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가는 지난 5일 2008년 가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석유를 필두로 폭락했다. 투자가들은 지난 1년간 세계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로 급등한 은과 커피, 설탕을 내다 팔았다. 이같은 투매 사태가 벌어진 것은 미국과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기도 했다. 지난 4개월 동안 폭등한 기름 값은 미국 운전자들이 개스 값이 갤런 당 4달러를 넘어서면서 차 사용을 줄이고 있다는 투자가들의 우려가 일면서 하루 9% 폭락했다. 컨설팅 회사인 전략 에너지 경제 연구소의 소장인 마이클 린치는 “‘팝’ 하고 버블이 터졌다”고 말했다.
원유가 하루 10달러, 은값 8% 폭락
펌프 개스가 점진적으로 내려갈듯
일시적 조정·장기적 하락 등 전망 엇갈려
시카고 상품 거래소.
개스 값은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천장에 도달했으며 향후 수일 내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 시장도 다우 존스 주가 지수는 1.1%, 스탠드다&푸어 지수는 0.9% 내려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컨설팅 회사인 트러디션 에너지의 선임 연구원인 애디슨 암스트롱은 “하루만 가지고 추세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조정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석유와 금속, 곡물 가를 보여주는 로이터스-제프리스 CRB 지수는 2009년 3월 이후 최대 폭인 4.9% 떨어졌다. 이 지수는 지난 4일간 8% 떨어졌다. 지난 3월에는 6일간 7% 떨어진 적이 있다.
상품 전문 회사인 그레샴 투자 매니지먼트의 연구 책임자인 더글러스 헵워스는 “끔찍한 날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품 가 폭락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 중산층의 증가, 중동 불안과 같은 식량, 에너지, 금속 가 상승의 근본원인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거기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지금 같은 미국의 불규칙적인 경제 성장은 일시적인 현상이며 연말에는 회복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이번 폭락을 지속 불가능한 폭등세 뒤에 찾아오는 건강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은값은 2010년 149% 올랐다. 이처럼 은값이 폭등하자 연방 준비 은행은 이런 현상이 오래 계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앵거스 잭슨의 트레이더인 마이클 로즈는 “나는 이것이 매우 건강한 조정이라 본다”며 “시장이 한쪽으로만 몰린 시소 같았다. 이제 시장은 균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폭락의 피해자는 부동산이나 인터넷 버블과 같이 값이 언제까지나 오를 것으로 생각했던 소액 투자자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의 원인이 여러 가지라고 밝혔다. 그중 첫 번째는 유럽 금리가 연말 전에는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유럽 중앙은행 총재 장-클로드 트리셰다. 많은 사람들은 이보다 일찍 오를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때문에 유로가 하락세로 돌아섰고 달러가 올랐다. 많은 상품 가는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이처럼 가격이 비싸지자 겁먹은 투자가들이 상품을 내다팔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석유가 그랬다.
아이오와 디모인에 있는 상품 분석가인 댁스 위드메이어는 “모든 상품가가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고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며 “그 때가 가격 폭락이 일어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 펀드와 인덱스 펀드를 비롯한 기관 투자가들인 상품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품 가는 은값이 폭등하면서 지난 달 말 CME 그룹이 이에 상응해 상품 구매에 필요한 마진을 높이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심한 상품 가 등락으로 투자가들의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한 상품 거래소의 이 조치와 함께 은값은 최근 폭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5일에는 하루 8% 추락하면서 4월 말 피크를 기록한 25%이상 떨어졌다.
바클레이 캐피털의 상품 연구 책임자인 폴 호스넬은 “사람들은 달러와 트리셰, 은값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은 시장은 덜 중요한 시장의 하나지만 상품가격 불안에 대한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투자가들은 이런 급격한 상품 가 등락에 정부 당국의 규제가 가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폭등한 이래 지난 5일 원유가는 심리적 저지선인 100달러 이하로 추락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1년 사이 30% 이상 오르면서 원유가는 조정 국면에 진입할 때가 됐다고 말한다.
원유가 하락은 개스 값이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펌프 가격은 한 달 전보다 갤런 당 30센트, 1년 전보다 1달러 정도 높다.
석유가 정보 서비스의 선임 분석가인 탐 클로자는 “운전자들은 서서히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번 넣은 개스 가격이 90일 내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선진국의 석유 재고는 꽉 찬 상태로 전문가들은 중동 불안이 사우디나 알제리로 퍼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로 폭등했던 기름 값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부는 최근 원유 재고가 3.4% 늘어났다며 개스 판매 감소가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개스 소비는 작년에 비해 1.2%에서 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 뉴스가 5일 유가 폭락의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버몬트의 코타&코타 직원이 난방용 기름을 배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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