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폴리오 시절 송창식과 윤형주
저스틴 진(메이플우드 음악원 원장>
얼마 전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뜬금없이 등장한 세시봉 친구들을 보았다. 뜬금없다는 말이 이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요즘의 소위 예능프로 그램들은 지금 현재의 연예인들 특히 아이돌 출신들의 출연이 대부분이었다. 송창식, 윤형주 등 60년대에 데뷔한 오래된 가수들을 출연시킨 그 프로그램의 제작진들에게는 용기가 필요했던 부분이라고 생각이 된다..하여간 세시봉 친구들을 계기로 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주류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통기타시대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윤형주 그리고 송창식은 당시 최고의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각자 솔로로 활동하다 트윈 폴리오를 만든다. ‘Cotten field’ 등 주로 팝송을 노래했지만 악단에 맞춰 노래하던 기존의 한국가요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즈음의 한국 가요는 트롯트가 주류 시장이었지만. 단지 통기타만으로 반주하는 포크음악의 등장은 바로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다 기타는 리듬과 코드를 표현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악기이기 때문 일 것이다. 이와 같이 송창식 윤형주의 트윈 폴리오는 세시봉의 스타로 자리잡은 여세를 몰아 드디어 69년 1집 그리스의 여성 싱어 나나 무스꾸리의 ‘White My Handkerchief’를 조용호가 가사를 붙여 만든 번안곡 ‘하얀 손수건’을 히트 시킨다. 이들이 공식적으로 데뷔한 것은 1968년 2월 2일 TBC TV 한밤의 멜로디였다.
데뷔이전 송창식은 특이하게도 클래식에 그것도 예술가곡을 부르면서 통기타로 노래하는 아마추어였고 윤형주 역시 명문 의과대학을 다니던 의학도로서 아르바이트를 겸한 아마추어가수로 세시봉에서 노래하고 있었다.음악평론가 이백천씨의 트윈폴리오에 대한 기억을 언젠가 한 음악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다.“기타 두 개를 가지고 그냥 부르는데 아주 정확한 기타 연주에 맞춰 자연스럽게 노래 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어요. 전혀 새로운 스타일의 가수들이 나온거지요. 그 동안은 악단의 반주에 노래를 해야만 했지만 격식을 떠나 개인적인 자유스러움이 있었고 모르는 사람끼리도 너와 나의 관계에 긴장할 필요가 없는 그런 편안함이 있었지요”
놀라운 것은 처음 접하는 음악이었지만 많은 젊은이들은 마치 오래 전부터 들어왔던 노래들처럼 너무나도 좋아했다. 그들은 또한 싱어송라이터였다. 자기가 만든 곡들이었으니까 감정 전달이 쉬웠고 편하게 부를 수 있었다. 마치 존 레논이 ‘이메진(Imagine)‘을 피아노를 치며 부르는 것처럼.이 하얀 손수건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송창식이 말한 적이 있었다.‘윤형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작사를 할 수 있었다. 외국 곡을 가지고 오면 번안을 했다. 사
실 그전에는 영어로만 불렸다. 그래서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하나 꽤 노력하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 때에는 공공장소에서 노래할 때는 우리말로 노래를 해야 한다는 일종의 약속법이 있어서 그렇지 않으면 출연을 못했다. 그래서 번안을 꼭 해야 되는 상황이었다.
처음에 웨딩케익을 번안할 때 윤형주와 같이 하기로 약속 했지만 윤형주는 의대에 다녀서 공부할 게 많은 지 해 오지 않아 내가 번안한 가사로 부르게 되었다. 하얀 손수건을 부를 때도 내가 1절을 번안하고 윤형주가 2절을 해오기로 했는데 윤형주가 또 약속을 지키지 않아 할 수 없이 1절을 두 번 부른 적도 있었다”이 송창식의 회고를 보면서 아마도 두 사람의 성격을 파악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이렇듯 인기절정의 가도를 달리던 트윈 폴리오는 69년 12월 22일~23일 드라마센터에서 고별공연을 끝으로 짧은 20개월의 활동을 마감하고 송창식 윤형주의 각각의 솔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이날 김세환이 찬조 출연했다. 트윈 폴리오는 한국 포크음악의 확실한 개척자였지만 아직 한국적인 포크가 제대로 완성된 단계는 아니었다. 2년 남짓한 활동기간 중 60여 곡을 취입했지만 거의 모든 곡들이 자작곡이 아닌 번안곡이었기 때문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