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동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이 지역 경작지가 대거 침수되고 특히 하류 지역 멕시코만 연안의 석유생산에도 차질이 우려되는 등 경제적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4월의 기록적인 폭우와 겨울에 쌓인 눈이 녹으면서 시작된 이번 홍수는 강물이 내주초 부터 이달말까지 미시시피강 하류지대인 미시시피주와 루이지애나주의 미시시피 델타 지역을 통과하면서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난 전문가들은 이번 홍수가 미시시피강 상류인 일리노이주 카이로에서 부터 하류의 멕시코만에 이르는 635마일(약 1천22㎞) 지역, 63개 카운티의 400만명의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하이오강이 미시시피강과 합류하는 지점의 하류에 위치한 테네시주 멤피스는 지난 10일 밤 강 수위가 범람수위보다 4.4m 정도 높은 47.8피트(14.5m)를 보였으며 루이지애나주와 미시시피주 주변의 미시시피강 수위는 17일께 역대 최고 수위였던 지난 1927년 대홍수 당시의 58.2피트(17.7m)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최남단 뉴올리언스 지역은 오는 23일께 19.5피트(5.9m)로 최고 수위에 달할 것으로 국립기상청은 예상했다.
1927년 대홍수 당시 미시시피강 하류의 델타 지역에서는 6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6억2천400만달러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홍수로 미시시피주에서만 1천여채의 가옥과 건물이 침수되고, 12만ha가 물에 잠겼다. 또 루이지애나에서는 옥수수와 콩 재배지 4천856㏊가 침수되는 등 남동부의 비옥한 옥수수 재배지대와 면화, 밀, 콩, 쌀 경작지가 대거 물에 잠겼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0일 테네시주에 이어 11일에는 미시시피주의 14개 카운티 지역을 연방 재해구역으로 선포해 긴급 침수피해 복구작업에 연방정부 자금과 장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미시시피대학 경제학과장인 존 미첼 라일리는 "미시시피강 범람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 육군 공병대는 홍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일리노이주 카이로 인근의 제방을 폭파시켜 물을 하류로 흘려보냈다. 또 인구가 밀집한 뉴올리언스시와 배턴루지의 피해를 줄이기위해 인근 지역의 제방과 배수로를 개방중이며, 금주말부터는 루이지애나주 모간자에 있는 댐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하류로 방류할 예정이지만 경작지 수천헥타아르가 침수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경작지 침수로 인해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시시피강 하류에 있는 메기 등 담수어 양식업체들도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뉴올리언스와 배턴루지 등 미시시피강 유역에는 미국 휘발유 생산의 13%를 차지하는 11개의 정유 시설이 위치해 있고, 매일 원유 1만9천278배럴과 천연가스 2억5천260만㎥를 생산하는 루이지애나 유정이 산재해 있다. 이에 따라 시설의 피해나 생산차질도 우려되고 있어 국제유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시시피강 어귀는 정박지를 찾지 못한 배들로 혼잡한 가운데, 일부 선박은 다른 항구로 이동하고 있다. 뉴올리언스항에는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된 원유를 이 지역 정유소로 실어나르는 유조선과 곡물 운반선들이 발이 묶여 있는 등 물류차질도 발생하고 있다.
뉴올리언스항 측은 미시시피강 캐럴턴 지점의 수위가 5.5미터에 도달하면 배턴루지로 부터 멕시코만에 이르는 306㎞ 구간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이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는 선상(船上) 카지노 업계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지노업계 종사자 1만3천명이 실직하고 카지노업계에서 들어오는 매달 1천400만달러의 세입도 당분간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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