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진 시스켈 필름센터서 ‘더 하우스 오브 서’ 상영
한인 남매 징역 100년 형이란 비극으로 마감된 시카고 한인 이민자 가정의 아메리칸 드림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더 하우스 오브 서(The House of Suh, 2010)’의 상영 및 제작 설명회가 지난 9일(현지 시간) 오후 6시부터 시카고 ‘진 시스켈 필름센터(The Gene Siskel Film Center)’에서 열렸다.
시카고 출신 아이리스 심(28, 한국명 심경미)이 5년여에 걸쳐 제작한 이 영화는 지난 1993년 9월 시카고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희생자인 앤드루 서(37, 한국명 서승모)의 가족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미국의 각종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을 석권하며 주목받고 있다.
제16회 아시안 아메리칸 쇼케이스(AAS) 초청으로 마련된 이날 상영회에는 미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 김영 판사를 비롯한 시카고 지역 한인 법조인들과 아시아계 이민자들, 다수의 현지인이 참석해 이 영화가 다루는 사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날 좌석은 완전히 매진됐다.
AAS 측은 "이 영화는 시카고에서 가장 악명 높은 살인사건 중 하나로 남아있는 사례를 ‘비극으로 끝난 이민자의 야망’, ‘가족 기능 장애’, ‘가족에 대한 병적 집착’ 등의 각도로 해부했다"고 소개했다.
옥중 인터뷰와 내레이션을 통해 영화를 이끌어가는 앤드루는 19세이던 1993년 누나 캐서린(41, 한국명 서해성)의 약혼자 로버트 오두베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100년 형을 선고받고(이후 80년 형으로 감형) 현재 일리노이 주 폰티액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앤드루의 범행을 사주한 것으로 밝혀진 그의 누나 캐서린은 사건 발생 후 하와이로 도주했다가 체포됐으며 역시 100년 형을 받고 현재 일리노이주 드와이트 교도소 정신병동에 수감 중이다.
군 장교 출신인 서씨의 아버지와 약사 출신의 어머니는 앤드루가 2세 때인 1976년 새 삶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러나 앤드루가 11세 때인 1985년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2년 후인 1987년 어머니마저 자신이 운영하던 세탁소에서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영어가 서툰 부모의 통역이자 단짝 노릇을 하고 참담한 가족사 속에서도 고교 학생회장을 거쳐 촉망받는 대학 2학년생으로 새로운 꿈을 꾸던 착한 앤드루와 엄격한 한국식 가정교육과 남아선호 사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했던 캐서린은 30마일(약 48km) 거리에 있는 두 교도소에 각각 남겨졌다.
이 사건은 당시 시카고 한인 사회뿐 아니라 미국 주류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지며 관심을 모았고 미국의 사건 다큐 프로그램과 ABC 방송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심 감독은 이제까지와 달리 앤드루 서와의 오랜 교류와 한인 여성 감독의 섬세한 시각으로 이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영화는 앤드루와 캐서린의 친구, 이웃 등 주변 인물들과 사건 담당 변호사 그리고 당시 사건을 보도한 기자 등 관계자 20여 명이 각각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생생한 증언을 통해 진행된다. 특히 오두베인의 동생과 남매의 사촌형이 직접 등장해 눈에 보이는 사건 이면의 심리적 문화적 배경들을 깊이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 말미에 앤드루는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은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말한다.
앤드루의 담당 변호사는 지난 6-7년에 걸친 오랜 준비를 통해 법원에 앤드루에 대한 재심(retrial) 또는 재선고(resentencing)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일리노이 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앤드루는 2034년이 지나야 가석방 심사 자격이 주어진다.
영화 상영 후 시카고 덕슨 연방법원 김영 판사는 "범행의 정확한 동기가 궁금했었다"면서 "누군가를 판단(judge)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법의 존재 이유를 강조하면서도 "한 개인의 입장에서 내가 만약 그 상황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앤드루를 단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인 캐럴 이와타(63)는 "이민자로서 매우 공감이 가는 영화"라면서 "센세이셔널했던 사건을 매우 차분하게 접근해 다각적 시각으로 공정하게 조명했다"고 극찬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는 존 파셀라(50)는 "한국인은 가족 간의 결속력이 매우 강한 민족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 같은 문제는 어느 사회 어느 문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공감을 표현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영어가 서툰 부모의 통역이자 단짝 노릇을 하고 참담한 가족사 속에서도 고교 학생회장을 거쳐 촉망받는 대학 2학년생으로 새로운 꿈을 꾸던 착한 앤드루와 엄격한 한국식 가정교육과 남아선호 사상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했던 캐서린은 30마일(약 48km) 거리에 있는 두 교도소에 각각 남겨졌다.
이 사건은 당시 시카고 한인 사회뿐 아니라 미국 주류 사회에도 큰 충격을 던지며 관심을 모았고 미국의 사건 다큐 프로그램과 ABC 방송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심 감독은 이제까지와 달리 앤드루 서와의 오랜 교류와 한인 여성 감독의 섬세한 시각으로 이 사건을 재구성해 보여준다.
영화는 앤드루와 캐서린의 친구, 이웃 등 주변 인물들과 사건 담당 변호사 그리고 당시 사건을 보도한 기자 등 관계자 20여 명이 각각의 시각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생생한 증언을 통해 진행된다. 특히 오두베인의 동생과 남매의 사촌형이 직접 등장해 눈에 보이는 사건 이면의 심리적 문화적 배경들을 깊이 있게 설명해주고 있다.
영화 말미에 앤드루는 "가족을 위해 옳은 일은 하는 거라 생각했다"고 말한다.
앤드루의 담당 변호사는 지난 6-7년에 걸친 오랜 준비를 통해 법원에 앤드루에 대한 재심(retrial) 또는 재선고(resentencing)를 요청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일리노이 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앤드루는 2034년이 지나야 가석방 심사 자격이 주어진다.
영화 상영 후 시카고 덕슨 연방법원 김영 판사는 "범행의 정확한 동기가 궁금했었다"면서 "누군가를 판단(judge)한다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법의 존재 이유를 강조하면서도 "한 개인의 입장에서 내가 만약 그 상황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누구도 쉽게 앤드루를 단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인 캐럴 이와타(63)는 "이민자로서 매우 공감이 가는 영화"라면서 "센세이셔널했던 사건을 매우 차분하게 접근해 다각적 시각으로 공정하게 조명했다"고 극찬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는 존 파셀라(50)는 "한국인은 가족 간의 결속력이 매우 강한 민족으로 알고 있다"면서 "실제로 이 같은 문제는 어느 사회 어느 문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공감을 표현했다.
현재 미국 내 각종 영화제에서 순회 상영 중인 ‘더 하우스 오브 서’는 13일 시스켈 필름센터에서 한 차례 더 상영된다.
상영시간 총 90분으로 제작된 ‘더 하우스 오브 서’는 44분짜리로 재편집돼 빠르면 내달쯤 미국 MSNBC 채널을 통해서도 방송될 예정이고 올가을에는 DVD로도 출시된다.
chicagorho@yna.co.kr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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