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수 웨체스터 녹지회 요가교사
모든 운동은 아름답다. 그렇게 많은 운동 중에서 필자가 왜 요가를 선택했으며 어떻게 요가와 사랑에 빠졌는지 나누고 싶다. 몸 이외에 다른 기구를 동원하여 하는 운동은 기구 사용법부터 이해하기가 어려운데다가, 기구와 자신이 밀착되지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작은 공놀이도 주고받지 못하고, 공이 날아오면 먼저 피하기 일쑤였다. 맞으면 아플 거 같은 두려움에 그럴 것이다. 하지만 필자에게 요가는 자연 통풍이 저절로 되는 것과도 같았다. 요가는 호흡과 함께 동작을 취하며 그 순간 깨어 있어 하나가 되는 운동이다.
요가의 아름다움은 천천히 동작을 취하는 데 있다. 그래서 최대한 천천히 움직일수록 묘미가 있다. 몸을 늘리고 잡아당기면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 속에 약간의 고통과 더불어 희열감마저 느낀다. 조화롭고 완전한 동작의 상태보다도 불안정하여 불균형 된 몸을 좌우로 흔들며 중심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더욱 즐겁다. 그 과정에 흠뻑 취하여 느리게 동작을 취하는 모습은 살아 움직이는 예술이다. 천천히 동작을 취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지금에 존재하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 상태가 되지는 않는다. 마음이 늘 분주하게 뛰어다니기 때문이다. 그 느림을 즐기지 못하고 지루해하는 분에게는 빠른 동작을 나눈다. 생각으로 빠지는 시간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점차적으로 마음이 몸에 붙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몸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가운데 조금씩 자신을 사랑하기 시작한다. 그 사랑함으로 시작하여 요가를 할 때 각자가 자신의 몸이 얼마나 소중하며 신비로 가득한가에 눈을 뜨게 되고, 그러면 그것을 보는 기쁨은 뭐라고 해야 할까, 우주의 오르가즘이라 할까, 우주 가득히 존재하는 감사라고 할까……? 요가의 또 다른 아름다움은 마음과 몸의 소통에 있다. 외적인 타박상으로 인한 것이 아닌데도 몸이 불편하고 아픈 것은 기혈 순환이 정체되어 원활히 소통하지 못하거나, 몸의 균형이 비틀
어져 오장 육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면역 기능이 떨어져 병이 자라기 시작하는 상태인 것이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그 사람의 평생 마음씀이 얼굴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평소의 마음이 표현되어 굳어진 것이 바로 몸의 자세이다. 예를 들어, 어릴 적부터 주눅 들고 살았던 사람은 가슴이 오그라들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요가는 거꾸로 몸을 써서 마음에 영향을 준다. 땅으로 오그라든 가슴을 쭉 펴서 하늘로 올려주는 동작을 하면서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당당함으로 숨을 쉬어 보게 한다. 요가는 이렇게 평소에 한쪽으로 치우쳐 굳어진 몸을 반대로 펴주면서 심신을 소통하게 만들어 준다. 몸과 몸을 이어주는 관절을 움직이며 윤활유가 돌게 만들면 몸의 탄력이 생겨 움직이는 영역이 차츰 넓어지는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몸을 움직이는 가운데 자신의 좁은 시야만으로 세
상을 처단하거나 차단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수용하도록 만들어주는 요가는 그 시작이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가의 모든 틀과 기교들이 필자에게서 점점 사라지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요가는 다양 무궁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삶의 춤이 되고 호흡이 되었다. 그렇게 요가는 사라지고 매 순간의 삶만 남고 보니, 삶이 곧 요가요,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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