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발전소 2호기의 취수구 부근 바다에서 기준치의 500만∼750만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가 검출됐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고방사능 오염수를 막고자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물이 빠져나가는 틈에 특수 약물(고화제)을 바른 결과 유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에 미처리 상태로 고여 있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총량은 6만t에 이르는 것으로 추측됐다.

◇ 원전 근처 ‘방사성 바다’
5일 NHK 방송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4일 오전 9시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취수구 부근 바다에서 채취한 물을 조사한 결과, 법정 기준(1㎤당 0.04㏃<베크렐>)의 500만배에 이르는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 1㎤당 농도는 20만㏃이었다.

요오드-131 외에 반감기가 30년인 세슘-137도 기준의 110만배 농도로 검출됐다.

지난 2일 오후 같은 곳에서 채취한 바닷물에서는 요오드-131이 1㎤당 30만㏃이 검출돼 기준의 750만배였다.

2호기 취수구는 바다와 인접한 전력케이블용 터널 입구(피트)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가 바다로 직접 흘러드는 곳이다. 이 오염수는 시간당 1천m㏜(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을 내뿜고 있다.

또 요미우리신문은 제1원전 2호기의 터빈실에 고여 있는 고농도 오염수 9ℓ의 방사성 물질 총량이 도쿄전력이 바다로 방출하기로 한 저농도 오염수 1만1천500t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총량과 같다고 전했다.

저농도 오염수에 포함된 요오드-131의 평균 농도는 1㎤당 6.3∼20㏃인 반면 2호기 터빈실 물웅덩이에 고인 고농도 오염수는 1㎤당 1천900만㏃이라는 것이다.

2호기의 물웅덩이 표면에서는 시간당 1천m㏜ 이상의 방사선이 측정됐다.

◇ 고농도 오염수 유출 방지에 안간힘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바다로 흘러가는 고방사능 오염수를 막고자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오염수는 2호기 취수구 근처에 있는 전력 케이블용 터널 입구(피트)에 생긴 균열을 통해 바다로 흘러나가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날 전력케이블 보관시설의 아래쪽 돌 틈 등 물이 빠져나갈 만한 곳에 특수 약물(고화제)을 바르기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전력 케이블용 터널에 연결되는 배관의 아래쪽까지 구멍을 뚫어 건설공사에 쓰는 약제를 흘려 넣어 굳혔다. 도쿄전력 측은 5일 "유출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오염수의 확산을 막고자 바다에도 차단 펜스를 설치하는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도쿄전력은 지난 3, 4일에도 유입 경로 차단 작업을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 방사성 고농도 오염수 6만t 남아 있어
경제산업성 산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5일 후쿠시마 제1 원전 1∼3호기의 터빈실과 배관용 터널(트렌치) 등에 미처리 상태로 고여 있는 고농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총량이 6만t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도쿄전력은 이 고농도 오염수 가운데 3만t은 원전 내에 있는 폐기물집중처리시설 등으로 옮기고 나머지는 시즈오카(靜岡)시에서 빌린 대형부유식구조물(메가플로트)과 가설탱크 등에 보관할 방침이다.

이미 방사성 물질을 가장 많이 품은 2호기 터빈실의 오염수 중 약 3천t을 복수기(復水器)로 옮겼다.

한편, 도쿄전력은 5일 오후 11시까지 바다로 버리기로 한 저농도 오염수 1만1천500t 가운데 6천t을 방출했다.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저농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이충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