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폰의 기능이 다양해진지는 오래 됐지만 요즘은 모든 크레딧 카드와 데빗 카드를 합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카드를 긋는 대신 스마트폰을 한 번 카운터에서 흔들기만 하면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 생긴 것이다. 한 가지 문제는 있다. 이를 위한 테크놀러지는 이미 셀폰에 장착돼 있지만 이 때 발생하는 수수료를 어떻게 나눌 것이냐를 놓고 업자들 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보급이 느려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셀폰 결제가 이미 널리 쓰이고 있다. 셀폰회사와 은행, 크레딧 카드 회사, 하이텍 회사들이 이 셀폰 지갑을 컨트롤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선 이들은 각자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이며 이익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에 합의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내는 수수료가 미국에서만 매년 수백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나누느냐는 엄청난 이권이다.
누가 수수료 챙기느냐 치열한 각축전
업자들간 합의 없이 보편화 힘들듯
셀폰 결제장치
상인과 은행을 위해 셀폰 지급 소프트웨어 개발업자인 M파운드리의 최고 책임자 드루 시버스는 “누가 돈을 받으며 누가 돈을 버느냐가 핵심적인 문제”라며 “은행은 셀폰 회사와 그들은 애플과 구글과 경쟁하고 있다. 당분간 혼란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쪽에는 오랜 전통이 있는 기존 업체가 있다. 비자와 매스터카드는 물론 크레딧 카드를 발행하는 은행들도 이 시스템의 중심에 서 상인들로부터 계속 수수료를 받으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신참 업자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페이팰과 구글 등 새로운 지급 시스템에 한 몫 끼려는 업체들과 애플과 셀폰회사 등 셀폰을 이용해 수수료 시장을 장악하려는 업체들이 포함돼 있다. 그 한 가운데 상인들이 있는데 이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단말기를 설치해야 되기 때문이다.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새 시스템이 수수료를 올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를 원하는 것조차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모빌 지급 시스템을 연구하는 프락 디자인의 중역인 잰 칩체이스는 “돈을 내는 것이 너무 쉬워 사람들이 자신이 얼마를 썼는지조차 잘 모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레딧 카드와 하이텍 회사들은 이런 장치에 대해 10년 넘게 이야기 해 왔지만 이제 이들은 실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아이테 그룹의 연구실장인 그웬 비자드는 “제조업자와 전화회사로부터 이 시스템 사용 의사가 있다는 확답을 받았다”며 “문제는 이들이 서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는가”라고 말했다.
비자와 매스터카드는 지금 은행과 상점 사이에서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로 지급하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소매점은 이들 카드 발행 은행에 매출의 일부를 지급해야 하며 비자도 이 중 일부를 받는다. 소비자가 1달러를 쓰면 상인이 97%를 갖고 카드 발급 은행은 2%, 상인 쪽 은행과 카드 회사가 나머지 1%를 갖는다.
모빌 페이먼트 시스템이 들어설 경우 이 수수료를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소비자 부담이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인지가 불분명하다. 셀폰회사들은 이용료를 받으려 할지 모르고 셀폰에 페이먼트 안전장치를 부착할지도 모른다. 셀폰에는 이미 NFC(근거리 통신) 등을 비롯 자동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장치가 장착돼 있다.
웰스파고 은행의 카드 서비스 매니저인 피터 호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 봐가며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를 결정할 것”이라며 셀폰회사들과의 지금까지 회담은 페이먼트에 관한 의견 차이로 별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행과의 합의가 좌절된 것이 버라이즌과 AT&T, T모빌이 디스커버와 함께 새로운 모빌 페이먼트 시스템을 마련한 이유다. 아이시스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내년 선보일 예정이다. 영국에서 이미 이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바클레이 카드는 이 그룹의 첫 셀폰 장착 크레딧 카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바클레이는 이것이 미국시장을 뚫는 호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미국 담당 총책인 아메르 사이에드는 “2억명에 달하는 미국 고객들이 셀폰을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이 때 이처럼 거대한 시장에 진출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은행과 크레딧 카드 회사들은 일시적이지만 셀폰회사를 제치는 안을 마련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웰스파고, US 뱅콥과 JP모건 체이스는 비자와 함께 크레딧이나 데빗 카드에 직접 접속되는 전자지갑 발행 시험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 장치는 셀폰에 끼워 넣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셀폰회사의 협조가 필요 없다.
비자는 일부 은행이 올 하반기 이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시스템은 칩이 장착된 셀폰이 나오면 바로 구식이 될 수 있다. 비자는 또 이 장치가 모든 전자 지갑 시스템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과 관련해 은행 측은 전자 지갑도 보안 코드가 있으며 셀폰이 도난당했을 때 원거리에서 이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허가하지 않은 거래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것이다.
애플과 구글은 미미 독자적인 페이먼트 시스템이 있다. 애플은 2억 명의 크레딧 카드와 연계돼 있으나 구글의 첵아웃은 인기가 덜 좋은 편이다. 이들 모두 애플이나 구글 구좌를 통해 상점에서도 물건을 살 수 있는 전자지갑으로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셀폰의 칩과 상점의 터미널이 필요하다. 애플은 독자적으로 칩을 생산할 수 있으나 구글은 불가능하다. 셀폰 자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만 만들기 때문이다.
이 체제가 널리 퍼지려면 상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상인들이 기존 터미널을 교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분석가는 2015년까지 상인들의 5.9%만 이 시스템을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테 그룹의 비자드는 맥도널드 같은 곳은 이미 터미널을 갖고 있어 시스템만 가동되면 즉시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소비자 거래의 80%가 200대 상점에서 일어난다고 말했다.
모빌 페이먼트는 다른 나라에서 더 인기다. 아프리카 같이 대다수가 크레딧 카드가 없는 곳에서는 셀폰이 이를 대체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미 수년 전부터 셀폰이 편의점과 버스에서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재블린 연구소의 페이먼트 연구 책임자인 벳 로벗슨은 “다른 나라에서는 한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시스템 마련이 쉽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본보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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