가을로 떠난다면서 “노병은 물러갈 때!”라고 웃으며 세대교체임을 강조했지만 은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인가 다른 것을 하고 싶다”면서 구체적 사실은 안 밝혔으나 다음 쇼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텔레비전 쇼를 그만두는 것은 쉬울지 모르지만 텔레비전 자체와 결별하는 것은 어렵다. 래리 킹은 한 인터뷰를 통해 지금도 큰 뉴스가 터진 날 밤엔 자신은 거의 본능적으로 스투디오를 향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현재 그는 매년 한 차례 CNN에서 4시간짜리 스페셜의 호스트를 맡기로 되어 있다. 지난 2년 ‘뉴스 아워’에서의 역할을 점차 줄여왔던 짐 레러 역시 앞으로도 계속 뉴스관련 결정엔 관여하면서 때로 금요일엔 앵커를 맡기로 했다.
“가족과의 더 많은 시간을 갖기 위해” ‘투데이’ 쇼를 떠나기로 한 비에이라(57) 역시 새로운 파트타임 일에 대해 NBC 경영진과 곧 미팅을 가질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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